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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정치)보다, 경제에 숨어있는 위험요인 제거가 우선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4년 04월 08일(월) 16:53 가+가-
권력의 에스컬레이션(escalation)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총선 후보자들이 국민에게 ‘봉사’가 아닌 또 다른 권력으로 ‘누리고’ ‘군림’하려는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전달되고 있어 뉴스에서조차 후보자들을 보는 것이 매우 싫어졌다. 이제 총선보다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과제는 경제문제이다.
세계경제포럼은 ‘2024년 글로벌 위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세계가 매우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예측 가능한 다수의 사건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최근 이 같은 경험을 한 바 있다.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이어진 일련의 금융위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세계는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전염병의 대유행을 겪었으며, 두 곳의 전쟁 (우크라이나 및 중동), 전례 없는 물가 폭등과 생계비 위기가 뒤를 이었다.
이들 충격의 여파는 치명적이었고, 경제와 안보에 불안감을 가져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게도 인플레이션의 충격은 상대적으로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2023년 1월 대비 밥상물가를 비롯한 외식물가가 3~4%로서 많이 치솟아 있지만 조기에 안정된다면 큰 우려는 피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중앙은행은 추이를 지켜보면서 통화정책을 잘 추진해야 한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전쟁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향후 종전하거나, 약화되거나, 또는 확전해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전황의 악화를 막기 위한 휴전에 그칠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이런 다양한 국제 정세들은 우리의 미래경제가 수시로 변동 가능한 변수들임을 깨닫게 된다. 따라서 그중 중요한 몇 가지 요인에 대해 보다 디테일(detail) 하게 대비해 줄 것을 권면한다.
첫째는 우리의 국내 정치다. 내일이면 22대 총선이 치러지고 새로 당선된 국회의원들로 원구성이 마무리되겠지만 과연 이들 중 국민에게 봉사하려는 자세를 갖추고 있는 선량들이 몇 명이나 될까 하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기득권층들의 권력이 에스컬레이션(escalation) 되어 ‘누리며’ ‘군림’하려는 일만이 남은듯하여 정치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 일이 별로 없을 듯하다. 이런 경향성을 파악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번 총선 레이스에서 너무 많은 것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비교 대상이나 평가대상이 될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라 할 수 있는 재산형성 과정, 살아온 이력의 흔적 등은 지도자 선택의 부동의 1위가 되어야 함이 마땅하나, 견리망의(見利忘義)의 전형을 보였다. 래리 다이아몬드 스탠퍼드대 교수 겸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현대 정치를 ‘민주주의의 침체기’에 빗댄 바 있다. 서방 세계에서도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적 가치에 대한 비호감이 높아졌다.
기득권 정치인의 정당성이 낮아졌고, 이를 포퓰리즘 선동가가 차지하면서 정치가 꼼수들의 안방차지가 되어 가고 있다. 경제를 비롯한 국정전반에 지금의 정치행태가 미칠 악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지금의 시대정신은 대의민주주의가 아닌 또 다른 민주주의를 창조하는 대 전환의 시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석학들과 국민 모두가 함께 하면서 창의력을 발휘하여 효율적이면서 효과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도 깊이 생각해 볼일이다.
둘째는 환경이다. 우리는 생물권(생물이 살아가는 지구 표면과 대기권)에 되돌릴 수 없는 변화를 가하고 있다. 대부분 기후 변화 때문이다. 경제 성장에 따라 생물권의 침해성 역시 커졌다. 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지 않으려면 정직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기후위기를 함께 극복해가지 못한다면 재앙은 빠르게 덮칠 것이다. 우리가 실천해야 할 국제사회에서 주어진 의무는 정부와 모든 기업이 함께 참여하여 다른 국가야 어떻게 하든 최선을 다해 실천해 가는 신뢰받는 모범국가가 되어야 한다.
셋째는 금융이다. 민간과 공공 모두 부채 규모가 증가하는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 부채 증가는 어떠한 형태로 설명을 한다 해도 건전하지 않다. 그동안 정치권의 과도한 포퓰리즘, 주택담보대출 등은 우리 경제에 큰 리스크로 다가올 수 있다. 정부,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의지로 건전재정을 이끌어 내야 한다.
넷째는 지정학적 역학 관계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분쟁으로 촉발된 세계의 분열은 신 냉전으로 새로운 국제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 분쟁의 형태로 굳어진 배경에는 상대적 경제력의 변화와 중국 등 권위주의적 국가의 출현 때문이다. 내재되어 있는 많은 위험 요인을 관리하지 못한다면, 대응하기 어려운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특히 주변국가 간 협력을 통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다섯째, 저 출생과 지방소멸, 인구 고령화는 견디기 어려운 재앙이다. 결혼정책, 이민, 보육정책 등 다양한 정책들을 펼쳐 나가야 한다. 우리나라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숨어있는 위험요소들을 제거하는 일이 필수이며, 정치가 경제를 지배하였던 틀을 바꿔야 한다. 또한 이를 위한 꾸준한 연구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가 중지를 모으고 협력하여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어 나가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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