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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출직공직자 ‘기소’될 경우 “혜택 잠정중단”, 1년 내 재판 끝내도록…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4년 01월 15일(월) 16:39 가+가-
형사소송의 피고인은 사법부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고한 사람으로 추정된다는 것을 무죄추정의 원칙이라 한다. 민주주의 국가의 모든 나라는 이를 형사법의 대원칙으로 지키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일부 정치인들은 선출직 공직자가 ‘기소’가 되었을 경우, 이를 악용하여 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치 탄압”을 위해 ‘기소’하였음을 주장하거나, 시간 끌기로 임기를 채우기 일쑤고, 최종심 끝날 때까지 국회의원의 경우 세비를, 기타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의 경우 매월 지급하고 있는 월급의 일부만을 삭감한 급여를 꼬박꼬박 챙기고 있는 추태를 보여주고 있어 오래전부터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는 부패한 권력이 장악하는 사회에서는 아무리 좋은 정책도 사회적 신뢰를 구축할 수 없기 때문에 선출직 공직자는 보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는 보편성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나 여?야 국회의원들이 국민정서에 맞지 않은 이러한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려는 의지나 관련법 개정의 의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총선이 코앞이지만 이번 총선에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개혁의지가 있는 인재를 고를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요구하며, 공약이라도 하는 사람에게 표를 몰아주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자.
2024년 1월 9일 모 일간지에 게재된 내용이다. 10년 넘게 국회에서 보좌관을 해온 이 모씨. 그가 모셨던 국회의원은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씨는 “예전에는 재판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천 심사에서 감점 요인이 됐고 이 때문에 신속하게 판결을 받고 사법 이슈에서 벗어나는 것이 유리하다.라고 했으나 지금은 기소가 되더라도 검찰 탄압, 정치탄압만 외치면 공천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판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게 정치적으로 이득’이라며 ‘재판 지연 전략이 여의도에 만연해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전남의 어느 지역 자치단체장은 횡령죄로 기소되어 임기 4년 내내 재판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1심에서 징역형의 실형을 받았으나 최종심에서 벌금형으로 바꿔서 선고함으로써, 정치활동의 길을 열어주는 봐주기 식, 유전무죄라는 비아냥을 산적도 있다. 실제 국회의원이 형사재판을 받는 경우 1심 선고까지 1년을 훌쩍 넘기는 것은 기본이다. 현재 형사재판 중인 현역 국회의원 26명의 1심 평균 재판 기간은 887일에 달한다.
‘국회선진화법’ 위반 1호 사례로 2020년 1월 재판에 넘겨진 여야 국회의원 11명은 1심만 4년째 진행 중이다. 11명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도 수년째 1심 재판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국회의원들이 ‘거북이 재판’을 선호하는 이유는 유죄 판결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선고를 늦춰야만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의 임기를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혈세 낭비는 물론 법으로 보장된 권한을 아무 문제 없는 사람처럼 행사하고 있다. 3선 국회의원의 한 보좌관은 이러한 부조리한 현실을 모든 국민이 충분히 공유하여 “결국 국민이 직접 표로 심판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재판’을 심리한 강규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4부 부장판사가 법관 정기인사를 앞두고 사직서를 냈다. 대장동 관련 사건을 맡은 김상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1 단독 부장판사도 사표를 제출했다.
정치인을 재판하는 판사가 그만큼 큰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해 인사청문회에서 “특정한 이념이나 이해관계에 기초해 합리적 이유 없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려 하는 사회 일각의 분위기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도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하는 공격 행위에 대해 법원 차원에서 대응한다’는 안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우리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런 무죄추정의 원칙으로 인해 다 잡은 극악무도한 범죄자를 눈앞에서 놓쳐버리는 것을 보며 땅을 치며 분개하기도 한다. 여기서 법의 비호로 특권의식 속에 안주하고 있는 선출직 공직자들의 특권을 국민의 이름으로 개혁하여 선진국다운 선출직 공직자로 다시 태어나도록 준엄한 채찍을 들어야 한다. 최근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연일 정치인들의 초라함을 눈여겨보면서 그들의 초라함을 뛰어넘는 보호막은 마약 같은 기득권과 이미 맛에 취해 있는 권력임을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다. 더더욱 문제인 것은 정치에 대한 장르는 물론이고 비전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담론만 모은다면 이런 불합리하고 뒤떨어져있는 정치 행태는 얼마든지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이 공감하고 있는 손쉬운 문제부터 개선해 가자. 첫째, 선출직 공직자가 ‘기소’될 경우 현행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 현재의 직에서 재판이 끝날 때까지 물러나도록 하며, 지급하고 있는 모든 급여를 잠정 중단하도록 하여야 한다. 둘째, 1년 이내에 3심까지 끝내서 일반 국민에 비해 신속, 정확, 엄정한 법적용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더 높은 도덕적 가치를 요구하고 특권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인식을 모든 선출직 공직자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이런 일들이 작은 것 같지만, 큰 울림으로 보다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전기톱 개혁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과감하게 실행에 옮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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