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국제 10대뉴스
작성 : 2023년 12월 28일(목) 17:02 가+가-

① 50년만에 재점화한 중동 화약고, 이-팔 전쟁
가자지구 무장 정파 하마스가 10월7일 '알아크사 홍수' 작전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중동 화약고가 재점화했다. 하마스는 유대교 안식일이자 7대 명절인 초막절 연휴 마지막 날 가자지구 장벽을 뚫고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하루 만에 이스라엘에서 1200명을 살해하고 240명가량을 인질로 끌고 갔다. 1973년 '욤키푸르 전쟁'으로 불리는 제4차 중동전쟁 이후 50년 만의 전면전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즉각 대대적인 보복 공격에 나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전시 내각을 꾸리고 가자지구 전면 봉쇄에 나섰다. 하마스 주요 시설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했으며, 개전 약 3주 뒤 전면 지상전에 돌입했다. 열흘 만에 가자 북부를 장악했고, 그 사이 민간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스라엘 내부에선 인질 석방 요구가 계속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카타르와 미국 등 중재로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인질 석방을 위한 일시 휴전에 들어섰다. 7일간ㄴㄴ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105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240명을 교환했다.
② 대선 앞둔 美, 트럼프 기소-바이든 가족 리스크
내년 11월에 실시되는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격돌이 유력시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주자 중 적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2위 그룹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에 약 50%포인트 차이로 앞서며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그는 91개 혐의로 기소돼 4건의 형사 재판을 받는다. 전현직 미국 대통령 중 최초 형사 기소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종종 공식 석상에서 넘어지거나 말실수를 해 고령 논란을 일으켰다. 그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두 번째 임기를 마치는 나이는 86세가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아들 리스크를 극복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 차남인 헌터 바이든은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 부리스마 홀딩스 임원으로 일하며 아버지의 영향력을 이용해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화당은 차남 관련 의혹을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공식화했다.
③ 김정은 4년 만에 방러… 공조 강화하는 북-러
지난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년 만에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정상회담 뒤로 양국은 밀착 행보를 보이면서 군사 협력이 심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월10일 방탄 전용 열차를 타고 평양을 떠나 이틀 만에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에 도착했다. 이튿날에는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뒤이어 15일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서 전투기 생산 공장을 시찰하는 등 극동 도시의 군사 관련 시설을 두루 돌며 5박6일 일정을 소화했다. 방문 동안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방북을 요청해 흔쾌히 수락을 받아냈다. 김 위원장 집권 이래 최장 외국 방문 기록로 수립했다.
두 정상 사이 만남을 기점으로 양국 고위급 협력은 심화했다. 정상회담 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7월25~27일 북한 초청으로 전승절 70주년 열병식(한국전쟁 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 참석차 평양을 찾았다. 정상회담 뒤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 10월 18~19일 북한을 방문했다.
④ 푸틴 흔든 바그너 반란… 2년차 힘 빠지는 우크라전
우크라이나 동부 최전선에서 작전 중이던 러시아 민간용병기업(PMC) 바그네르(바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6월23일(현지시간) 밤 러시아로 넘어와 이튿날 새벽 남부 군관구 사령부 본부를 삽시간에 장악했다. 프리고진은 곧바로 북진해 수도 모스크바 200㎞ 앞까지 진격했다. 약 1200㎞를 밀고 올라가는데 이틀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것도 무혈입성이었다. 그러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24일 오후 8시24분께 회군했다. 프리고진은 바그너 그룹 파괴 기도를 막고 우크라 전쟁 실책에 책임이 있는 군 수뇌부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정의의 행진'이라고 주장했지만, 이 사건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23년 집권에 가장 큰 치욕을 안겨준 사건으로 기록됐다.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 집권 중 가장 극적이고 심각한 도전이었으며 그의 리더십을 흔들었다"고 평가했다.
"반역자는 처벌"한다던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의 벨라루스 망명을 허용했다. 한동안 아프리카 등을 자유롭게 오간 것으로 추정되는 프리고진은 반란 딱 두 달 만인 8월23일 전용기 추락 사고로 의문사했다.
⑤ 1년 만에 다시 만난 美中 정상… 한껏 과시한 친밀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월1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머리를 맞댔다. 지난해 11월 발리 정상회담 이후 1년 만이자,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시 주석의 첫 방미였다.
1년 만에 재회한 두 정상은 공식 회의 일정 외에도 오찬과 정원 산책을 함께하며 친밀감을 한껏 과시했다. 회담이 열린 파이롤리 정원은 중국산 화초가 곳곳에 심긴 곳으로, 6년 만에 미국을 찾은 시 주석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 측의 배려가 엿보였다.
