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소비마저 다시 ‘뚝’…경기 불확실성 더 커져
전산업 생산 0.6% 감소…석 달 연속 하락
투자 2.4%, 소비 1.8% 줄며 ‘트리플 감소’
태풍·기저효과 영향…경기 개선 흐름 약화
작성 : 2022년 11월 01일(화) 16:46 가+가-

지난 9월 생산과 투자에 이어 당분간 경기회복 흐름을 이끌 것으로 믿었던 소비마저 뒷걸음질 치며 두 달 만에 다시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태풍 힌남노 영향과 일부 기저효과가 작용하긴 했지만 경기회복 개선 흐름이 약화되는 모양새다.
문제는 향후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코로나19에 따른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조치 지속, 긴축기조 본격화 등 대외 이슈를 중심으로 하방요인이 산적해 한국 경제 곳곳에 ‘빨간불’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7월(-0.2%)과 8월(-0.1%)에 이어 석 달 연속 하락세다.
광공업 생산이 1.8% 줄어든 영향이 컸다. 태풍 힌남노 피해에 따른 일부 철강업체 가동 중단으로 생산량이 급감하며 1차금속 생산은 전월보다 15.7% 급감했다. 시스템반도체, D램 등 부진으로 반도체 생산도 4.5%나 쪼그라들었다.
그러는 사이 재고는 쌓이고 있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 대비 0.2%,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9.5% 증가했다. 특히 중국의 봉쇄조치와 업계 불황으로 수요가 줄면서 반도체 재고가 크게 늘었다.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제조업 재고는 3%대까지 떨어진다.
서비스업 생산은 0.3% 감소하면서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9월 서비스업 생산 감소는 올해 이른 추석 명절로 음식료품 수요가 증가한 8월과 비교해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9월 설비투자도 2.4% 줄면서 한 달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선박 등 운송장비(11.5%) 투자가 늘었으나,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6.6%) 투자가 줄어든 탓이다.
잠깐 반등했던 소비도 다시 뒷걸음질 쳤다. 8월 소비가 전월보다 4.3% 늘어 27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하며 당분간 소비가 경기 회복세를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재차 약세로 돌아선 것이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9월에 전월보다 1.8% 줄었다. 소매 판매는 지난 3~7월에 5개월 연속 감소했다가 8월 증가세를 보였지만, 다시 주춤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에 따른 의약품 판매 감소와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로 간절기 의류 소비가 줄어든 영향이다. 8월 높은 상승률에 따른 상대적인 조정 측면도 작용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9월 산업활동동향에 대해 “광공업 생산이 부진했고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 설비투자 등 내수도 조정 받으며 생산과 지출 모두 감소했다”며 “경기회복 개선 흐름이 다소 약화되는 모습”이라고 평했다.
생산과 투자, 소비가 모두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는 지난 4월과 7월에 이어 올해만 세 번째다. 이번 ‘트리플 감소’는 그간 내수와 서비스업 생산을 중심으로 이어진 경기 회복세가 약해진 영향이 컸다.
다만 분기별로 보면 3분기에 서비스업 생산이 전분기보다 1.5% 증가하고 소매 판매(1.2%)와 설비투자(10.0%)도 늘어나는 등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1p 오르며 5개월 연속 상승했다.
통계청도 경기가 하향 국면에 돌입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최소한 6개월 정도는 일관된 흐름을 보여야 경기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향후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고 분명한 ‘경고음’을 내놨다. 지표상으로도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0.1p 감소하면서 3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어 심의관은 선행지수 하락세에 대해 “크게 보면 내수와 서비스업 중심으로 경기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출과 제조업이 둔화 흐름 보이면서 전체적으로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확실성을 키우는 하방 요인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조치 지속, 금융 여건상 긴축기조 본격화 등 대외 이슈를 꼽았다. 물가 상승이나 금리 인상 등 대내 이슈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기획재정부도 “세계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며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물가·민생 안정을 위해 총력 대응하면서 수출·투자 등 민간경제 활력 제고 및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명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