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일자리’ 제조업 취업자 감소… “반전의 기미 안 보여”
1월 취업자 증가폭 둔화…제조업 영향
반도체 수출 부진에 국내 제조업 타격
상반기 회복 어려워 고용한파 커질수도
작성 : 2023년 02월 16일(목) 16:46 가+가-

제조업 취업자수가 15개월 만에 감소 전환하면서 1월 취업자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이는 수출 부진에 따른 경기둔화 영향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제조업 분야에서 일자리가 늘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16일 경제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이후 제조업을 비롯해 국내 경기가 가라앉고 있어 ‘양질의 일자리’인 제조업 취업자수의 감소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수출 감소세 등의 어려운 경제상황에 비춰보면 제조업 분야에서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전체 일자리가 늘더라도 제조업 같은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성태윤 교수는 “지난해 4분기 이후 제조업을 비롯해서 경기가 가라앉고 있는데 반도체 부진의 영향이 크다”며 “현재 반전의 기미는 안 보인다”고 내다봤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23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수는 전년 대비 41만1000명(1.5%)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1월과 2월 100만명대 증가와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숙박 및 음식점업(21만4000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22만명)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제조업 취업자 수가 3만5000명(-3.8%) 감소한 영향이다. 제조업 취업자수는 지난 2021년 3월 31만4000명 늘어난 이후 증가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반도체 등 수출 부진이 제조업 경기 둔화로 이어지면서 취업자수는 15개월 만에 줄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일단 제조업 부분에 수출 감소와 경기 둔화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며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 부분하고 식료품 제조업 그리고 전기장비 제조업 등 부문에서 취업자가 감소한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운주 국장은 “산업동향측면에서 경기가 위축되면서 드러난 부분들은 지속적으로 개연성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수출이 호전되는 상황이 되지 않는 한 이 동향은 지속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전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1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16.6% 감소한 462억7000만 달러(약 56조9907억원)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부문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44.5% 급감했다. 1월 수출 감소분의 절반 이상이다.
더 큰 문제는 빠른 시일 내에 수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2.9%로 세계경제가 올해 중에 바닥을 치고 내년에는 3.1%로 높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반도체 업황과 관련해서는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상반기에 회복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하반기에 재고 소진 등의 과정을 거쳐야 회복될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라고 말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 수출과 제조업 회복이 더뎌지면서 고용한파는 더욱 매서워질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올해 경제에 대한 수정전망을 발표하면서 상반기 성장률을 1.4%에서 1.1%로 하향조정했다.
KDI와 정부는 이미 올해 취업자 수가 지난해의 8분의 1 수준인 10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상반기 고용상황은 더 좋지 않아 9만명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정부는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직접 일자리 집행을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올해 목표인원 104만4000명 중 겨울철 소득 안정을 위해 1월 66만4000명을 채용한 데 이어 1분기 92만명, 상반기 100만명 수준을 목표로 신속히 집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직접일자리 증가를 또 다시 해법으로 내놓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회복이 결국 관건, 글로벌 인플레이션 때문에 금리 올려서 나오는 현상이기 때문에 무리하게 공공일자리 만들어서 해결은 안될 것 같다”며 “경기침체 상황에서 서민층, 특히 고금리 (부담이 큰) 서민층의 후유증을 막는데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게 아니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법이 아닌 ‘언발에 오줌누기’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석병훈 교수는 “재정이 풀리면 또 다른 물가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