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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다 시인님, 메타포가 뭐예요
최창일 시인·이미지 평론가·<시화무> 저자
작성 : 2023년 09월 05일(화) 16:29 가+가-
“시인이 되고 싶어요.”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에 나오는 청년 마리오의 고백이다. 말끝의 네루다는 “시를 통해 무슨 말을 하고 싶은데?” “바로 그게 문제라니까요. 그것조차 말할 수가 없어요.”시인이 되고 싶은 마리오에게 네루다는 시는 메타포(metaphor)라 말해준다.
메타포를 알 리가 없는 마리오에게 대시인 네루다는 말한다.
“메타포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다른 사물과 비교하는 거지. 예컨대 하늘이 운다고 하면 무슨 생각이 들어요?” 네루다는 온화한 눈빛으로 말한다.
“비가 온다는 말이 아닌가요?” 네루다는 웃으며 맞장구를 친다.
“맞아, 바로 그런 게 메타포지.”메타포는 어떤 사물이나 어떤 내용 혹은 감정을 본래의 관념으로 설명이 쉽지 않을 때 사용하는 비유법이다. 시는 결국 메타포로 이루어진다. 시는 기존의 규칙을 넘어 현실과 속도를 뛰어넘어서는 시가 메타포다. 메타포는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우주와 새로운 대륙을 보여준다.
시인이 많이 쓰는 표현이 메타포다. 즉 은유다. 어떤 것을 직접 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성경의 시편은 은유의 창고다.
“행복한 사람은 나쁜 사람의 자리에 따라가지 않는 사람입니다. 행복한 사람은 죄인들이 가는 길에 함께 서지 않으며, 빈정대는 사람들과 함께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입니다.그들은 마치 시냇가에 옮겨 심은 나무와 같습니다.”
시편 1장 1편에 나오는 시다. 이 얼마나 기막힌 메타포인가. 복이 있는 사람을 가장 적절하게 은유한다.
소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1985) 다.
네루다는 지도에 가장 길게 펼쳐진 칠레의 국민 시인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다.
모든 언어권을 통틀어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시인이라고 평가받는파블로 네루다(1904~1973)다.
소설의 원제목은 <불타는 인내>였다.
네루다가 1971년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에서 “여명이 밝아올 때 불타는 인내 무장하고 우리는 찬란한 도시들로 입성하라”라고 랭보의 시 일부를 인용한 것에서 나왔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는 무명의 소설가 안토니오 스카메타라는 작가가 썼다.
네루다보다 36년이 젊은 작가다. 네루다가 무명의 작가를 만나는 장면을 상상하면 나이와 사회의 명성과 지위에 개방적이었지 않나 싶다. 작가는 네루다를 만나며 유머가 넘치는 시인에게 무한한 존경심을 가졌다. 작가는 작품에 존경하는 마음을 우편배달부 마리오를 통하여 고스란히 그려보았다. 작품 속의 네루다는 인자하다.
실제와는 다르다. 네루다는 평생 칠레를 위하여 싸우고 수많은 고난을 겪어낸 투사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서 한 시인이 국민적 사랑과 존경심의 근원이 무엇인가를 뛰어난 유머와 감각적 표현으로 그려냈다.
소설과 영화를 보면서 네루다가 주인공이 아니라 시골 어촌 마을의 청년으로 보았다. 소설의 청년은 하루하루를 빈둥대다가 우연한 기회에 네루다 시인의 전담 우편배달부가 된다.
마리오는 시인에 대한 존경심으로 말을 걸지 못한다. 어느 날 청년은 네루다의 시집을 펼치며 사인을 받는다. 그러면서 인상적인 장면, 메타포가 뭐냐고 묻는다.
메타포를 이해한 청년은 인생의 전부가 바뀐다. 삶에 메타포가 적용되는 청년은 불가능해 보이던 사랑도 쟁취한다.
네루다는 평등과 친밀성의 시인이다.
그의 일상은 메타포였다. 상호적 개방과 존중 위에서만이 우정과 사랑이 건강하게 자란다. 이 두 가지 상호성의 세상이 그립다.
네루다는 평생을 칠레를 위하여 싸우는 공산당원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시인의 과거를 묻지 않는다. 평생을 조국의 칠레를 위해서 투쟁하며 거친 세상을 살았다.
한국에서 나폴리로 가는 직항은 없다. 소설의 배경이고 영화의 배경인 나폴리를 달려가 보고 싶다. 나폴리에 가면 제일 먼저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촬영현장(영화명, 일 포스티노)에서 한 장의 기념사진을 남길 것이다. 그리고 그 유명한 나폴리 피자, 파스타, 에스프레소를 음미하며 <네루다 우편배달부>의 마리오가 들었던 파도 소리도 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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