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영유아 가구의 월평균 양육비 지출이 150만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양육비용은 81만원에 육박했으며 자녀의 나이가 많을수록 지출도 커졌다.
16일 육아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영유아 가구 양육비용 및 육아서비스 이용 실태조사: 소비실태조사 2024’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영유아 가구당 양육비(명목비용) 월평균 지출 규모는 150만6000원이었다. 이는 가구 내 모든 자녀에게 소요된 양육비를 더한 금액이다.
이번 조사는 추적 대상 표본 1567가구와 신생아 표본 254가구를 더해 총 1821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영유아 가구의 양육비 지출은 2018년 115만1000원에서 2019년 123만8000원으로 증가하다가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117만5000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2021년 130만5000원으로 늘어나더니 2022년 137만7000원, 지난해 150만6000원까지 증가했다.
물가 변동분을 제거해 다른 연도와 비교가 쉬운 실질 양육비용으로 보면 2023년 135만4000원을 기록했다. 실질 기준 양육비용은 2018년 116만6000원에서 2019년 124만5000원으로 증가했다가 2020년 118만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2021년과 2022년 각각 127만6000원, 127만3000원 수준을 보이더니 2023년 135만4000원으로 껑충 뛰었다. 최근 높은 물가 상승률에 따라 양육비용이 높은 증가세를 보인 셈이다.
가구당 양육비 중 교육·보육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금액은 45만7000원으로 조사됐다. 이어 식비(외식비 포함) 34만4000원, 가족여행 등 여가문화생활비 21만4000원이 뒤따랐다.
가구 특성별로 보면 맞벌이보다 외벌이 가구의 가구소득 대비 양육비용의 비중이 컸다. 특히 2023년 월 소득 299만원 이하 가구의 양육비용 비중은 82.6%로 직전 연도(36.5%)에 비해 급증했는데, 이는 저소득 가구 표본 중 급격한 소득 감소가 발생한 가구가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또 자녀 수가 많을수록 가구소득 대비 가구당 양육비용 비중이 커졌다. 2023년 기준 자녀 1명인 경우 17.7%였으나 2명인 경우에는 31.3%, 3명 이상이면 47.8%나 됐다.
영유아 1인당 양육비용은 80만7000원(명목 기준)으로 2022년(70만5000원)보다 10만원 넘게 뛰었다. 1인당 명목 양육비는 2018년 65만9000원에서 2020년 61만원으로 내려갔다가 2021년 67만원, 2022년 70만5000원, 2023년 80만7000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실질 비용 역시 2018년 66만7000원에서 2020년 61만3000원으로 감소했지만 2023년 72만6000원으로 늘었다. 2022년(65만2000원)과 비교하면 7만4000원 증가한 금액이다.
자녀 연령이 올라갈수록 양육비용도 늘었다. 1세의 1인당 양육비용(명목)은 70만4000원이었으나 5세는 92만원으로 90만원을 초과하더니 6세는 95만7000원까지 증가했다.
가장 비중이 큰 비목은 교육·보육비로 19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1인당 양육비의 4분의 1은 교육·보육비로 사용되는 셈이다. 여가문화생활비의 경우 15만4000원으로 2022년(11만3000원)보다 4만1000원이 증가했는데 가족여행비가 늘어난 영향 때문이다.
보고서는 “영유아 가구의 양육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아동을 건강하게 양육하기 위해서는 육아 필수재 및 필수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물가 관리가 중요하다”며 “저소득 가구 등 취약 가구에 대해서는 분유, 기저귀 등 육아 필수재를 긴급하게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준영 기자 kjy35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