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이들 : 주거취약계층의 현실
조경희 송원대학교 재활보건학과 교수
작성 : 2024년 02월 18일(일) 16:38 가+가-

몇 년 전 개봉했던 영화인 기생충을 기억할 것이다. 기생충이라는 단어에서 느낄 수 있듯이 사회적 계층 간의 빈부격차와 갈등을 다룬 영화였다. 영화는 일반 서민 가족이 부유한 가정의 운전기사, 가사도우미, 가정교사로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회 구조와 가족 간의 갈등을 그린 영화이다.
이를 통해 사회적 계층 간의 불평등과 여기에서 발생하는 갈등, 경쟁, 적대감 등을 풍자적으로 표현했으며, 영화는 결국 비극적으로 끝이 난다.
영화에서 서민 가족이 거주하는 환경은 반지하 집이다. 이들이 거주하는 집은 그림자로 뒤덮혀 있고 지상에서는 볼 수 없는 지하 공간에 위치하고 있다. 반지하는 구조적인 특성상 햇빛과 산소의 공급이 충분하지 못하고 자연 채광이나 환기가 부족하여 습기와 곰팡이에 노출되면 호흡기 문제 등의 건강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주거는 인간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물리적인 공간이며, 편안함, 안락함과 같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해주는 공간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주거로서 그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기 어려운 열악한 환경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특히 비주택에 해당하는 고시원, 판잣집, 비닐하우스, 여인숙, 일터의 일부공간 등에 거주하는 주거취약계층이 있다. 주거취약계층은 2000년대 기준 전체가구의 0.6% 정도였으나, 2018년에는 전체가구의 5.0%를 차지하여 사회적인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이곳은 대부분 기본적인 위생시설, 환기시설, 냉난방시설 등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한 편이다.
그리고 종종 뉴스를 통해 전해 듣게 되는 고시원의 화재사고는 취약한 환경이 재난 상황에도 매우 취약한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외에도 주거취약계층은 불안정한 점유로 인한 퇴거위협, 정상적인 생활을 위협할 정도의 주거비 부담, 열악한 환경과 재난상황에 대한 안전망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정부 사업은 다부처에서 시행되고 있으나, 부처별 취약계층 대상 기준과 취약계층 현황 및 특성 파악 등에 관한 정보가 상이한 실정이다. 그 결과 ‘취약계층 칸막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어디에도 끼지 못하는 특정 계층이나 집단이 사회에서 소외되고 차별받는 현상을 말한다. 이들은 사회적인 이유로 인해 복지혜택을 누리기 어려우며, 기회에 제한을 받게 되어 결국 더욱 더 소외되고 퇴보하여 깊은 구렁텅이로 빠지게 된다.
그렇다면 주거취약계층의 사각지대에 있는 대상을 발굴하기 위한 철저한 조사와 현장 접촉을 통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먼저 정부 기관, 지방자치단체, 비영리 단체 등의 사회조사를 통해 저소득층, 무주택자, 노숙자 등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통해 주거취약계층의 특성을 파악하고 지원이 필요한 가구를 선별해야 한다. 기존에도 다수의 조사가 수행되고 있긴 하지만, 여기에서 제외된 집단 중 주거취약계층을 선정하고, 이에 따른 체계적이고 철저한 조사가 시급하다.
사각지대에 있는 주거취약계층을 선별한 후에는 정부의 지원체계 강화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정부 나 지자체 차원에서 적절한 기관과 협력하여 취약계층의 주거 어려움을 파악하고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저렴하고 안전한 주거공간을 확대 제공해야 한다.
또한, 사각지대 취약계층에 대한 주거환경 개선사업 시행이 필요하다. 고정된 거주지가 있는 경우에는 거주환경 개선을 통해 건강하고 안전한 주거공간으로 개선 시키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선 적으로 대상자의 거주 공간에 대한 생활 환경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컨설팅 및 실내환경 개선 등을 통한 적절한 환경 개선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주거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교육 및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경제적으로 안정된 상황을 창출하는 것이다.
수도권의 경우 젊은 층의 1인 가구 주거취약계층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교육과 직업훈련 기회 확대를 통해 구직 능력 향상과 취업기회확대를 통해 소득수준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사회적인 네트워크 강화한다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