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반도체 생산, 22년 만에 최대폭 감소…소비·투자도↓
통계청,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 발표
작년 전산업 생산, 0.7%↑…소비 1.4%·투자 5.5%↓
반도체 수출 반등세…전달 재고, 22년 만에 최대폭↓
작성 : 2024년 01월 31일(수) 16:45 가+가-

지난해 산업 생산은 소폭 늘었으나 반도체 생산은 수출 부진으로 22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소비와 투자도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일제히 쪼그라들었다. 다만 지난달 반도체 재고가 22년 만에 최대 폭으로 줄어들면서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반등 흐름을 이어갔다.
통계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全)산업 생산(원지수·농림어업 제외)은 110.9(2020=100)로 전년보다 0.7% 증가했다.
전산업 생산은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증가세를 유지해오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1.1%) 첫 감소 후 2021년(5.3%), 2022년(4.6%), 2023년(0.7%) 3년 연속 증가해왔다. 다만 지난해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이 부진하면서 증가 폭이 크게 둔화했다.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은 전년보다 3.8% 감소했는데, 1998년(-6.4%) 이후 25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자동차 등에서 늘었으나 전자부품과 반도체 등에서 크게 감소했다.
제조업은 전년 대비 3.9% 감소했는데, 이 역시 1998년(-6.5%) 이후 25년 만에 가장 크게 줄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이 좋지 않았는데, 작년에는 전자부품과 액정표시장치(LCD)도 좋지 않았던 흐름 때문에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다만 작년 4분기부터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반도체 생산은 전년 대비 5.3% 감소했다. 이는 2001년 전년 대비 15.3% 감소한 이래 22년 만에 최대 폭 감소다. 반도체는 지난 2019년(11.7%), 2020년(22.7%), 2021년(26.8%)까지 계속 상승하다 2022년(7.6%) 상승 폭이 둔화한 후 지난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2.9% 늘었다. 도소매 등에서 감소했지만 금융·보험, 운수·창소 등에서 늘었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불변지수)는 전년보다 1.4% 감소했다. 2003년(-3.2%) 이후 20년 만에 최대폭 감소세다. 승용차 등 내구재(0.2%)에서 판매가 늘었으나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8%)와 의복 등 준내구재(-2.6%)에서 판매가 줄었다.
김귀범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면서 실질임금은 늘지 않은 상황에서 이자비용이 높아서 가처분 소득이 늘지 않았을 것이다. 소비 성향도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떨어졌다가 (이후) 코로나 이전보다 부진했다”며 “나이대로는 젊은층의 소비가 덜 살아났다. 앞으로 소비가 어느 정도 올라올지는 유보적이다. 시간을 두고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기업이 미래에 대비해 기계·설비를 사는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5.5% 쪼그라들었다. 2019년(-5.6%) 이후 4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9.8%)과 토목(1.3%)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늘면서 전년보다 7.7% 증가했다. 건설수주(경상)는 철도·궤도 등 토목(20.0%)에서 늘어났지만 주택 등 건축(-30.6%)에서 크게 줄어 전년대비 19.1% 쪼그라들었다.
◆반도체 수출 반등…지난달 재고, 22년 만에 최대 폭 감소
지난해 12월 전산업 생산(계절조정지수·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0.3% 증가했다.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라 광공업 생산이 증가하고, 서비스업은 증가로 전환했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해 8월(1.9%), 9월(1.1%) 증가하다가 10월(-1.8%) 감소한 이후 11월(0.8%), 12월(0.3%) 두 달 연속 소폭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8.5%)와 자동차(4.7%) 등에서 늘면서 전월보다 0.6% 증가했다. 제조업 생산도 0.6% 늘었다.
제조업 출하는 전월 대비 3.2% 증가했는데, 반도체(33.6%), 영상·음향기기(32.0%), 의약품(14.1%) 등에서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보다 4.4% 감소했는데, 특히 반도체에서 큰 감소 폭을 보였다. 반도체 재고는 전월 대비 20.9% 감소했는데, 2001년 12월(21.2%) 감소 이후 22년 만에 최대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반도체(7.3%), 기계장비(1.1%) 등에서 늘면서 전월 대비 1.6%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협회·수리·개인(-5.8%) 등에서 줄었으나 금융·보험(4.9%), 운수·창고(2.5%) 등에서 늘면서 전월보다 0.3%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8% 감소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7%),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1.2%), 오락·취미·경기용품 등 준내구재(-0.3%)에서 판매가 모두 줄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5.5% 늘어났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3.2%)에서 투자가 줄어든 반면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8.9%)에서 투자가 증가했다.
건설기성(불변)은 토목(6.8%)에서 공사 실적이 늘었지만 건축(-5.6%)에서 실적이 줄면서 전월대비 2.7% 감소했다. 건설수주(경상)는 주택 등 건축(-8.4%)에서 감소한 반면 철도·궤도 등 토목(127.9%)에서 크게 늘어 전년보다 34.9% 증가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3포인트(p) 하락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p 상승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연간 산업활동은 연초 부진했던 제조업 생산이 3분기 연속 증가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의 회복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으로, 연간 국내총생산(GDP) 흐름과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민간소비는 완만한 둔화흐름을 지속하고 있고, 건설투자는 부진했던 선행지표가 실적으로 가시화되면서 4분기 감소(-2.0%)로 전환하는 등 부문별 온도 차가 존재한다”며 “정부는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의 경기회복 온기가 전 분야로 빠르게 확산할 수 있도록 정책 노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종재 기자 jhty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