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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공부하자
최창일 시인·<시원의 입술>저자
작성 : 2024년 07월 02일(화) 16:55 가+가-
말의 공부는 사람이 말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가르침의 책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자의 <논어>를 든다. 공자는 논어 마지막 문장에 이런 말로 마무리한다. “천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다!” “예를 알지 못하면 세상에 당당히 설 수 없다!”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라고 했다. 논어의 말을 풀어 말하면 말이 재주에 머물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내면의 깊이와 지혜에서 비롯된 말이라야 향기가 오래간다는 말이다.
우리는 말을 하면서 말의 원리를 모르고 사용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굳이 다 알고 쓸 필요는 없다. ‘흥청망청’이라는 말이 있다. ‘흥청망청’은 연산군이 경회루에서 향락을 쫓으면서 나온 말이다. 경회루는 외국인이 한국의 가보고 싶은 곳 순위 안에 들어가는 곳이다.
경회루는 조선 태종 때인 1412년 연못을 확장하면서 누각을 크게 지어 경회루라는 이름을 붙였다. 나라를 뺏긴 일제 강점기에 조선 총독이 단골 연회장으로 쓰였다. 1997년 외환위기 때는 미국의 한 신문이 한국의 경제 위기를 경회루가 기울어져 연못에 침몰하는 이미지로 표현하였다. 만원권 구권 지폐의 뒷면에 경회루가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기자의 예리한 은유적 시선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미국 기자의 한국을 이해하는 태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부지런하게 한국의 유적지를 돌아보고 건물이 가진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다. 공자의 <논어>는 논어라는 책의 제목이 ‘토론하고 이야기한다’라는 의미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공자가 제자들이나 위정자들을 가르치는 과정이 모두 대화를 통해서라는 사실이다. 가르침은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크게 비중을 둔다.
고전 속의 철학자와 영웅들이 보여준 ‘말’의 향연은 놀랍다. 공자, 맹자, 장자 등의 철학자는 진리를 전하는 데 힘을 썼다. 유방, 항우, 유비, 조조 등 황제를 꿈꾸며 역사를 바꾼 극적인 상황 속에서 어떻게 말을 하였는지 들여다보는 흥미도 있다. 말은 다양한 상황 속에서 생생하게 보여주는 방법의 지혜를 열고 있다. 인용, 비유, 유머, 스토리텔링 등 말을 가장 효과적으로 그리고 감동으로 다가가는 데 필요한 요소를 전달하고 있다.
“말은 힘이 있다” 링컨이 말했다. 오바마는 이 말을 인용 진정한 의미를 새겼다.
“입과 혀는 화근과 근심의 문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격을 망치는 도끼다” 경박하고 무책임한 말이 세상에서 거리낌 없이 돌아다닌다. 도가(道家)의 시조인 노자는 “말은 많이 할수록 자주 궁해진다”라고 한다. “아는 자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한다”라고 극단의 충고를 한다. 하지만 오늘날의 상황은 카톡이나 SNS를 통하여 의견을 소통하고 정치를 한다.
문제는 ‘정도’ ‘수위’가 문제가 되곤 한다. 이미 철이 지난 이념의 이야기를 자신만이 알고 있는 정보로 전하거나 퍼 나르기를 한다. 글을 쓰는 직업의 시인이나 작가가 자기 글이 아닌 이념의 오래된 이야기를 퍼 나르는 것은 못난 행동이라 지적한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 파문의 여진이 크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에 대해, 불손한 세력이 존재한다는 식의 의견이 말썽이 된 것이다. 이 같은 말은 극우 유튜브의 말이 근원이라는 것이 문제다. 지도자는 어느 곳의 선정적 의견을 참고하기보다는 자신의 철학적 사고가 필요하다.
말에는 허물이 작아야 하고 한마디 말이 나라에 미치는 힘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 특히 지도자는 음주 후에 말을 하는 것은 자제가 필요하다. 과잉의 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다스리는 말을 하고 싶다면, 그리고 그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고 싶다면, 먼저 말을 배워야 한다. 그 말의 근원이 어디인가는 그 사람이 살아온 근거가 된다.
다가가면 따뜻하고, 듣는 자가 합리적으로 느끼고 기품으로 받아들이는 말이 될 때 지도자의 말이 된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말을 골라서 배열하는 것이다. 글은 한 구절의 이미지를 형성한다. 그리고 새로운 사상을 찾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은 골라야 한다.
경험과 체험은 그 사람의 시화(詩化)가 된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사물에 대해 인식을 한다. 사람은 신비한 직관을 가진다. 직관은 보태지 않는 상태다. 추리하거나 덧보태지 않을 때 존재의 본질을 투시하는 말이 된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는 ‘진달래’다. 노래는 ‘아리랑’이다. 이들의 시와 노래는 직관의 정서가 담겨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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