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개혁(정치개혁)을 왜 국회의장 자문위원회와 국회에 맡기나?
이창용 前 순천대학교 외래교수
작성 : 2023년 03월 06일(월) 16:47 가+가-

비례 50석 늘려 총 의석 350석으로 하자는 국회의장 자문위에서 정치개혁 특별위원에 제안함으로써 일단 국회 개혁에 시동이 걸린 셈이다. 김진표 국회의장 산하 기구인 ‘헌법 개정 및 정치제도 개선 자문위원회’(자문위)가 비례대표 국회의원 50석 증원을 포함한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자문 의견’을 국회 정치개혁 특별위원회에 지난 22일 제출했다 한다.
자문위는 정개 특위에 1) 소선거구제+병립형 비례대표제 2) 소선거구제+준 연동형 비례대표제 3) 도농 복합선거구+권역별 개방형 명부 비례대표제 등 세 가지 방안을 제출했다. 이 가운데 1), 2) 번은 비례대표를 현행 47석에서 50석 늘려 의원정수를 총 350석(지역구 253석+비례대표 97석)으로 확대하는 방안이다. 현실적으로 지역구 의석 축소가 쉽지 않으므로 비례대표 의석수 확대로 투표의 비례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자문위는 늘어난 50석이 지역 대표성 강화에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소선거구제+병립형 비례대표제’엔 당세가 약한 지역에 출마한 후보자가 비례대표에도 당선될 수 있도록 하는 ‘중복 입후보’ 방식이 포함됐다.
‘소선거구제+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선 비례대표 의석을 6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별 득표율로 배분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방안으로 제시됐다.
또 위성정당의 위력을 줄이기 위해 지역구에 후보를 낸 정당의 비례대표 명부 제출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 선거제도 개편안을 제출하였다.
필자가 살펴본 제도 개편안은 국회를 개혁하여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국회를 만들어 국민의 신뢰받는 국회의원으로 거듭나려는 의지는 전혀 안 보이고, 국민의 뜻이야 어떠하든지 혈세야 낭비가 되든 말든, 실속만 차리면 된다는 식의 이기주의적인 개편안일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참여한 치열한 토론 과정도 없이 탁상에서 이루어진 졸속한 안이라고 생각한다. 더더욱 놀란 것은 주권자인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 70%가 넘는 국민들이 의석수를 늘리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안을 내놓았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권력에 오염되어 있는 기득권세력, 국가를 운영하는 일이 자기들만의 리그라고?…국회의장을 비롯한 관련 위원들에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국민이 요구하는 안을 토대로 개편하고 개혁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국회의원이 해야 할 일과 기능에 대하여 먼저 알아보고 그에 맞는 개혁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국회의원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가?
제일 중요한 일은 뭐니 뭐니 해도 법을 만들고 고치는 일이다. 행정부가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것도 국회의 몫이다. 국회는 매년 행정부의 나라 살림 전반을 감시하는 국정감사를 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국정조사를 한다. 정부가 내놓은 예산을 심의 확정하고 이 예산을 바르게 썼는지도 따져본다. 정부의 고위직 공무원, 즉 대통령이나 장관, 법관 등에 대한 탄핵소추권도 갖고 있다. 정부 정책도 국회의 동의가 있어야만 시행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외국에 군대를 파견하거나 외국과의 중요한 약속을 할 때는,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동의를 꼭 받아야 한다.
이 밖에도 국회는 정부에 대한 통제를 위해 국무총리 임명 동의권, 국무총리·국무위원의 국회 출석요구 및 질문권, 국무총리·국무위원에 대한 해임건의권, 긴급명령과 긴급재정·경제처분 및 명령승인권, 계엄 해제 요구권, 국방 및 외교정책에 대한 동의권, 일반사면에 대한 동의권 등을 가진다.
이렇게 법을 만들고 행정부를 감시하는 사람이 바로 국회의원이다.
그렇다면 국회를 왜 개혁해야 하는가?
일각에서는 정쟁을 줄이는 것을 정치개혁의 목표로 제시하기도 한다. 정쟁이 심해 국정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아 문제라는 것이다. 해결해야 할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실상은 기득권세력이 온갖 특혜와 특권을 누리며 군림하고 있다는 이런 기성 기득권 정치를 국민주권 정치로 바꿔내는 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바람이며, 개혁의 출발이고, 헌법정신의 구현이다.
우선 정치개혁을 위한 범국민 추진 위원회 기구를 만들자. 위원회에는 학계, 과거의 정계 경험자, 시민단체, 언론인, 심지어 말단 통? 이장 등 각계각층을 망라한 범국민 참여기구로 조직, 활동기간을 비교적 장기간으로 설정하여 조급하게 서둘지 말고, 충분한 토론으로 중지를 모으고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자.
둘째, 평소에 국민들이 제기해왔던 여러 안들을 심도 있게 검토하자. 국회의원 정수 줄이기, 의원 불체포 특권 내려놓기, 선거 구역 확정 시 인구수만을 기준으로 한 현행제도에서 진일보하여 농어촌이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선거구의 조정, 3선 연임제한으로 참신한 인물 발굴, 비례대표 없애기, 당원 중심 공천에서 일반 유권자도 50%를 경선에 참여시키기 등.
모든 개혁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정치개혁은 더더구나 쉽지 않다. 충분한 토론으로 국민의 여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국민을 위한 국회, 일하는 국회, 신뢰받는 국회로 다시 태동하는 계기를 마련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