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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연결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4년 07월 03일(수) 17:17 가+가-
미국 LA 근교에 한 모자(母子)가 살았다. 하지만 아들인 존이 갑작스레 자진하여 군에 입대해 한국 전쟁(6.25)으로 떠났다. 아들을 보낸 어머니는 매일 마음을 졸이며 아들을 기다렸다. 그 오랜 기다림 끝에 사랑하는 아들이 미국에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아들은 도착을 알림과 동시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어머니께 고백했다. 전쟁터에서 만난 친구가 지뢰를 밟아 한쪽 다리와 한쪽 팔과 한쪽 눈을 잃었는데, 그 친구를 집에 데리고 와 함께 지내고 싶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대답은 단호했다. 잠시 머물러가도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서로 힘들고 불편해질 테니 안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통화를 끝내고 어머니는 돌아올 아들을 위해 집을 청소하고, 옷을 세탁하고 정리하고,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요리했다. 그렇게 아들을 기다리고 있던 그때에 전화가 왔다. 낯선 남자의 입에서 흘러나온 소식은 존이 호텔에서 자살을 했다는 것이다. 놀란 어머니는 급히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에서 마주한 아들의 모습에 어머니는 너무나 놀랐다. 끔찍한 모습이기도 했지만 그보다 아들의 몸이 한쪽 다리와 한쪽 팔과 한쪽 눈이 없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어머니는 아들이 말했던 그 친구가 존이었음을 깨달았다. 어머니는 아들의 시체를 부둥켜안고 울부짖었다. “존! 네가 전쟁터에 가서 자유를 위하여 싸우다가 다리와 팔을 잃었다면 자랑스럽게 여기며 당연히 내가 너의 눈, 그리고 팔과 다리가 되어주었을 텐데, 왜 너라고 말하지 않았니?” 솔직하지 못했던 아들은 어머니의 진심을 오해한 채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 것이다.
오래전 스페인에 한 선장이 있었다. 그는 늘 기나긴 여정의 항해를 하느라 자주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가장 먼저 아들을 찾고,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아들은 그에게 가장 큰 기쁨이자 소망이었다. 아들이 점점 자라 아버지에게 항해를 따라가고 싶다고 부탁했다. 항해가 결코 즐겁지만은 않고 꽤나 힘든 여정임을 알았던 아버지는 아들에게 놀 것을 챙기라고 당부했다. 그래서 아들은 좋아하는 장난감 몇 개와 원숭이 한 마리를 데리고 항해를 떠났다.
처음으로 항해를 떠난 아들은 마냥 설레고 즐거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지루하고 힘들었다. 그나마 친구 삼아 데려온 원숭이와 장난치며 노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어김없이 원숭이와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원숭이가 아들의 모자를 뺏어 달아났다. 아들은 모자를 찾기 위해서 원숭이를 좇아갔고 원숭이는 더 날쌔게 도망갔다. 그렇게 한참을 쫓고 쫓기다가 아들이 정신을 차렸을 땐 어느덧 돛대 꼭대기까지 와있었다.
원숭이는 가볍게 다시 내려갔지만 아들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안감힘을 다해 돛대를 붙든 채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소리쳤다. “살려주세요!” 뒤늦게 사람들이 아들을 발견했지만 너무 위험해서 돛대 꼭대기까지 구하러 와줄 수 없었다.
소식을 듣고 나온 선장인 아버지도 아들을 발견했다. 잠시 깊은 생각에 잠긴 선장은 옆구리에 차고 있던 권총을 꺼내 아들을 향해 겨눈 채 외쳤다. “아들아, 바다로 뛰어내려라. 아니면 너를 쏘겠다!” 아들은 너무나 놀라고 두려웠지만 아버지를 믿고 용기를 내어 손을 놓으며 힘껏 발로 돛대를 차며 바다로 뛰어내렸다. 그러자 아버지의 지시를 받고 대기하던 선원들이 무사히 아들을 건져주었다.
아버지는 아들이 바다에 뛰어내리는 것이 사는 길인 것을 알았다. 아들은 바다로 뛰어내리는 건 두려운 일이지만 돛대를 붙잡는 게 안전하다는 자기 생각을 버리고 아버지의 말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두 사람의 마음이 연결되어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존은 어머니의 마음을 정확하게 모르면서 그것을 사실로 믿었기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 것이다. 그것은 그와 어머니 모두에게 큰 불행을 가져다주었다.
만약 그가 어머니에게 사실대로 말하고 어머니의 진심을 알았다면 어땠을까? 분명 다른 결과였을 것이다. 마음이 연결되느냐 연결되지 않느냐는 이처럼 크나큰 차이의 결과로 나타난다. 마음이 연결된다면 우리는 신뢰와 사랑을 흘러 받을 수 있다. 그 시작은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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