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열고 듣기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3년 12월 27일(수) 16:49 가+가-

옛날에 어느 마을에 김 씨와 이 씨가 살았다. 두 사람은 식구 수도 같고 논과 밭의 면적도 같아서 생활 형편이 비슷했다. 그런데 몇 년 지나는 동안 김씨 네는 해마다 살림이 늘어 부자가 되었는데, 이씨 네는 점점 살림이 궁해졌다.
그래서 하루는 이 씨가 집에 놀러 온 김 씨에게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여보게, 전에는 자네나 나나 살림 형편이 같았지 않나? 그런데 몇 년 사이에 자네는 부자가 되었는데, 나는 전혀 살림 형편이 나아지지 않으니 무슨 연유인가? 자네 부자 되는 비결을 좀 가르쳐 주게.” 이 씨의 말에 김 씨가 답했다. “내가 부자 되는 비결을 가르쳐 주면 그대로 할 터인가?” 이 씨가 적극적으로 답했다. “암, 하고 말고. 가르쳐 주는 대로 할 테니 제발 좀 가르쳐 주게.” 그렇게 이어진 김 씨의 말은 이러했다. “그렇다면 자네 아들과 며느리에게 ‘소를 끌고 지붕 위로 올라가라’, ‘소금 한 가마니를 집 앞의 연못물에 담갔다 가져오라.’고 해 보게.” 이 말을 들은 이 씨가 자기 아들과 며느리를 불러 소를 지붕으로 끌고 가라고 하니, 아들이 화를 내며 듣지 않았다. 소금 가마니를 연못물에 담갔다가 가져오라고 하니, 며느리가 웬 망령이냐고 화를 내며 듣지 않았다.
이를 본 김 씨가 이 씨를 데리고 자기 집으로 갔다. 김 씨는 자기 아들과 며느리를 불러서 말했다. “얘들아, 소를 지붕으로 끌고 올라가거라.” 아버지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들은 앞에서 끌고, 며느리는 뒤에서 밀며 소를 지붕 위로 끌어올리려고 애를 썼다. 이를 본 김 씨가 이를 그만두게 한 뒤에 아들과 며느리에게 또 말했다.
“저 광에 둔 소금 가마니를 가지고 가서 연못물에 담갔다가 가져오너라.” 아버지의 말을 들은 아들과 며느리가 함께 소금가마를 들고 연못으로 갔다. 김 씨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그 일을 그만두게 한 뒤에 이 씨에게 말했다.
“부자가 되려면 단결해야 하는 걸세. 집안 살림을 맡아서 하는 가장이 식구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하면, 가족들이 합심하여 그 일을 해야지. 자네 집식구처럼 아버지가 하는 말을 아들 며느리가 듣지 않으면 되겠는가? 가정이 화목하고, 가장의 말을 잘 들으며 합심해야 집안이 조용하고 부자가 되는 것이지. 자네 식구들처럼 서로 자기의 주장을 내세우며 날마다 싸우는데 어떻게 부자가 되겠는가?” 이 씨의 눈에도 김 씨의 아들과 며느리는 아버지를 공경하고 믿고 있는 것이 보였기에 그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부럽게도 소를 지붕으로 끌고 올라가라거나 소금가마를 연못물에 적셔 오라고 하는 것과 같은 불합리한 일을 시켜도, 거기에는 반드시 무슨 까닭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군말 없이 따를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아들과 며느리였다. 결국 그런 마음가짐이 그들을 부자로 만들어준 것이다.
김 씨네 집과 이 씨네 집의 차이점은 상대방의 말을 업신여기지 않고 듣고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을 가졌느냐 이다. 아버지를 무시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자신들의 생각이 더 옳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의 생각만 믿는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지 못한다. 이렇게 자신이 옳다는 그 옳음에 이끌리는 사람은 다른 생각과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항상 부정적인 생각에 이끌려서 불평과 원망이 많다.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의 생각만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것만 주장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내려놓을 줄도 알고, 내 기준에 맞지 않아도 받아들이는 마음의 방법을 택한다. 그렇게 지혜로운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거기서 새로운 지혜와 마음을 얻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가까운 곳에서는 가족, 또 조금 멀게는 친구나 직장 동료 등등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산다. 그때마다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내 생각을 주장할 것인가? 아니면 마음을 열고 상대방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일 것인가? 그 작은 차이가 여러분 인생에 행복을 결정해 준다.
행복은 열려있는 마음, 그리고 흐르는 마음을 통해 우리의 마음과 삶 속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부터 차근히 마음을 열고 교류하는 하루를 보내시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