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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주파수
최창일 시인·이미지 평론가·<시화무> 저자
작성 : 2023년 08월 29일(화) 16:40 가+가-
<연인>이라는 드라마가 순수한 사랑을 그린다. 한국에도 저런 경치가 있다는 것도 알게 한다.
사랑은 주파수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장면들이 나온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웨이브에 능숙하다. 웨이브는 식자들은 다 아는 용어다. 파동을 뜻한다.
5월의 보리밭은 바람이 불면 웨이브에 맞추어 파동을 일으킨다. 보리밭은 주파수를 맞춰놓은 웨이브 운동장이다. 연인의 드라마에서도 보리밭이 나온다. 작가는 보리밭이 바람에 웨이브 파동을 일으키는 연상법을 사용한다.
한 개의 보리 머리 줄기를 공중에 던지는 여자 배우의 파동 연기는 작가의 천재성을 보여준다.
만물이 존재하는 형태가 면밀하게 들여다보면 물질 이전에 파동이다. 사랑이 파동에 의하여 결정되거나 파동이라는 것은 과학보다 예술에 가깝다.
파동은 주파수와도 형제다. 사람과 사람이 같이 걷고 싶어서 하는 것은 주파수를 통하여 사랑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주파수는 경계선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엄연한 경계선이 있다. 그 경계선은 혼돈의 감정들이 존재한다. 좋아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이 그렇다. 좋아하는 마음이 확실하게 매듭지어지는 순간이 주파수가 맞아 떨어지는 순간이다.
대개의 사랑은 주파수가 맞을 때 ‘좋아함’이라는 싹이 트이게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흥이 나면 노래를 부른다. 남녀노소의 구분 없다. 가난하거나 부유하거나 옷을 잘 입거나 남루하게 입어도 노랫가락이 나오면 어깨춤을 춘다. 전쟁터에도 노랫가락을 맞추는 민족이다. 대학로에 가면 거리 무대가 있다. 올해 더위는 상상을 넘는 무더위다. 앉아만 있어도 등골에 땀이 내려간다. 그렇게 무더운 날에도 대학로의 야외무대는 음악가들의 노래가 앰프에 맞추어 광장을 울린다. 모여든 연인들은 어깨를 들썩이며 합창을 한다. 한국인들은 추위도 무더위도 주파수가 맞으면 마음의 가락을 어깨에 덩실덩실 올려놓는다.
사랑하는 상위 감정을 불태우는 것은 주파수다. 주파수는 두 감정이 각기 다르게 소중하게 느껴진다. 솔직하게 말하면 좋아한다는 감정이 주파수다. 좋아하거니 사랑하거나 만나면 반가운 건 마찬가지다. 그러나 헤어져 있을 때 못 견디게 보고 싶다면 주파수를 맞추고 싶은 사랑이 확실하다.
주파수에는 그리움이 들어 있다. 그리움은 비어있는 공간을 좋아한다. 이곳이 사랑의 그대, 주파수로 채워지길 바라는 마음 공간이다. 철학에서 사람에게 소유가 없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소유하고 싶은 것이 얄궂은 사랑이다. 연인의 드라마는 마음을 소유하고, 싶어서 하지만 이미 다른 연인이 들어와 앉아 있는 마음에는 빈 곳이 없다. 공간을 향한 사랑은 남자에게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좋아한다는 감정은 조건이 없다는 말은 솔직하게 거룩하게 보이는 언어의 수사일 뿐이다. 혼자서 사랑하는 사람을 보면 마음 한쪽이 시큰해진다. 드라마에서 시큰한 마음을 갖는 시청자는 같이 아파하는 감정이 된다.
노래를 들으면 공중에 붕 뜨기도 한다.
그래서 좋은 노래는 국가를 초월하고 나이를 뛰어넘는다. 좋아하는 마음이 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특별할 수는 없다. 그것은 전혀 다른 주파수다. 내가 좋아하는 마음을 귀하게 보는 데는 감정이 가진 실시간성과 일상적임에 있다. 우리가 좋아한다는 말은 여백의 시간을 갖지 않는다.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는 것이 사랑이다. 그래서 사랑은 주파수라고 하는 것 인이 모른다.
주파수는 역동하는 것이다. 역동은 추락도 있다.
주파수에도 실망이 들어 있다. 우리가 서로 실망하게 하지 않으려는 주파수는 사랑이다. 그러나 주파수는 다소의 불안전이라는 요소가 들어 있다. 주파수는 파동의 세계다. 사랑하는 마음이 내는 완벽한 감정이다. 세상은 주파수에 의하여 윤택하게 만들기도 한다. 주파수에는 바라는 것들이 이루게 하는 특성을 가진다. 주파수는 상한 마음보다는 바라는 일들이 이루게 하는 것들이 들어 있다. 주파수는 만인의 것이다. 주파수는 대충 미움받고 확실하게 사랑받는 재료들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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