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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묘와 영화 속 숨은 그림 찾기
김영준 경제학 박사
작성 : 2024년 03월 17일(일) 16:54 가+가-
최근 영화 ‘파묘’가 흥행하고 있다. 천만 관객을 앞두고 있고, 지난 해 천만 영화 반열에 올랐던 ‘서울의 봄’보다 일주일 빨리 800만 관객을 넘기고 있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무당, 풍수사, 장의사 등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일을 다룬 영화이다.
공포영화이자 미스터리 영화인데, 이런 장르의 영화를 꺼려하는 관객들도 굳은 각오와 의지를 다지며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풍수지리, 무속신앙, MZ무당, 독립운동가, 친일파, 항일 등 다양한 단어들이 연관되고 있다. 과거에도 흥행했던 검은사제들, 사바하 등 오컬트 장르를 주로 다뤘던 장재현 감독이 제작한 영화로, 그간 인정받은 대중성으로 관객들에게 기대감을 주기도 했다.
그는 “사실 파묘도 오컬트 장르로 오컬트 마니아를 위해 만들었는데 실수로 대중영화가 된 것 같다”고 인터뷰 하기도 했다. 거기에 더해 무당의 역할을 맡았던 배우 김고은과 이도현의 무당 연기도 높은 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필자도 파묘를 관람했는데 연기력과 긴장감에 몰입되어 134분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
사실 파묘 직전에는 영화 ‘건국전쟁’이 주목받고 있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로, 정부 차원에서 나서서 관람을 부추기도 했다.
하지만 파묘 개봉으로 인해 건국전쟁의 흥행은 주춤해졌다. 오히려 건국전쟁 김덕영 감독이 파묘를 ‘좌파 영화’라고 비난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친일행보, 그리고 3·1절 기념사의 과거사 논란 등 여러 상황들이 어우러져 파묘의 파죽지세 흥행을 부추겼다.
이와 더불어 이념전쟁, 풍수에 대한 오해와 진실, 왜곡 등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화 파묘 속에는 숨은 그림 찾기가 몇 가지 숨어 있다. 사실 이걸 모두 다 인지하고 영화를 본다면 영화 속에 숨겨둔 감독의 의도, 고도의 교묘한 묘사 등의 표현들을 더 잘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파묘’는 무덤을 파헤치는 것으로 보통 기존의 무덤을 파서 이장하는 것이다. 이장의 이유는 집안의 우환, 묘지 관리, 더 좋은 묫자리 등 다양하다. 여기서 영화 속 파묘는 조상이 유골이 풍수지리학적으로 나쁜 땅에 묻어져 있어 집안 대대손손 불운이 닥치는 내용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사실 첩장이라는 내용이 숨어져 있다. 일제강점기 때 활약했던 일본 장수의 관이 세로로 묻어진 첩장이었다. 거기에 더해 쇠말뚝도 등장한다.
과거 일제강점기 시절에 일본은 쇠말뚝을 박아 조선 땅의 정기를 끊겠다는 전설이 있었는데, 이것이 함께 담겨져 있다. 괴담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당시 전투에서 활약을 많이 한 일본 장군의 관을 수직으로 세워 묻고 거기에 쇠말뚝까지 박아 봉인시켰다.
그리고 이것이 파헤쳐지고 손상될 것을 피하기 위해 친일파 집안의 관이 그 위에 묻힐 수 있도록 명당이라고 속여서 첩장이 되도록 하였다. 영화 속 주인공의 조상 묘가 바로 위에 묻어져 있던 친일파의 관이었던 것이다.
또한 영화 속에 나온 차량 번호판이 0301, 0815, 1945 등 3·1운동과 1945년 해방을 의미하고 있다. 그리고 등장 인물들의 이름이 대부분 독립운동가의 이름이라는 점이다.
먼저 무당으로 등장한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이다. 이화림은 여성 독립운동가로 한인애국단에서 활동했고 김구 선생의 비서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윤봉길은 우리가 아주 잘 아는 도시락 폭탄 그 인물이다.
그리고 풍수사 역할을 했던 상덕(최민식)이다. 상덕은 독립운동가 김상덕으로 반민족행위특별종사위원회(반민특위) 위원장으로 지냈던 인물이다. 반민특위를 해체하려던 이승만과 갈등을 빚기도 했었다. 마지막은 장의사 역할을 했던 영근(유해진)이다.
을미사변에 가담했던 우범선을 처단한 인물로 알려져 있지만 독립운동가인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기도 한다. 그 외에도 오광심, 박지혜라는 독립운동가도 등장한다. 장재현 감독은 인터뷰에서 “많은 독립운동가가 계신데 잘 알려지지 않은 분들의 이름을 알리고 싶었다”고 밝힌걸 보아선 의도적인 것이 분명하다. 여기저기에서 항일의 코드가 숨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파묘는 초반부 오컬트스러운 분위기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항일에 대한 의미가 더 짙어진다. 이와 관련해서 영화의 전개나 평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영화 속에 숨겨진 내용들을 모두 파헤치면 스포일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하고, 숨겨진 내용 찾기는 관람객들에게 미션으로 던져주고자 한다.
우리는 사실 영화를 통해서 새롭게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점들도 많다. 특히 요즘 ‘역사’라는 소재를 활용해 각본하는 영화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최근 개봉하고 주목 받았던 서울의 봄, 건국전쟁, 파묘 모두 다 그렇다. 영화 속의 인물, 정치, 역사, 시대적 배경 등 내용을 미리 분석하는 관람객들도 있겠지만, 영화를 통해서 배우는 관람객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감독으로서 영화에 흥미와 재미를 가미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역사적 사실이 왜곡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주관과 정치적 요소가 개입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이러한 장르일수록 영화를 통해서 새로운 사실과 지식 습득 그리고 쉽고 정확한 내용 전달이 되었으면 좋겠다. 영화 관람 후에 관람객이 무엇이 진실인가 혼란스러움을 주지 않게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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