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
정부 요직 ‘검찰편중 인사’, 檢 내부서도 우려
‘친윤·진윤 등급 나뉘나… 허탈해 하는 이들도”
尹대통령 “과거에는 민변 출신들이 아주 도배”
작성 : 2022년 06월 08일(수) 17:17 가+가-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 인선을 놓고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 요직에 검찰 출신 인사들을 지나치게 중용한다는 지적이 검찰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새 정부 초대 금융감독원장으로 이복현(50·사법연수원 32기) 전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장검사를 임명 제청했다. 금융위 제청에 이어 윤 대통령의 임명으로 이 신임 원장은 전날 즉시 취임하며 업무를 시작했다. 검찰 출신 금감원장은 금감원이 설립된 1999년 이래 처음이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은 인사의 큰 원칙으로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쓰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새 정부 들어 임명·지명된 인사 중 내각에서 차관급 이상, 대통령실 비서관급 이상 120명 가운데 15명을 검찰 출신이 차지하며 독식 논란은 커지고 있다.
특히 ‘윤석열 사단 막내’로 칭해졌던 이 원장의 인선 이후에는 검찰 내부에서조차 “특수통 약진이 아닌 친윤 약진”이라며 격한 반응이 쏟아지는 모양새다.
이 원장은 2006년 윤 대통령이 대검 중수1과장으로 현대차 비자금,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을 수사했을 당시 함께 근무했으며,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에서도 윤 대통령과 합을 맞췄다. 이후 국정농단 사건 특검 수사팀에 파견돼 삼성그룹 승계 문제를 수사하 기도 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그는 ‘윤석열 사단 막내’로 불리게 됐다.
이력을 감안하면 그가 새 정권에서 어떤 식으로든 활약할 것이란 게 중론이었지만,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금감원장에 기용되자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 원장이 검사 시절 금융·경제 수사 분야에서 맹활약하긴 했지만 금감원장이라는 자리는 단순히 감독·감시 능력뿐만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통찰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금융위 고위 관료 또는 학계 출신이 금감원장을 맡아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 원장의 경우 해당 분야 수사 경험 외엔 뚜렷한 접점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방검찰청의 한 검찰 간부는 “(금감원이) 엄청 중요한 기관인 만큼, 정보기관의 요직을 독식하는 상황이 같은 검사로서 당연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외부에서) 포장하기에 실력이 출중하다고 하지만, 수사를 잘한다고 금감원을 훌륭하게 운영하게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실력보다는 근무연과 친분에 따라 인사가 이뤄지면서 검찰 내부의 사기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잇따른다.
한 부장검사는 “(이 원장이) 업무적으로나 능력적으로 문제나 부족한 점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인사를 두고) 내부적으로 허탈해하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그는 “여러 사태를 보면 윤 사단 중에서도 친윤, 진윤 이렇게 등급이 나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검사장을 바라보고 있는 이들의 상황에서는 (이 원장을) 금감원장을 시키면 본인은 어떻게 되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 출신에 국한해 인재를 발탁하려는 기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의 첫 인사이니 존중하고 믿어봐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알고 있는 사람, 업무를 했던 사람을 발탁하는 것이 자기 입장에서는 최선이라 할지 몰라도 전문가가 아니니 과연 적임자인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인사검증과 추천을 통해 (인사를) 하는 것이 맞는데 알고 있는 인사풀에서만 하는 것 같다”며 “야당이나 일부 국민이 우려하는 면도 당연히 걱정이 되고 결국 나중에 성과로, 또 결과로 평가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검찰 출신 편중 인사가 반복된다는 지적에 “과거에는 민변 출신들이 아주 도배를 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선진국, 특히 미국 같은 나라를 보면 거버먼트 어토니(Government attorney·정부 측 법조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정관계에 아주 폭넓게 진출하고 있다”며 “그것이 법치국가 아니겠냐”고 밝혔다.
특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인선에 대해서는 “금융 감독 규제나 시장 조사에 대한 전문가이기 때문에 아주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금감원이나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곳은 적법 절차와 법적 기준을 가지고 일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 가서 역량을 발휘하기에 아주 적절한 자리라고 생각해왔다”면서 “이 신임 원장은 경제학과 회계학을 전공한 사람이고, 오랜 세월 금융 수사 활동 과정에서 금감원과의 협업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시군별뉴스

오피니언

기사 목록

대한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