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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 건축자, 비참한 최후
최창일 시인·<시원의 입술>저자
작성 : 2023년 11월 28일(화) 16:44 가+가-
중국 역사에는 세 개의 큰 서사(書史)가 있다. ‘만리장성 건축’과 ‘분서갱유(焚書坑儒)’, ‘천안문’(1989년) 사건이다. 만리장성과 분서갱유는 진시황(BC259~BC210) 시절이다. 천안문 사건은 근대사다.
만리장성의 축성의 건축자는 이사(李斯, 기원전 208년 사망, 출생 미상)라는 재상(宰相)이다.
젊었을 때부터 야망에 불타는 이사는 말단 관리로 출발, 재상에 오른 자다. 이사는 진시황제의 일등 인재로 전국시대의 여섯 나라를 통일시킨 일등 공신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이사는 진시황의 기막힌 책사였다. 정치란 모름지기 긍정과 부정의 그늘이 도사린다. 이사는 진시황을 보필하며 무자비한 일을 저질러 악마와 같은 인물로 평가되기도 한다. 만리장성과 국정에서 반대하는 유생들을 무자비하게 생매장, 불태우는 일도 저질렀다. 바로 분서갱유다. 인류 역사는 야만의 정치사로 분류한다.
이사는 순자(BC298?~BC 238?)의 문하에서 공부했다. 사숙을 같이한 학자는 한비자(기원전 281?~기원전 281?, 48세)다.
진시황은 한비자의 책을 읽으며 한비자를 만나기를 원했다. 그렇게 한비자는 뛰어난 철학자다. 흥미로운 것은 한비자는 철학자임에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이론가다. 그러기에 법에도 뛰어난 식견을 가졌다. 공자와 같은 학자다. 공자는 정치, 철학, 교육을 전공하면서 법무부 장관을 아주 짧게 하기도 했다. 한비자는 법을 통하여 군주의 힘을 강하게 만들었다.
지금에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하고, 옮고 그름의 판단 기준에 의문 하게 한다. 한비자의 논리는 법은 오로지 군주를 위한 법이지 백성을 위한 법이 아니라는 이론을 가졌다.
진시황이 힘을 가지고 통치한 것은 한비자의 법리 사상을 통해서다.
기원전의 한비자의 철학을 짧게 살피면 왕에 충성스러운(직언) 말은 귀와 마음이 거슬린다. 총애하는 신하를 지나치게 가까이하지 마라. 군주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아야 권력을 장악할 수 있다. 법도만이 영원한 강국을 만든다. 외세의 힘을 빌리면 영토를 잃게 된다. 통치술에 정통한 인재가 나라를 다스리게 하라. 군주의 권세가 가볍고 신하의 권세가 무거우면 망한다.
하여간 한비자의 한 권 이상의 책, 통치 철학을 다는 열거 하기는 어렵지만, 진시황이 딱 좋아할 통치 철학을 전해주었다.
이렇게 진시황의 총애를 받는 한비자에 이사의 눈에는 거슬린다. 이사는 한비야에게 반란의 음모를 만들어 처형하고 만다. 진시황이 이를 문제 삼자 국가를 위한 일이라 변명한다.
이사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었다. 진시황은 한비자의 죽음에 몹시 애석해하였다. 그렇게 진시황을 존경한듯한 이사는 진시황이 숨을 거두기 바쁘게 중거부령 조고와 짜고 진시황의 둘째 아들 호해(胡亥)를 왕위에 올린다. 왕의 뒤에서, 조종하던 이사의 운명은 길지 못했다. 호해왕의 정치는 백성의 호응을 받지 못하고 멸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멸망하고 말았다. 모두가 이사의 소인배적인 정치 보좌 때문이다.
중국, 만리장성에 오르며 이사를 돌아본다. 만리장성을 축성하며 수많은 사람이 생명을 잃었다. 지금의 중국인은 희생의 이사와 선조는 기억하지 않는다. 다만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축성하여 유네스코 보물에 기록된 것을 기뻐한다. 달나라에서 촬영하면 만리장성이 보인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는다.
관광자원 역할에 만족한다. 결과적으로 ‘그때는 틀렸으나 지금은 맞다’라는 영화 대사와 같다.
동서고금을 돌아보면 정치에서 철학의 뿌리를 두지 않으면 국민과 나라는 불쌍하다.
기원전의 진시황 시절에도 실제 역량과 다르게 말만 잘하면 출세하는 세상이었다.
교묘한 말이 도덕을 문란케 하고 거짓이 진실을 덮는다. 이러한 역사는 공자 시대부터 지금까지 반복이 된다. 헐뜯고 추켜 올리는데, 힘을 쓴다. 온갖 말들은 유능함과 무능함에 구분이 되지 않는다.
말은 오로지 시민을 위해 쓰일 때 세상을 바꾼다. 말은 행동하는 철학이며 시민에 이익과 행복을 주어야 한다. 만리장성의 건축자 이사는 권력을 자신을 위해 섰다. 결과는 시신이 갈기갈기 찢기는 최후를 맞아 비참하게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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