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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의 불안, 묻지마 범죄
김영준 경제학 박사
작성 : 2024년 08월 25일(일) 16:19 가+가-
최근 우리 사회는 여러 이슈로 매우 혼란 스럽다. 경제 불안, 물가 불안정, 안보 위협, 빈부 격차, 고령화 문제, 차별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후 환경 문제도 심각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여러 문제들 가운데서도 대한민국에서는 최근 묻지마 범죄가 잇달아 이어지고 있다. 일면식도 없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묻지마 범죄’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며 강력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1년 전쯤 분당 서현역에서 한 20대 남성이 인근 백화점 방향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를 들이 받고, 백화점으로 진입하여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고로 인해 1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도 발생한 끔찍한 사건이었다. 비슷한 시기였지만 이 사건 발생에 앞서 신림역에서 먼저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있었다. 서현역에 비해 피해자 수는 적었지만, 이 사건 발생 후에 서현역 사건이 발생하여 모방범죄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도 많았다. 실제로 이 두 사건 이후에 인터넷 커뮤니티에 지하철 특정역에서 칼부림을 예고하거나 암시하는 글을 익명으로 게재하는 사람들이 연달아 이어졌다. 경찰들의 초기 대응으로 실제로 큰 사건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모방범죄에 대한 의심은 할 수 밖에 없다.
2022년 부산에서도 끔직한 묻지마 범죄 사건이 있었다. 30대 남성이 20대 여성을 길거리부터 뒤쫓아가더니 한 오피스텔 현관에서 돌려차기로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해당 폭행 CCTV영상이 공개되면서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사건이다. 가해 남성은 강간살인 미수가 적용되어 형이 확정되었지만,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기는 커녕 보복을 경고하기도 했다. 피해 여성은 같은 처지에 놓인 제2의 피해자를 돕기 위해 책을 출간하고, 내년 개봉예정인 ‘악마가 될 수밖에’라는 한국사회의 묻지마 폭행 문제 등을 다루는 영화에 시나리오 자문으로 참여를 제안받았으며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묻지마 범죄는 어떤 한 개인의 사회적 불만과 소외, 경제적 문제, 정신적 문제 등 사회적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병리현상으로 보고 있다. 사회적 스트레스는 커지고 있기 때문에 해를 거듭할수록 묻지마 범죄는 증가하는 추세이고 점점 더 흉악해지고 있다. 묻지마 범죄의 범행 대상은 아무런 상관 관계가 없는 불특정 다수라는 부분에서 일상 속의 불안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당할지 모르는 것이다. 그만큼 피해자의 피해 강도는 엄청 크다. 특히 이로 인한 트라우마는 일상 생활에 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내년에 영화로 개봉될 예정인 ‘악마가 될 수 밖에’는 보복 범죄가 일상이 되어버린 2024년 대한민국, 트라우마 앞에 선 한 평범한 여성이 이유 없는 폭행에 맞서는 이야기에 진한 액션까지 더해져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민들의 일상을 해치는 범죄 문제를 폭넓게 다룬다는 점에서 일종의 사회 고발 장르로 분류되고 있다. 사회 고발 영화는 도가니, 부러진 화살, 다음 소희 등 꾸준히 제작되어 온 장르이다. 사건을 영화로 제작하여 사회의 구조적, 사회적 문제를 고발하고 우리 사회에 변화를 꾀하는 것도 맞지만 피해자의 측면에서는 아주 예민한 문제이기도 하다. 피해자의 상처를 충분히 어루만져줄 수 있어야 하고, 피해자의 신상 문제, 영화의 파급 효과로 인한 문제 등을 심사숙고할 필요성이 있다.
묻지마 범죄는 우리 사회 속에서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가해자들은 본인의 불만과 스트레스를 묻지마 범죄로 길거리의 아무런 관계도 없는 특정한 사람들에게 칼부림, 폭행 등으로 표출하곤 한다. 어느 날 갑자기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공격을 당하는 피해자들은 얼마나 억울하고 황당한 일이 아닌가 싶다. 묻지마 범죄가 연달아 이어질수록 우리는 일상 속에서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 한다. 피해자 구제활동도 좋지만 그것보다는 묻지마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강력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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