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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재정(건전재정)도 용기가 필요하다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4년 09월 02일(월) 16:44 가+가-
2025년 정부 예산안이 총지출 677조 원 규모로 확정되었다. 이는 올해 본예산보다 3.2% 증가한 것으로, 정부가 예상한 내년도 경상 성장률(4.5%)에 미치지 못해’긴축 재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의 지출 증가율(2.8%)보다는 소폭 상승했지만, 2년 연속으로 3%대의 증가율을 유지하며 지출 확대를 억제하고 있다.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는 24조 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는 작년과 올해에 이어 3년연속으로 20조 원대의 재정 조정이 이루어진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내년 예산안’을 의결했으며, 이 예산안은 9월 초 국회에 제출된 후 각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위의심사를 거쳐 오는 12월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지방예산 310조 원과 시도교육청 관련 예산 100조 원을 을 합하면 2025년도에 지출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교육청 예산은 줄잡아 900조 가까운 돈이 나라전체에 집행될 것이다(지방교부세와 국비 보조 사업은 이중 계산되기 때문에 제외한 금액) 이외에 공기업 등 공공기관에서 집행될 예산까지 합치면 1000조가 훨씬 넘은 금액이 전국 곳곳에서 집행된다는 계산을 할 수 있다. 이 정도의 자금이 지출될 것으로 예측하고 현 우리 경제에 더 도움이 되는 재정방식은 긴축재정일까? 아니면 재정을 대폭 늘리는 팽창재정일까? 매우 흥미로운 일이 되지 않겠는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우리나라는 조세국가이다. 조세국가란 세금을 거둬서 그 세금으로 나라살림에 충당하는 것이다. 경기가 좋을 때는 세금을 평소보다 많이 거두어도 불평이 덜 하겠지만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평소 내던 세금마저도 거두어들이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긴축재정을 편성 했다고 선포한 것은 금년도도 그렇지만 내년에도 경기가 호경기 국면에 접어들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고물가 고금리 고유가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 실질소득이 명목소득보다 낮을 때, 국가 채무비율이 높아 신용등급이 낮아 대외 신용도가 떨어짐으로 외국자본이 국내에 유입되기 어려울 때, 세수 여건이 좋지 않아 세입 결함이 생겨 지출을 불가피하게 줄여야 할 때 등이 일반적인 사항들이다. 우리의 경우 국가채무는 올해 1195조 8000억 원에서 내년 1277조 원으로 81조 2000억 원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고,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7.4%에서 48.3%로 오른다고 내다보고 금년에 이어 내년에도 긴축재정, 건전재정 예산을 편성하였다고 설명하였다.
이렇게 할 경우 안정적인 재정운용을 위해서는 잘하였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수출로 온 국민을 먹여 살리고 있는 수출 의존 국가이면서, 내수를 진작시켜 나가야만 하는 즉 “2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기본 경제정책을 충족시킬 수 있는 테크닉을 발휘하지 못하면, 자칫 ‘수출’도 ‘내수’도 다 놓칠 수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포괄적이면서 일반적인 조언보다는 긴축을 해야 할 분야와 투자 내지는 예산을 증액하여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분야를 구분해서 “절충식 재정제도”를 운용하도록 함이 국민이 정부를 이해하고 함께 참여하는 미래지향적 국가운용시스템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1997년에 우리가 겪었었던 “IMF 구제금융 때”에 가장 먼저 손을 대었던 분야가 공공기관 인원수 줄이기와 경상경비 동결이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때만큼 어려움은 아니지만 공공기관, 특별히 공무원 수는 문재인 정부 들어 대폭 늘어나면서 인건비와 연금, 직원유지 관련 경상경비가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 것은 참고할 만하다. 최근 들어서도 지방자치단체의 기구 확장과 공무원 수 증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며, 경상북도 도청 신청사 신축에 4000억 원 가까운 예산이 집행된 것을 두고 빈축을 사고 있으며, 경상북도에 소재한 ‘올빼미 TV’에서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내용 중에 지방의회 없애자 하는 여론이 84%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3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우리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살아가고 있다는 국민들의 외침이다. 건전재정은 바로 이러한 불필요한 일들을 정리하여 혈세를 아끼는 일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내년예산과 관련하여 경제 석학들이 내놓은 의견들을 살펴보면,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은 편이다. 우리나라는 금년에 이어 내년에도 내수 부진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진단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낸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최근 민간소비는 고물가 고금리 영향 등으로 재화 소비를 중심으로 부진 흐름이 이어지면서 회복 모멘텀이 당초 예상보다 약화됐다”라고 짚었다.
이어 “가계 원리금상환 부담은 소비 여력의 개선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외 여건은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경기 회복세가 빨라질 것으로 보이나, 내수 시장 활성화는 더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필자의 견해로는 여러 단체에서 진단한 경제성장률은 다소 둔화될지 모르지만 정부의 건전재정을 위한 긴축재정은 정치적인 접근보다는 나라의 장래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었다고 이해가 된다. 때문에 대통령의 결단에 모두가 응원하여 함께 이 어려운 난국을 극복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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