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또 멈추나”…시멘트값 줄인상 예고에 건설업계 ‘노심초사’
쌍용·성신양회, 내달부터 시멘트값 14% 전격 인상 예고
레미콘·건설업계 “유연탄값 내렸는데, 인상 납득 못해”
시멘트값 인상→레미콘값 도미노 인상→분양가 상승
작성 : 2023년 06월 08일(목) 16:39 가+가-

“지난해 시멘트 가격 급등 이후 레미콘 공급 차질로 건설 현장 일부가 멈췄는데, 올해 또 그러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지난 7일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올라서 힘들게 버티고 있는데,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2년 새 이미 4차례나 가격을 올렸고, 최근에는 유연탄 가격이 내려갔는데도, 가격을 또 올리겠다는 통보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실제 가격 인상으로 단행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시멘트업계가 시멘트값 인상을 예고하면서 건설업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멘트값 인상을 두고 시멘트업계와 레미콘업계 간 갈등으로 공기 지연 및 셧다운, 공사비 증액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국내 시멘트 업계 1위 회사인 쌍용C&E는 최근 “오는 7월부터 시멘트 가격을 t당 10만4800원에서 11만9600원(14.1%)으로 올릴 계획”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레미콘업계에 통보했다. 또 성신양회도 내달부터 t당 10만5000원인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12만원으로 14.3%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쌍용C&E와 성신양회에 이어 삼표, 아세아, 한라, 한일 등 나머지 시멘트 업체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시멘트를 만들 때 제조 원가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전기료가 인상되면서 시멘트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시멘트업계 측의 설명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전기요금이 kWh당 평균 13.1(9.5%)원 올랐고, 2분기에는 또 8(5.3%)원 오르는 등 전기료 급등으로 이익이 줄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시멘트 원가에서 비율이 가장 높은 유연탄 가격이 지난해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내렸는데, 가격을 또 인상하는 건 ‘수용 불가’라는 입장이다.
한 레미콘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유연탄 가격이 가격이 3분의1 수준으로 하락해 전기료 인상분을 최소화할 수 여지가 있는데도, 전기료 인상을 빌미로 가격을 올리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건설사들이 레미콘값을 쉽게 인상해주지 않는데, 중간에 낀 입장에서 난감하다”고 밝혔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시멘트 파동으로 현장에 필요한 레미콘이 제때 공급되지 않아 공기가 지연되고, 일부 현장은 수급이 아직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와 같은 시멘트 파동이 올해 또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시멘트업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반발 이후 유연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 2년 동안 네 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021년 6월 기준 t당 7만5000원대였던 벌크 시멘트 가격은 ▲2021년 7월 7만8800원 ▲2022년 2월 9만2400원 ▲2022년 10만5400원으로 올랐다. 이 기간 누적 인상 폭은 40%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시멘트값 인상으로 공사 원가 부담이 커지면 분양가가 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명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