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와 파업
김영준 경제학 박사
작성 : 2024년 03월 10일(일) 16:34 가+가-

의대 정원 확대 문제로 정부와 전국의 의사들이 강대강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업무 개시 명령을 내리고 면허정지 처분의 압박을 가하기도 했지만, 전공의들은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암수술 연기, 출산 연기, 수술대란 등 의료 파업으로 인해 국민들은 일방적으로 수술 취소, 진료 취소 등 통보를 받고 있다.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인데 안타까운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문제는 윤석열 정부에서 갑자기 발표한 것이 아니라 2020년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논의가 있었던 문제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400명 정원 확대를 시도했지만 의사 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 되었던 것이다. 그 당시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전공의들의 파업은 엄청난 타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백기를 들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5배의 규모인 2천명 정원 확대이다.
의사 단체의 반발은 더 거셀 것인데, 정부의 입장도 강경하다. 정부는 의대생 정원이 1998년 증원되고 27년간 한 명도 늘지 않았는데, 이것은 오히려 의약분업으로 정원이 감축되었고, 고령화와 높아지는 의료 수요로 현재 의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의료 개혁을 위해서는 정원 확대를 더 이상 늦출 수 없음을 밝히며 4대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를 발표했다. 또한 예산을 투입해서 필수의료 수가를 끌어올리고 공공정책수가 체계를 확대해서 추가 보상하고 병원의 적자를 사후 보전하는 대안적 지불제도까지 계획하고 있음을 밝혔다.
하지만 의사협회는 정부의 이 정책이 대한민국 의료를 근본적으로 붕괴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고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적극 반대하고 집단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의사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전국 의과대학 대표 교수들도 한자리에 모였다. 의대 교수들은 정부와 학교 모두에게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정부는 2천명이라고 못 박아 놓고 대화 조차 안되고, 학교에서는 총장 마음대로 입학 정원을 결정해 교육부에 제출하였기 때문이다.
의대 교수들은 부정적 입장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정부가 전공의들과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선다면 교수들도 전적으로 참여해서 정부의 의견을 전공의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학교 입장에서는 의대생 동맹 휴학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차례 개강 연기까지 하면서 이 사태가 마무리되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무리 방학을 단축해도 정해진 수업일수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가다간 대규모 유급 사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의대생 동맹 휴학에 이어 교수들 집단 사직까지 이어지면 또 다른 차원의 대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의사, 의대생, 의대 교수 등의 집단 반발과 달리 우리 국민들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오히려 정부가 의대 입학 정원을 2025학년도부터 2천명이나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입시생 학부모, 재수생 뿐만 아니라 직장인들도 학원가로 몰리고 있다고 한다.
바로 ‘늦깎이 의대 입학’의 꿈을 안고 말이다. 특히 30대 대기업 대리, 과장이 제일 많고 40대 후반 고위 공문원, 50대 증권사 간부, 사업가 등의 사람들이 불확실한 노후에 대한 대비로 의대 입학을 노린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아직까지 우리 인식 속에는 의사가 되면 소득도 몇 배로 늘고, 정년이 없는 전문직이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의대 정원 확대는 국민 대다수 뿐만 아니라 여야 모두 찬성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도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계속해서 밀어부칠 것으로 예측된다. 총선을 앞두고 있고 지지율도 계속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그냥 물러설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의료 대란이 장기화되면 될수록 중증환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악화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다.
치료가 절실한 환자와 보호자들이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정부도 국민의 지지를 얻고자, 총선 승리를 위한 목표가 아니라 정말 국민들을 위한 대치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