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가 29조원을 넘어서면서 4년 연속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의대 증원 논란이 사교육 과열을 부채질하며 초등학생의 1인당 사교육비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전체 학생 기준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7만4000원으로 집계됐고, 고소득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이 저소득 가구보다 3.3배 높았다.
통계청은 13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사교육비는 29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1000억원(7.7%) 늘었다. 사교육비는 2021년부터 4년 연속 역대 최대를 기록 중이다. 증가폭은 2021년에 전년 대비 4조원(21.0%)이 늘어난 이후 이후 3년 만에 최대다.
학급별로 보면 초등학교는 13조2000억원, 중학교 7조8000억원, 고등학교 8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로 보면 초등학교 6.5%, 중학교 9.5%, 고등학교 7.9% 증가했다.
초중고 전체 학생 수는 513만명으로 전년보다 8만명(-1.5%) 감소했다.
초중고 전체 학생으로 놓고 보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7만4000원으로 전년(43만4000원)에 비해 9.3% 증가했다.
사교육을 받고 있는 참여 학생 기준으로는 59만2000원으로 전년(55만3000원)에 비해 7.2% 증가했다.
전체 학생 기준으로 고등학교 52만원, 중학교 49만원, 초등학교 44만2000원 순으로 1인당 사교육비가 많았다. 전년과 비교하면 초등학교 11.1%, 중학교 9.0%, 고등학교 5.8% 순으로 크게 늘었다.
참여학생 기준으로 봐도 초등학교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초등학교는 전년보다 9.0%(4만1000원) 증가한 50만4000원이다. 중학교는 5.3%(3만2000원) 증가한 62만8000원, 고등학교는 4.4%(3만3000원) 늘어난 77만2000원이다.
학년 중에는 고등학교 1학년이 사교육비를 가장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 1학년의 사교육비는 전체 학생 기준 56만1000원, 참여학생 기준 79만7000원이다.
일반교과 과목을 보면 참여학생 기준 월평균 전년보다 6.4% 증가한 55만1000원을 지출했다. 과목별로 보면 참여학생 기준 영어 26만4000원, 수학 24만9000원, 국어 16만4000원, 사회·과학 14만6000원 순이다.
일반교과 사교육의 유형별로 나눠보면 참여학생 기준으로 학원수강이 52만6000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개인과외 43만9000원, 그룹과외 31만3000원, 인터넷·통신 등이 14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가구의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높게 나타났다. 고소득 가구의 사교육비가 저소득 가구보다 3.3배 많았다.
월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의 사교육비는 67만6000원으로 전년보다 0.8% 늘었다. 월소득이 300만원 미만인 가구의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12.3% 증가한 20만5000원이다.
사교육 참여율도 월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가 87.6%로 가장 높았고, 300만원 미만 가구가 58.1%로 가장 낮았다. 전년 대비 각각 0.3%포인트(p) 감소, 0.9%p 증가했다.
고등학교 성적이 높을수록 사교육 지출과 참여율이 높았다.
상위 10% 이내 학생은 월평균 66만5000원을 지출해 하위 20% 이내 학생(37만원)보다 1.8배 많은 사교육비를 썼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사교육비 지출이 월등히 높았다. 전국을 4개 지역으로 구분하면 서울 67만3000원, 중소도시 46만5000원, 광역시 46만1000원, 읍면지역 33만1000원 순이다.
17개 시도별로 보면 전체학생 기준 서울(67만3000원), 경기(51만3000원), 부산(48만3000원), 대구(47만8000원), 세종(47만8000원)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전국 평균인 47만4000원보다 높았다.
특히 참여학생의 사교육비는 서울(78만2000원), 경기(62만원), 부산(59만4000원)이 전국평균인 59만2000원보다 높았다. 고등학교는 서울 102만9000원, 경기 82만8000원 순으로 평균(77만2000원)을 웃돌았다.
월평균 사교육비를 70만원~100만원 미만 지출하는 학생 비중은 14.2%로 전년보다 1.6%p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은 100만원 이상, 광역시·중소도시는 70~100만원 미만, 읍면지역은 20만원 미만 구간의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어학연수를 보낸 비용도 전년 대비 늘었다. 지난해 어학연수 총액은 1~5월, 7~9월을 합산한 기준 2832억원으로 전년보다 75.0% 증가했다.
고준영 기자 kjy35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