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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내 곁에 내려앉았는데, 여전히 우리는 빼앗긴 봄에 머물고 있어!
이창용 前 순천대학교 외래교수
작성 : 2023년 02월 06일(월) 16:45 가+가-
생전 경험하지 못했던 혹한으로 꽁꽁 얼어붙었던 한반도에도 새싹은 어김없이 돋아나고 따스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어 어느새 우리들의 옷은 가벼워지기 시작한다. 그런가 하면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감추지 못하고 들려오는 소식들은 암울한 소식들이 대부분이다. 따뜻함을 전해주는 봄 전령사들처럼 반가운 소식들이면 정말 좋으련만 잔뜩 경계해야 할 이야기들이 우리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어서 우리는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스스로 걱정의 멍에를 메어야 한다.
시작한 지 일 년이 넘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의 포성은 그칠 줄 모르고 계속 들려오는데,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우크라이나의 국민들을 보면서 제발 평화의 천사들이 전쟁을 종식시키고 러시아를 징벌하고 아무 잘못 없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회복의 계기를 마련하여 참화를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북돋워 주기를 간절히 염원해 본다.
IMF가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로 상향조정하면서,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1.7%로 내려 잡았다 한다. 그만큼 우리의 올해 경기상황이 좋지 않다는 분석이다.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에너지 대란에 우리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코로나 19에 이은 재앙에 가까운 타격인데 지혜 있는 정부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엄중한 상황들이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는데도 정치인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다.
그들의 수준을 평가하자면, 물론 잘하고 있는 사람도 있는데, 한물에 든 고기처럼 싸잡아서 가혹한 표현을 한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지만. 여, 야를 막론하고 무식하고, 양심도 없고, 정의도 없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모르고, 자기희생과 헌신은 눈곱만큼도 없고, 진실이 사라진 사회를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더욱 가관인 것은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는 역 대급 비 호감 대통령후보를 놓고 선거를 치렀으며, 역 대급 비 호감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켜보고 있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이고, 민주주의를 위한 수단 또한 선거일 것이다. 그러나 선거에 의해 당선된 정치인들은 특권과 고집, 아집과 독선으로 가득 차 있어 봉사라는 거룩한 그릇에 이들의 행위를 담을 수가 없다. 요즘 우리 사회에 많이 퍼져있는 주요 화두는 이러한 망국적인 정치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를 하지 않아도 되는 영역은 선거를 줄이고, 꼭 선거를 치러야 하는 영역만을 선거를 하도록 제도들을 간소화하며, 4분 5열 되어가고 있는 민심을 바로 잡아가는 노력이 절박하다는 얘기들을 계층을 가리지 않고 쏟아내고 있으며, 더 내밀한 얘기를 하자면 선거에는 도통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봉사해야 하는 자리 같으면 그 많은 노력을 해서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겠느냐는 말이다.
특권이 보장되니까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외국의 사례들을 접하고 보면 역시 오랜 기간 민주주의 훈련을 쌓아온 나라는 봉사가 너무 자연스러운 지도자의 덕목인데 무얼 더 이상 묻고 따질 이유가 있겠는가?
아무리 긍정적인 눈으로 보려고 해도 시비를 걸 수밖에 없는 각종 부조리한 사회 현상들이 주변에 널려 있기 때문에 필자처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졌던 사람조차도 필요한 쓴소리를 하는 비판적인 악동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정치 수준이나 현실은 실망스럽지만 ‘실망’이라는 단어에 머무를 수는 없지 않은가? ‘희망’과 ‘따스함’이라는 온기를 느낄 수 있는 ‘푸치니’의 ‘라보엠’몸은 추워도 가슴은 뜨거웠던 젊은 날의 슬픈 풍경을 그린 “그대의 찬 손”을 들으면서 얼어붙은 우리들의 마음을 극 중에 덥혀진 두 사람의 따뜻한 손으로 맞이하고자 한다. 1830년대 파리, 크리스마스이브에 젊은 보헤미안 시인 로돌프는 얼음장 같은 다락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몸을 녹이기 위해 방금 작사한 시 원고를 태워야만 했다. 친구들은 집세를 독촉하는 집주인을 피하고자 카페로 피신했고, 로돌프도 뒤따라가려고 하던 차에 이웃에 사는 재봉사 미미가 꺼진 양초에 붙일 불을 빌리러 왔다. 미미가 떨어뜨린 열쇠를 찾고 있는데 바람이 불어 촛불이 꺼져버린다. 두 사람이 어둠 속에서 바닥을 더듬거리며 열쇠를 찾다가 로돌프가 열쇠는 찾았으나 몰래 자신의 주머니에 넣고, 일부러 미미의 손에 자기의 손을 닿게 한다. 놀라는 그녀의 손을 잡고 따뜻이 감싸고 녹여주면서 정열적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유명한 아리아‘그대의 찬 손’을 부른다.
오페라에서 가장 위대한 ‘첫눈에 반하는 장면’중 하나다. 이들을 둘러싼 힘들었던 세상사는 다 사라지고 새로운 출발을 약속한다.
힘들고 어려운 고난은 더 나은 내일을 약속한다. 푸치니 오페라 ‘미미의 차가웠던 손’이 따뜻해져, 서로 온기를 나누며 의지했던 것처럼, 온기가 우리 사회 공동체로 퍼져나감으로써 힘찬 기지개를 켜고 새 출발을 하는 계기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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