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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의심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4년 07월 10일(수) 16:34 가+가-
예루살렘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어떤 현명한 유태인이 자기 아들을 예루살렘에 있는 학교에 유학시켰다. 그런데, 아들이 예루살렘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사이에 부친은 중병에 걸렸는데 죽기 전에는 아들을 못 볼 것 같았다. 그래서 후에 남겨진 아들을 위해서 유서를 남겼다.
유서의 내용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한 하인에게 물려주고 아들이 원하는 것 한 가지만은 아들에게 주도록 하라는 내용이었다. 안타깝게도 그는 곧 세상을 떠났고 그 하인은 자기에게 행운이 돌아왔음을 기뻐하며 곧장 예루살렘의 주인 아들에게 달려가 부친이 돌아가셨다고 전하였다. 그리고 유서를 보여주자. 아들은 매우 놀라고 크게 절망했다. 아버지의 장례를 마친 아들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한 끝에 그는 랍비를 찾아가 전후 사정을 설명하였다.
“아버지는 어째서 재산을 조금도 남겨 주시지 않았을까요? 지금껏 나는 아버지를 실망시킨 적이 없는데요” 아들이 불평을 하면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원망하자 랍비는 “당신 부친께서는 매우 현명한 분으로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하셨소. 당신의 부친은 운명할 때 당신이 집에 없었기 때문에, 하인이 재산을 가지고 도망치거나, 재산을 다 탕진해 버리거나, 심지어는 자기의 죽음마저도 당신에게 전하지 않을 것을 염려하여 모든 재산을 하인에게 주신다고 한 것이오. 모든 재산을 하인에게 주게 되면, 그는 기뻐서 지체하지 않고 당신에게 달려가 그런 사실을 알릴 것이고, 재산도 소중하게 간직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오” “하지만 그것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아들이 묻자, 랍비는 답답하다는 듯이 말했다.
“하인의 재산은 전부 주인에게 속한다는 사실을 당신은 모르오? 당신의 부친께서는 당신이 원하는 것 한 가지만은 당신에게 물려준다고 분명히 말씀하셨소. 그러니까 당신이 그 하인을 소유한다고 하면 그것으로 모든 재산은 당신의 것이오. 이 얼마나 현명하고 애정이 깊은 생각이오” 뒤늦게 아버지 참뜻을 깨달은 젊은이는 랍비가 가르쳐 준 대로 한 다음, 그 하인은 해방시켜 주었다. 아버지의 뜻을 모르고 의심했던 아들의 마음에는 원망만 있었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믿은 랍비의 눈에는 아버지의 지혜가 보였던 것이다.
미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한 엄마가 세 살 먹은 아이를 데리고 동물원에 갔다. 사자 울타리 앞에서 사자를 구경하고 있는데 엄마가 잠시 한눈을 파는 순간 아이가 없어졌다. 어린 사자가 너무 에뻐 좀 더 가까이서 보려고 아이가 울타리의 좁은 쇠창살 사이로 들어간 것이다. 아이를 찾던 엄마는 사자 우리 안에 있는 아이를 보는 순간 눈이 확 뒤집혔다. 저 안쪽에서 어미 사자가 어슬렁거리며 아이 있는 곳으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 아이를 발견한 엄마는 너무나 놀래 본능적으로 그쪽으로 달려가 쇠창살을 벌렸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 아이를 안고 다시 밖으로 뛰쳐나왔다. 구경하던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랐다.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후에 실험을 했다. 똑같은 쇠창살을 그 엄마에게 벌려 보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금도 그 쇠창살을 벌리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인간 내면에 숨겨진 뇌의 힘 때문이다. 엄마가 아이를 구하러 들어가는 순간, 어미 사자가 자기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굵고 튼튼한 쇠창살을 과연 자신의 힘으로 벌릴 수 있을지 ‘의심’이 들었을까? 그 순간 엄마는 아이만 보였지 ‘두려움’이나 ‘의심’은 손톱만큼도 없었다.
앞서 이야기들을 보며 생각해 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외부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의 생각이다. 몸의 면역 기능도 사람의 마음 작용에 따라 변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똑같은 음식이라도 기분 좋게 먹으면 어떤 음식도 거뜬하게 소화한다. 하지만 기분 나쁜 스트레스 상황에서 먹을 경우, 위산이 쏟아지고 체하는 것도 결국 이 같은 이치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 마음에 두려움과 의심을 가지고 있는 동안 좋은 것이 와도 누릴 수 없다. 반대로 믿음으로,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라보면 가지지 못한 능력도 나타난다. 아주 간단하다. 생각의 방향을 틀어서 마음을 바꾸면 우리는 전혀 다른 인생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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