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5만 달러를 위한 산업생태계를 조성하자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4년 08월 05일(월) 16:38 가+가-

우리나라가 세계 최빈국에서 잘 사는 나라로 이름을 올리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었지만 시대를 읽어내는 지도자와 기업인들 그리고 근면 성실한 공무원, 회사원, 상공인, 노동자 등 각계각층에서 뼈를 깎는 아픔과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을 것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국민소득(속보)’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2% 줄었다. 우리나라 1인당 GNI는 2017년에 3만 1천734달러를 기록해 처음으로 3만 달러대에 들어섰다. 이후 2018년 3만 3564달러까지 늘었다가 2019년(3만 2204달러)과 2020년(3만 2004달러) 2년 연속 뒷걸음질하는 둥 4만 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국민소득 5만 달러, 인구 5000만 명 유지, 세계 5대 경제·군사강국을 이룩하는 일이 우리 모두의 꿈이 되었다.
경제 석학들은 우리 경제의 생태계에 대해 경고 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소득 4만 달러까지는 기존의 산업구조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지만, 그 이상의 소득을 달성하려만 지식 기반 사회에 걸맞은 신산업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만 봐도 지난해 1인당 소득이 8만 달러를 넘어섰다. 지식 기반 사회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4차 산업혁명의 발상지로서 디지털 혁명을 이끌고 있는 나라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 산업을 장악하다시피 했다. 구글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메타, 아마존 등등…
요즘엔 인공지능(AI) 산업을 주도하면서 전 세계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과거 혁신을 주도한 기업들은 미국 주식시장 시가총액 상위권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GM이나 포드를 비롯해 IBM이나 GE가 대표적인 사례다.
요즘 전 세계 산업혁명의 현장은 실리콘밸리다. 실패에 대한 징벌은 적고 성공에 대해 확실히 보상해 주는 미국식 자본주의 덕분이다. 벤처캐피털은 벤처기업 투자를 통해 성공하면 투자금 회수 규모가 막대하다. 벤처캐피털과 벤처기업에 확실한 보상을 해주는 뒷심은 나스닥이다. 미국 대기업들의 벤처기업 인수도 보상 수단 중 하나다. 구글이 유튜브나 딥마인드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대기업은 물론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이 모두 승자가 되는 구조다. 이러니 미국에서 세계 시장을 상대로 한 유니콘이 등장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생성형 AI 시장을 개척한 오픈 AI가 대표적이다. 오픈 AI도 구글이나 아마존의 뒤를 이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 인류 난제를 풀어 세계 표준을 만들고 세상을 바꾸는 기업들이 나오니 미국 경제가 성장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그 성장의 과실을 나눠 갖는다.
우리도 그런 생태계를 만들어야 1인당 소득 5만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국내는 미국만큼 큰 시장이 아니다. 세상을 바꾸는 기업을 키우기엔 규제가 너무 많다. 전 세계 유니콘 100대 기업 중 17개는 규제 때문에 아예 국내에서 사업을 못한다. 그 규제를 사수하려는 기득권의 저항도 너무 세다. 기득권을 설득해 규제를 없앨 정치력도 없다. 내수시장도 작은데 규제가 많다면 국내에 남을 이유가 없다. 혁신 기술로 시장을 만들려는 기업들은 규제 없는 해외로 나가야 한다. 규제에 막혀 한국 사업을 남겨둔 채 외국으로 뜬 유망 기업도 있다. 이제 지긋지긋한 기득권과 싸움을 하지 않고 “기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라는 신념으로 5개월간 현지 적응을 마친 끝에 지난주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한다.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한국을 뜨게 만든 건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이다. 세계 시장을 노린 한국 청년들의 도전과 성공 사례는 학습효과로 작용할 것이다. 기업용 메신저 업체인 센드버드, 광고 자동화 플랫폼 기업인 몰로코, 건강관리 업체인 눔 등. 미국에 진출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들이다.
국내에 실리콘밸리식 생태계를 구축하지 못하면 우리 젊은이들은 해외로 더 나갈 수밖에 없다. 험지에서 세계 표준을 만들고 새로운 시장을 구축하기 위해 ‘전투’를 벌일 것이다. 그래야 기업이 살아남는다. 제4차 산업혁명의 대열에 야심차게 참여한지 8년째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그 뒤를 이은 윤석열 대통령이다. 우리 정치권의 작태는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미래를 위한 산업 생태계를 마련하여 우리의 젊은이들이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는 그라운드를 만들어 가는데 여·야가 힘을 합해도 될 둥 말 둥 할 터인데 허구한 날 권력 다툼에 우리의 미래를 고스란히 내어주고 있으니…
헌법을 고쳐서라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앞서가는 기업인에게 대통령 자리를 겸하도록 하는 것도 위대한 발상의 전환이 아니겠는가? 이미 수명을 다한 제도에 우리의 미래를 맡길 필요가 있겠는가? 세계 각국을 살펴봐도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나라마다 독재자가 판을 치고 있는 현실을 접하고 있다. 초 일류기업을 일구어낸 기업인들은 시대를 읽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민주주의는 ‘자본주의’라는 다양한 자양분을 먹이로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와 같은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우리 미래를 맡긴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