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 긴축예산 박수, 효율적 집행으로 내실 다지기를!
이창용 前 순천대학교 외래교수
작성 : 2023년 09월 04일(월) 16:32 가+가-

내년도 국가 예산 증가율이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국회의원 선거가 열리는 해이지만 선심성 예산 지출을 최대한 억제해 긴축 재정 기조를 유지하는 등 재정건전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또 국가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가운데 재정 건전화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선거 때만 되면 선심성 예산 남발로 나라 장래야 어떻게 되든 말든 자당의 표밭 다지기에 혈안이 되었던 과거의 정부와는 차별화된 느낌으로 국회 심의과정에서 쪽지 예산이라든지 정부의 증액동의를 받아내는 잘못된 관행이 재연되지 않는다면 박수를 보낼만하다.
29일 정부는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 총지출을 전년대비 2.8%로 억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638조 7000억이었던 총지출은 내년 656조 9000억 원으로 18조 2000억 원 늘어나게 된다. 총지출 증가율(2.8%)은 재정 통계가 정비된 2005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정부가 전망한 내년도 경상성장률(4.9%)에 비해서도 크게 낮다. 생산과 물가(디플레이터) 상승분을 반영해 경제가 성장하는 속도보다도 나랏돈 지출을 적게 늘리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감축 예산’으로 풀이된다. 나랏돈 지출 강도를 이전 정부의 3분의 1 수준으로 깎는 고강도 긴축을 단행하겠다는 것이다. ‘재정 만능주의’를 단호하게 배격하고, 건전재정 기조로 확실하게 전환했다며 “선거 매표 예산을 배격하고 절약한 재원으로 서민과 취약계층,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텁게 지원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아낀 재원을 △약자복지 △국방·법치 △성장 동력 확보 등 3대 핵심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
선심성 예산 지원으로 여당 챙기기에 몰두하지 않고, 국가 장래를 위한 건전 재정 운영을 위한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응원한다. 우리의 그동안의 정치 환경을 뒤로하고 낭비 없는 투자로 효율의 극대화를 위한 예산운영의 기조를 밝혔으니 변함없이 그 의지를 실천하기 바란다. 이로 인해서 그동안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동의 받지 못한 인사 등으로 비판받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예산운영을 함으로써 이 상황을 만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다음 몇 가지 사례들은 참고하기 바란다.
우선 정치인들이 선거 때만 되면 가장 많이 챙기는 사업이 도로 관련 SOC사업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도로사정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한다. 그만큼 표를 얻기 위한 정치인들의 눈물겨운 헌신이 있었지만 무분별하게 요구하여 시설을 해 놓고 보니까 이용률이 떨어져 지탄을 받고 있는 지역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각종 도로 등 SOC 사업은 예비타당성 검토를 누구의 외압도 받지 않고 객관적으로 검토하여 사업 효율성이 극대화되어야 한다.
다음에는 전국에 포진되어 있는 국제선과 국내선 15개 공항 시설과 운영현황이다. 정부 관련자들은 훨씬 소상하게 알고 있겠지만, 국제선 공항은 8개, 국내선 공항은 7곳이지만, 좁은 국토면적에 비하면 많은 편이다. 적자를 보고 있는 공항도 10개 공항이나 된다. 지금 계획 중인 공항이 추진된다면 7년 후인 2030년에는 7개 공항이 새로 생겨난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생률이 0.7% 수준이고 인구절벽으로 지방소멸 현상이 가속화되리라는 예측이 맞다면, 신규시설보다는 현 공항을 통폐합하여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특히 KTX나 SRT은 고속전철이 항공 이용시간과 맞먹는 시간에 수송능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에 항공 수요는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 타당성검사를 철저히 하기 바란다.
또한 지역균형발전을 위한답시고, 공공기관 이전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 수도권 집중현상과 발전이 곧 지방소멸을 가속화한다는 논리는 저 출생으로 본질적인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매우 위험한 논리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우리는 국가 균형 발전 위원회를 지방시대 위원회로 개편하면서 국토 전역에 대한 균형발전을 꾀하고 있다. 그동안 대대적으로 시행했던 공공기관의 강제 분산 정책은, 명분은 그럴싸했지만 실효성은 미미 하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가경쟁력은 몇몇 대표적인 대도시권의 경쟁력에 의해 좌우되는 게 일반적이다.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미국의 실리콘벨리, 텍사스, 보스턴 대도시권이 이를 잘 대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일자리는 수도권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요인을 안고 있는데 인위적으로 분산할 경우 선택과 집중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국가경쟁력은 퇴보할 수밖에 없다. 즉 분산정책은 평면적이고 단세포적인 관점으로 본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훨씬 큰 파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경제논리에 순응 하자라는 것이다.
정부의 건전재정을 위한 긴축재정은 긴축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국민으로부터 박수를 받으려면 쪽지예산, 예산증액동의 등 과거 행태에서 벗어나야 하며, 주요 신규시설에 대한 예비타당성 검사를 강화하고, 경쟁력 있는 시설에 집중 투자 함으로써 투자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