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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서울의 봄>에 열광하는가?
최창일 시인·<시원의 입술>저자
작성 : 2023년 12월 26일(화) 16:37 가+가-
<서울의 봄> 영화는 1979년 12월 12일 군에서 군사 반란이 일어난, 그날의 이야기다.
영화는 스크린에 올리자 극장 팬들의 한숨 소리 속에 천만 관객이 동원된다. 흥행몰이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역사는 엉뚱하게도 스포츠 신문을 통해 답을 말한다. 1980년대 스포츠지가 시민의 관심 속에 우후죽순처럼 창간이 된 적이 있다.
스포츠지의 역사는 일간 스포츠지가 효시다. 신문에 감각을 가진 한국일보의 장기영 사장이, 1969년 창간하였다. 일간 스포츠는 일본의 호치신문과 취재 및 통신 제휴를 가지며 발행이 되었다. 신문의 선진국이었던 일본은 이미 스포츠지에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군사정권이 들어서며 시민들은 땡전(전두환 당시 대통령을 이르는 말)에 식상, 함으로 뉴스에 관심이 없어졌다. 사실의 기사만을 전하는 스포츠지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시대적인 상황 속에 스포츠 서울, 스포츠 경향, 스포츠 조선, 스포츠 한국, 스포츠 춘추, 스포츠 동아 등 여러 개의 스포츠지 전성시대를 만들었다. 일간지뿐 아니라 주간 스포츠지까지 덩달아 창간되었다.
스포츠지의 효시인 일간 스포츠지는 1983년 체육 향상에 공이 큰 선수를 부문별로 선정하여 시상하는 백상 대상을 제정하기도 했다. 신문에 네 컷의 시사만화가 아닌 연재만화를 게재하기 시작한 것도 일간 스포츠지가 길을 열었다. 그 유명한 고우영의 임꺽정, 일지매, 수호지, 삼국지, 열국지와 같은 역사성이 있는 소설을 만화로 연재하였다.
오늘의 웹툰을 있게 한 신문이 일간 스포츠지다. 스포츠지가 숲을 이루며 스포츠지에는 무분별한 연예인의 폭로성 기사를 양산하는 역기능도 보였다. 만화도 기존의 소설을 벗어나 일본의 19금 물 만화를 들여와 연재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만화가 고우영의 <가루 지기>다. 만화 속의 옹녀는 팔자에 상부살이 겹겹이 낀 여인이다. 그와 결혼하거나 하룻밤을 스치면 온갖 사유로 죽어간다. 결국, 옹녀는 마을에서 쫓겨나 보따리 하나를 들고 이 마을 저 마을을 돌며 남자의 씨를 말리는 황당한 19금이다.
1981년에는 또 다른 시대적인 산물이 탄생한다. 주간 한국에 김홍신의 <인간 시장> 소설이 연재된다.
<인간 시장>이라 지칭되는 인신매매의 본거지와 창녀촌을 중심으로 이 사회의 모순을 폭로하는 소설이다, 주인공 장총찬의 성격 자체가 법보다 주먹이 앞서는 인물이다.
당시의 정치, 사회의 암울했던 1980년대의 시대적 울분을 장총찬을 통해 회초리를 든다. 독자는 장총찬의 등장이 군사 독재에 위장병을 앓던 가슴에 소화제와 같은 역할이 되었다.
집필 당시 소설에서는 장총찬이 아니었다. 권총찬의 이름을 가졌다. 독재정권의 문학 검열이 비일비재하였던 시절 불의한 권력에 저항하는 듯한 느낌의 이름이라며 여론이 이름을 바꾸게 하였다. 성만 장 씨로 바꾸어 장총찬으로 재탄생이 되었다.
인간 시장에 힘입어 1983년, 1985년, 1989년, 1991년 네 차례나 영화로 제작되었다.
1988년과 2004년에는 드라마로 제작되는 초유의 기록을 만들었다.
이와 같은 시대의 현실은 뜻하지 않게 영화나 소설에 시선을 모아간다.
근간에 드라마로 인기를 끈 빈센조, 모범택시, 악마 판사 같은 복수극들은 사법부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드라마로 시민의 관심거리가 되었다.
서울의 봄이 왜 흥행몰이의 영화가 된 것은 지나간 1980년 시대의 문화를 들여다보면 자연스럽게 답이 나온다. <인간 시장>의 김홍신 소설은 영화화, 되었음은 물론 10권이라는 장편은 100만 부 이상이 팔리는 밀리언셀러가 됐다. 김홍신 작가는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대학의 교수가 됐다.
처음 광운대학에 이력서를 넣었으나 보수성이 짙은 대학의 총장은 대중 인기작가를 교수로 초빙하는 것은 무리라며 초빙하지 않았다.
그래도 결국 어느 대학에 교수가 되었고 국회의원이 되어 여의도에 진출하였다. 정치인으로 성공 여부는 소설과는 괴리가 있었다. 당시 대통령에게 재봉틀로 입을 박아야 한다는 과격한 표현으로 시련의 정치인이 되었다.
새로운 문화의 축은 시대가 생산한다.
세상이 왜 바꾸어야 하는지, 문학이나 영화가 답을 주기도 한다. <서울의 봄> 영화는 두려움을 떨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도 된다고 스크린에 답하고 있다.
뜨는 것들의 뒤에는 양식과 행동의 지성이 뛰어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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