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틈, 채워지지 않는 격차들
조경희 송원대학교 재활보건학과 교수
작성 : 2024년 01월 21일(일) 16:48 가+가-

사람은 모두가 다르다. 그 다름에는 각각 자신만의 아름다움이 있다. 하지만 때로는 이 다름이 불평등과 같은 어두운 그림으로 나타나곤 한다. 사회적 격차는 그림의 어두운 부분 중 하나이다. 이것은 무시할 수 없는 현실로 우리의 눈앞에 펼쳐져 있다. 동등한 기회를 누리지 못하는 이들, 사회 시스템의 허점으로 억누르는 이들, 우리의 곁에서 눈에 띄지 않게 상처를 감추는 이들이 있다.
격차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형성된다. 이것은 곧 사회적 불평등과 불공평을 야기 할 수 있다. 먼저, 현재의 경제 구조에 따른 부의 불균형 초래를 들 수 있다. 소득 및 재산의 불균형은 사회의 계층구조를 고착화시키고, 경제적 기회의 폐쇄를 불러와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간격을 더욱 멀어지게 한다.
나아가 경제적인 격차는 교육에 대한 격차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교육은 개인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질 높은 교육을 받고 좋은 직업을 가질 기회가 많은 반면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은 교육 부족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사회적인 입지가 뒤처질 수 있다. 옛 속담 중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어 버렸다.
현대사회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4차산업혁명이다. 이 같은 디지털 분야에서도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과 혁신은 우리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지만 이로인해 발생하는 격차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이다. 디지털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나 기술 활용 능력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불평등 및 디지털 서비스 제공 측면에서의 격차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디지털 서비스의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인 개선과 지역사회와 경제적 취약지역에 대한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또한, 디지털 교육 강화를 통해 취약계층의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를 향상시키고, 다문화 가정이나 다국적 사회 이용자가 디지털 서비스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 외에도 지역적인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격차도 존재한다. 대도시와 지방 지역 간의 차이뿐만 아니라 도·농복합지역처럼 한 지역 내에서 번화한 시내 지역과 농업 지역의 특성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 한 지역 내에서도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격차는 고용기회, 교육,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에 차이를 야기하고 그로 인해 여러 문제를 발생시킨다.
최근에는 보건학적 측면에서 발생하는 격차에 대한 관심과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건강 수준에서 나타나는 격차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고 해결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건강격차란 인구 집단 내에서 인구사회학적, 환경적, 지리적 특성 등에 따라 발생하는 건강 수준의 차이를 말하며, 지역보건법에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주민의 건강 상태에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무엇보다 궁극적인 목표는 모든 국민의 건강수준 향상을 위해 지역 간의 건강 격차의 원인을 찾고 이를 해소하는 것에 있다.
건강은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균등한 권리여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다양한 격차가 존재하고 있어 일부 계층에서는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첫째,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도시와 지방 지역의 의료서비스 수준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으므로 보건 서비스의 균등한 분포를 통한 지역사회 기반의 의료시설 강화가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질병 예방과 조기 진단을 높이는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개인의 경우 예방 및 조기 진단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을 발굴하여 예방적 건강관리를 강화하도록 하고, 무료 또는 저비용의 조기 진단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정신건강 서비스의 인식 개선과 활성화가 필요하다. 정신건강 문제는 높은 사회적 비용과 함께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은 제한적인 것이 현실이다. 정신 건강서비스의 확충과 사회적인 편견을 근절하여 정신질환 환자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건강 불평등은 사회적 안전망을 통한 지원과 정책적 개혁을 통해 감소시킬 수 있는 문제이다. 그러므로 이 같은 사회적인 현상에 대해 인지하고 원인을 찾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 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적절한 지원 및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우리는 보다 공평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