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는 “교만과 독선”이 아닌 “국민의 가슴을 담는 사람”이다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3년 11월 13일(월) 16:37 가+가-

국회의사당에서 대정부 질문이 있거나, 국정감사, 상임위 회의가 있을 때마다 언론매체에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문구는 고성, 막말, 호통, 맹탕, 자리 안 지키기 등, 비교적 혐한 용어로 국회의원들의 난맥상을 지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원들은 그런 대접을 받으면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2024년 총선이 겨우 6개월 남았다. 지도자를 잘 뽑아야 한다는 국민들의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전혀 변함은 없으나, 날이 갈수록 더욱 정치권을 외면하게 되는 것은, 일은 뒷전이고 싸움판만 보고 있는 주인의 입장으로서는 당연하지 않겠는가 싶다. 국회의원 정수를 줄인다고 여·야가 말만 하고 법은 손보지 않고 있어 국회의원 정수 줄이기는 21대 국회에서도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라 이들이 하는 일이 국민과 국가를 위한 정책대안이나 민생을 해결하기 위한 법안에는 눈을 감은 채 정쟁이나 일삼고 발목이나 잡고 있으니 그럴 법도 하다.
다수의 지식인과 사회 지도층은 우리나라 국회의원 정수를 200명이면 족하다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입법기관인 국회가 자신들의 밥그릇 줄이는 법을 만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 국민은 그렇게도 정치권을 혐오하면서도 호남은 더불어민주당, 영남은 국민의힘으로 국회의원 만드는 자판기 구실을 한다. 때만 되면 자신이 국가 발전과 국민을 위해 지도자가 돼야 한다는 당위론을 편다. 유권자와 주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국민의 큰 일꾼이 될 것이라고 낮은 자세를 취하다가도 막상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민생법안 처리는 후순위이고 세비는 챙기고 국정감사장과 대정부 질문에서 총리와 국무의원을 상대로 호통 치는 국회의원이란 직업, 보통 시민들의 눈높이에선 참 매력적이기도 하다.
시·도지사와 시·도의원을 비롯한 기초 자치단체 의원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단체장도 당선된 후 자기 사람 챙기는 보은인사가 주를 이루다 보니 인사 잘했다고 칭찬받은 사람 보지 못했으며, 좁은 지역사회 내에서 손가락질당하면서 뒷 담화 하는 줄도 모르는, 몰염치한 사람으로 낙인찍히고 있다, 오히려 뛰어난 화법을 동원하여 자기 합리화하려고 애쓰지만 세간에는 늘 풍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
최근 모당의 혁신위에서 국회의원 10% 줄이기, 범죄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시 국회출석 의원 과반수이상의 동의를 받는 것 내려놓기, 세비 삭감하기 등을 혁신안으로 제시한 일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는 분위기이다. 개혁은 바로 국민이 가슴을 열고 받아들이도록 진정성 있는 접근이어야 한다. 모 신문 칼럼에 정치경험도 없는 분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했다고 비꼬는 기사를 게재한 내용을 읽어본 필자는, 우리나라 정치는 미안하지만 권력 지향적인 자들의 전유물처럼 되어 왔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로부터 배울 게 없다고 주장하고 싶다. 오히려 오염되지 않은 맑은 머리와 국민 속에 뿌리내리려는 따뜻한 가슴을 국민들은 더 요구하고 있다. 바로 이런 국민의 생각들을 충족시켜 주기 위해 내년에는 마음을 열어놓고 교만과 아집을 내려놓고 낮아지는 정치인을 선택하자고 제언한다.
낮아지는 자!우리의 눈이 번쩍 뜨이는 이 마법의 힘을 가진 사람에게 우리는 본능적으로 끌리게 되어 있다. 우리는 언제부터 그런 정치지도자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마음대로 휘두르는 날 선 검이 아니라 무디어도 국민의 가슴속에서 출발하는 믿음직한 정치 지도자가 뽑아지기를 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마법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심리학자들은 많은 사람들 중에서 유독 특정 사람을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인을 연구해 왔다. 그러나 심리학자들의 학문적인 접근도 좋은 방법이지만 수준이 높아진 유권자들은 현장에서 후보자들을 상대해 보면 겸손한 사람인지 그렇지 않은 사람인지를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문제는 그만한 자격을 갖춘 훌륭한 사람은 출마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권자들이 찾아 나서서 자격을 갖춘 숨어있는 인재를 발굴하여 모시는 적극적인 정치 참여 풍토를 조성해 가야 한다.
우선,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이다. 이런 분은 정직하고 깨끗하며 뇌가 젊다는 증거이다. 이는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니고 일하고 싶은 의욕과 정열이 넘치는 사람이다. 둘째, 공부를 많이 해서 세상 지식이 뛰어난 사람은 권력과 물질에 동화되기 쉬운 속성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에 언제 그 교만이 튀어나올지 모른다. 이런 사람은 가급적 배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러나 겸손하고 철학이 분명하여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일 수 있으니까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셋째, 누구의 말이던지 경청하는 사람은 상대방을 존중해 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마음에 두어야 한다. 넷째 상대방을 배려하는 덕목을 갖춘 사람은 겸손한 지도자의 자격이 있다. 다섯째, 국가의 정책과 당의 정책이 충돌될 때 나라의 미래를 위해 더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정책을 지지하는 용단 있는 사람을 선택하기 바란다. 우리의 내일이 더 나아지려면 정치 지도자를 잘 뽑아야 한다.
‘교만과 독선’을 꺼내어 대관령 정상의 찬바람에 날려버리고 그 자리에 국민의 심장을 모실 수 있는 ‘낮은 자로 남을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