회담에서 양측은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 대만 방문 이후 중단된 고위급 군사 대화를 재개하기로 했다. 양국 간 우려에 대한 정상 간 직접 대화 의지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역대 가장 생산적"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회담 직후 뉴욕타임스(NYT)는 "합의는 적당(modest)했고, 그들의 가장 중요한 약속은 대화를 계속하고 위기 상황에 전화기를 들자는 것이었다"라고 꼬집었다. 회담이 적당한 수준의 합의로 양국 간에 약간의 진전을 만들어내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⑥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30여년 방출
2011년 일본 동일본대지진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방사성 물질 삼중수소(트리튬)이 포함된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가 올해 8월 24일 바다로 방류됐다. 사고 12년 만에 오염수 처리가 시작됐다. 올해에만 3차례 방류가 마무리됐다. 바닷물로 희석된 오염수 총 2만3351t의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 들어갔다. 도쿄전력은 내년 2월 하순 4번째 방류를 앞두고 있다.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하자 주변국인 중국은 즉각 일본산 수산물 금수 조치를 실시하는 등 날을 세웠다. 러시아도 같은 조치를 취했다. 일본 수산업계는 중국의 금수에 타격을 받고 있어 관련 풍평(風評·뜬소문) 등 대책을 취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에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까지 금수 조치를 통보한 상황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 현지에 사무소를 설치해 감시하며 일본의 방류를 지원하고 있다. 방류하는 오염수 트리튬 농도가 1ℓ당 1500베크렐(㏃)를 넘지 않는지 IAEA와 일본 당국이 검사하고 있다.
⑦ 연준 긴축 기조 계속… SVB·CS 사태도
올 한 해도 국제금융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부터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까지 각종 이슈로 크게 흔들렸다.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올해까지 기준금리를 11차례나 인상했다. 지난 7월에는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인 5.25∼5.50%까지 끌어올렸다. 다만 이후 연준은 9월, 11월, 12월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동결했다.
이 가운데 지난 10월 세계 채권시장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장중 연 5%를 돌파하기도 했다. 미 정부 재정적자로 인한 국채 발행 급증과 고금리 전망의 영향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둔화,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기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국채금리는 이달 중순 3~4%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연준의 긴축 기조가 국제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은행업계의 위기도 연달아 발생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대출을 해 주는 유일한 상장은행 SVB는 올해 3월10일 파산을 선언했다.
⑧ AI 관심 급증…올트먼 해임 소동
지난해 말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처음 등장한 이후 올해 들어 AI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은 가속화됐다.
챗GPT를 내놓은 오픈AI가 가장 큰 주목을 받으며 입지를 넓힌 가운데, 구글이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내놓는 등 경쟁업체들의 추격도 이어졌다. 올해 1월 오픈AI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100억 달러(약 13조원) 투자, 오픈AI에서 갈라져 나온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에 대한 알파벳(구글 모회사)과 아마존의 수십억 달러 투자 등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 가운데 오픈AI의 수장인 샘 올트먼이 이사회로부터 해임된 사건은 실리콘밸리를 포함한 관련 업계에 충격을 던졌다.
해임된 지 5일 만에 올트먼이 복귀하긴 했지만, 이 과정에선 AI의 안전성과 영리성을 둘러싼 갈등, 비영리단체 오픈AI의 이사회가 전권을 가진 독특한 내부 의사결정 구조 등과 관련해 논란이 불거졌다. 올트먼 해임 이후 오픈AI 직원 90% 이상은 이사회가 사임하지 않으면 올트먼을 따라 회사를 떠나겠다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⑨ 기후위기로 지구촌 몸살… ‘끓어오르는 시대’ 진입
지난 7월27일 기후위기에 경종을 울리는 두 가지 발표가 나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가 온난화 단계를 지나 '끓어오르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유일한 놀라움은 변화 속도(가 빠르다는 것)"라고 경고했다. 세계기상기구(WMO)도 같은 날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의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당월이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 될 것이라고 공표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에 따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올여름 미국 남서부 지역과 유럽 등지에서는 50℃를 넘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일본 등 아시아도 가장 더운 여름을 보냈다. 캐나다, 미국 하와이, 그리스, 이탈리아 사르데냐섬 등에서는 초대형 산불이 일었다.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 스웨덴 등에서는 물 폭탄이 터졌다. 이달 리비아에서는 대홍수가 발생해 3만3000명 넘게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 한국 평균기온은 24.7℃로 평년보다 1℃가량 높았고, 1973년 전국 기상 관측 이래 4번째로 더웠다. 또 '극한호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올여름 장마철 전국 강수량은 660.2㎜로 관측 사상 3번째로 많았다.
⑩ 우주경쟁 가속화… 찬드라얀 3호에 스페이스X까지
냉전 이후 시들해졌던 인류의 달 탐사 경쟁이 올해 다시 뜨거워지면서 우주 경쟁이 가속화하는 추세를 보였다. 인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는 8월 23일 세계 최초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했다. 착륙 직후에는 프라그얀이 표면 100m를 탐사해 황과 금속의 흔적을 찾았다.
인도는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됐고, 미·러 등이 주도한 우주탐사 경쟁에서 새 페이지를 열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1976년 '루나 24호'를 달에 보낸 후 47년 만인 올해 달 탐사선을 쏘아 올렸다. 8월 발사된 '루나 25호'는 달 남극 착륙을 노렸으나 달 표면에 추락하면서 실패했다.
미국은 한국, 일본, 영국 등 최소 33개국과 함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를 추진 중이다. 이는 1972년 아폴로 17호의 달 착륙 이후 50여 년 만인 2025년께 우주인을 달에 보내고 궁극적으로 달 캠프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미국, 인도,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우주 선진국 5개 나라가 2년 내 달 탐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