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위해 국위선양하려는 자와 그에 반대되는 자
김영준 경제학 박사
작성 : 2024년 08월 11일(일) 16:37 가+가-

100년 만에 파리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이 폐막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무관중으로 치러졌던 그전 올림픽과 달리 선수와 관중이 모두 함께하는 본연의 올림픽으로 돌아와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다. 우리나라는 축구, 농구, 배구 등 구기종목의 부진으로 48년 만에 최소 인원을 파견했지만, 12년 만에 최다 금메달 기록을 수립했다. 말 그대로 가성비 좋은 결과이다. 대한체육회는 금메달 5~6개 획득, 그리고 예상 순위는 15위 안팎을 예상했지만, 예상과 달리 우리 선수단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누군가는 금메달을 획득하여 기쁨을 만끽하고 누군가는 메달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아쉬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대한민국을 대표로 하여 전 세계 정상들과 고군분투한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번 메달리스트 중에 유도 허미미 선수가 눈에 띄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재일한국인, 어머니는 일본인으로 복수 국적자였지만, 한국에서 선수 생활 하기를 바랬던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국적을 대한민국으로 선택했다.
허미미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였던 ‘허석’의 후손으로 허석의 5대손이다. 일본에서 자랐기에 한국어가 서툴렀고 한국에서의 선수 생활은 어려움도 많았다. 그렇지만 독립운동가 후손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대표하여 금메달을 따고자 최선을 다했다. 허미미는 이번 2024 파리올림픽에서 개인전 은메달, 혼성 단체전 동메달을 따면서 평생에 한 번도 따기 어려운 올림픽 메달을 2개나 획득하며 이번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한국에 귀국하자마자 허석 지사의 추모비를 찾아 메달을 앞에 내려놓고 참배하여 주목을 받았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나라를 빛내고자 했던 마음이 마음에 와닿는다.
이와 달리 독립기념관장 인사를 놓고 열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독립기념관장으로 김형석 고신대 석좌교수를 임명하였다. 임원추천위원회에서 김형석 고신대 석좌교수, 김진 광복회 부회장, 김정명 한국과학기술대학원 석좌교수 이렇게 3명의 인사를 추천하였는데 김형석 교수가 임명된 것이다. 이를 놓고 뉴라이트 계열의 인물이 어떻게 독립기념관장직을 맞냐며 뭇매를 맞고 있다. 광복회에서는 공식적으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임원 연석회의를 열어 신임 독립기념관장 규탄에 앞장서고 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친일을 반민족이 아니라는 사람을 관장으로 임명한 것은 일제 강점기 식민 지배를 합법화시켜 주고 독립운동을 헛수고, 헛발질로 치부하는 것”이라며 “이는 후손들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동안의 김형석 교수가 했던 발언과 행동들로 인해 뉴라이트, 이승만 대통령 추종, 친일파, 식민 지배 미화 등의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광복절을 부정하고 건국절을 주장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독립운동에 대한 역사관을 재검토해 봐야 하지 않나 싶다.
유도 허미미 선수는 선조의 뜻에 따라 조국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선택을 하고 국위선양 하기 위해 노력했다. 윤 대통령의 독립기념관장 임명은 그에 반대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광복회를 비롯해 많은 기관과 단체, 국회가 나서서 사퇴와 규탄 집회를 열고 있는 것이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를 잇고 미래를 아우르는 것이기도 하지만 가치관과 이념에 따라 달리 해석되어 왜곡되기도 하므로 역사학자들의 갈등은 빈번하다. 하지만 독립기념관장은 그 누구보다 독립운동에 대한 역사관이 누구보다 뚜렷해야 하고, 역사에 대한 왜곡이 있어서는 안 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헌법을 부정하고, 주권을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을 폄하하는 사람이 독립기념관장을 맡는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과거 주권을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가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으로 우리는 현재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땅에서 자유를 누리며 살고 있다. 적어도 독립운동가들의 헌신은 헛되지 않아야 하고, 역사적 사실은 왜곡되지 않아야 한다.
최근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분명한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인데 ‘강제동원’이라는 표현은 모두 삭제된 채로 등재되었다. 우리 외교부와 합의되어 등재된 것으로 밝혀져 윤석열 정부의 외교 참사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외교 참사 비판은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데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잃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누군가로 인해 한순간에 나라를 잃는 그런 상황은 오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