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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는 김소월을 그리워한다
최창일 시인·<시원의 입술>저자
작성 : 2024년 04월 02일(화) 16:53 가+가-
목련꽃의 시간이다. 시인이라면 목련화에 대한 시편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한국의 시인은 어림잡아 3만여 명이 시집을 내거나 문단에 발을 들여놓고 활동을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한국문인협회에 등록된 시인이 1만 6000여 명이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목련화의, 시는 3000여 수에 이른다. 인터넷에 잡히지 않는 시를 헤아린다면 그 편수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힘들고 외로워도/ 사랑 하나로/ 살아가는 줄 알았습니다//기다림 속에 사랑은 더 깊어지는 거라고/ 사랑은 끝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라고// 시린 계절은 몰랐습니다/ 떠나고 나면 아련히 그리워지는/하얀 미소 아름다운 그대/ 짧은 향연/ 긴 이별’ 윤평현 시인의 <목련> 전문이다. 윤 시인의 목련은 한고(寒苦)를 지나서 하얀 미소로 등불의 향연을 펼치는 목련을 그리고 있다. 목련은 시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이다. 햇발에 서성이는 목련의 짧은 향연이 시인에게는 아쉽기만 하다.
시인들은 목련을 들어 “비녀를 꼽은 여인, 도끼를 든 여자”의 절개의 여인상을 표현한다. 꽃 모양이 연꽃을 닮아서 목련, 향기가 은은하다고 해서 목란(木蘭)으로도 불린다.
목련은 늘 북쪽을 보고 있다. 그래서 북향화(北向花)라 한다. 목련은 200만 년에서 6500만 년 전 백악기의 가장 원시적인 꽃식물 중 하나다.
뭐니 뭐니 해도 박목월 시인의 <4월의 노래> “목련꽃 그늘아래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구절은 단연 압도적이다. 아무 상관도 없는 베르테르와 목련이 이어진 것은 박목월 시인의 천부적 상상력이다. 매년 피고 지는 목련은 박목월 시인을 떠올리게 한다.
시도반은 조영식의 <목련화> 가곡, 박목월의 <4월의 노래>를 필적할 작품이 아니거든 목련화에 대한 작품은 만들지 말라고 권한다. 가곡 <목련화에 부는 바람>을 만들고 지금도 후회를 하고 있다. 예술은 늘 으뜸만이 칭송받는다.
목련은 봄의 등불이다. 그야말로 목련이 꽃등을 걸면 봄이 시작된다.
겨울을 제외한 모든 계절에 꽃은 피고 진다. 계절을 바뀌는 주인은 꽃의 일인지 모른다. 시인은 꽃이 없다면 시인도 없을지 모른다. 소월에게는 진달래는 시인의 이름을 알리게 한 주인장이다. 소월은 산유화나 진달래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시를 썼다. 무슨 연고인지 봄을 대표하는 목련화에 대한 시는 만들지 않았다. 모란이 피기까지의 김영랑 시인도 마찬가지다.
단풍에 대한 시는 전라도의 구수한 사투리를 넣어서 만들었지만, 목련꽃에는 그다지 관심 밖으로 보인다. 현대에 들어서며 목련꽃을 주제로 시편이 많아졌다. 아무래도 소월이 노래한 진달래는 산에 흔하게, 지천으로 피는 꽃이다. 자연 가까이, 하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목련화는 육영수 여사가 유독 좋아하는 꽃으로 꽃시장이나 정원수를 판매하는 곳에는 목련이 80년대 90년대 유행을 한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을 했을 것이다. 예전에는 정원수에 향나무가 많았으나 향나무를 넘어서는 나무가 목련화로 대체되었다.
며칠 전에는 장 건섭 시인이 이리 집에 핀 목련이라며 사진을 보내 왔다. 전등을 켜지 않아도 마당은 가로등을 켠 것처럼 환하다는 것이다. 꽃은 웃는다. 새는 울고 있다는 표현을 하여도 꽃이 운다는 표현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소월이 시의 제목으로 만든 산유화 시가 있다.
산유화(山有花)는 꽃의 이름이 아니라 ‘산에 꽃이 있다’라는 뜻이다.
산에는 꽃이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소월의 <산유화> 부분이다.
소월은 ‘혼자서 저만치 핀다’라는 시의 건축이 왠지 짠하다. 시인 자신의 모습을 노래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소월은 시의 화려함과는 다르게 슬프게 생을 마감하였다. 아들은 서울에서 책 외판원을 하다가 정부의 선처로 국회 정문에서 직원으로 근무를 하기도 했다.
소월의 시를 좋아하는 시인들은 소월의 자제가 어렵게 사는 것에 안타깝게 여겼다. 민족 시인하나 지켜주지 못한 우리나라의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그래도 4월이면 진달래는 소월을 그리워하며 꽃피우는 모습이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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