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앞서, 지방자치 ‘30년 평가’와 “지방행정체제개편”이 시급!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3년 11월 06일(월) 16:26 가+가-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대한민국의 골격을 튼튼하게 하여 10년 후, 100년 후를 대비하여 기초체력을 확보하는 중차대한 일로서 지혜로운 결단이 필요하다. 개편의 시작은 지방자치 30년을 평가하는 작업이 먼저 선행되어야 하고, 그 평가를 기초로 학계와 정치권 그리고 전 국민이 참여하는 개편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하려는 움직임이 대두되면서 많은 국민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3일 국민의힘이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대해 “한마디로 서울 확장이고 지방 죽이기”라고 작심 비판했다.
사실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정치권과 학계, 국민모두의 의견을 모으는 치열한 토론과정과 이를 담론으로 이어가는 충분한 논의과정을 거쳐야 하는 나라의 커다란 의제이다. 때문에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하며 졸속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평생을 지방공무원으로 봉직하였다. 광역행정과 시·군행정, 그리고 기초의원도 경험해 본, 부족하지만 뼛속까지 지방전문가인 셈이다. 지금이 지방행정체제 개편의 최적기로 시대정신에 맞는 체제개편을 하는 것은 정부의 너무나 당연한 의무이다.
인구감소, 4차 산업, AI시대, 분초사회. 시·공간을 뛰어넘는 사회, 효율성이 최고의 덕목인 사회다. 냉엄한 국제질서 속에서 경쟁력을 극대화시켜 나가는 데에는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와 일사불란한 추진체계는 또 다른 시대정신이다. 유능한 지도자들은 국가의 큰 “어젠다”를 만들어가는 때와 시기를 잘 포착한다. 그 일이 국가의 장래를 좌우하는 최고의 덕목이기 때문이다.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1980년대부터 정치권과 학계에서 간헐적으로 논의돼 왔다.
2001년 金大中(김대중) 정권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232개 市, 郡, 區(시군구)를 광역화해 기초자치단체의 수를 130~160개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했다.
개편 논의는 지방분권을 내세운 盧武鉉(노무현) 정권에서 본격화됐다. 2005년 노무현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를 제안하자 한나라당은 “지방행정체제를 개편하는 게 더 낫다”라고 맞장구쳤다.
그 결과 2005년 10월 여야는 국회에 ‘지방행정체제 개편 특별위원회’를 구성했고 당시 특위는 상당한 부분을 합의했다.
행정체제개편 특위는 2006년 2월 “16개 시도를 70개 광역시로 개편한다”라는 보고서를 내면서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각 당이 이를 공약으로 제시하고, 차기 정부가 집권 초에 구체적 프로그램을 제시해 국민투표를 거쳐 개편에 나서야 한다.”라고 결론 냈었고, 2006년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잠시 중단됐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인 2008년 8월, 민주당은 전국 시도를 60~70개 광역시로 개편하는 내용을 정기국회의 핵심과제로 선정했다. 한나라당도 ‘저비용·고효율의 행정구조’ ‘풀뿌리 지방자치 실현’ 등을 이유로 이에 합세했다. 2008년 9월 이명박 대통령은 “시대에 적합한 지방행정계층구조가 필요하다”며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주요 내용은 “지방행정체제는 저비용·고효율의 간편·광역체제로 개편한다.” “자치단체의 책임 하에 생활 자치를 구현할 수 있도록 인구·면적·권한·경제력 등 자치단체의 역량을 강화하고 주민의 편익을 제고해 주민의 자치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첫째, 행정계층을 1단계 감축한다. 현행 ‘시도-시군구-읍면동’의 3 계층(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의 행정구를 포함할 경우 4 계층)을 1단계 줄여 인력과 예산, 시간을 절약한다. 행정계층을 1단계 감축(폐지)할 경우 道(도)가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둘째, 시군구를 광역화한다. 현재 주요 도시의 면적은 협소한 반면 인구는 계속 증대되고 있다. 이에 반해 농촌은 인구가 계속 감소함으로써 都農(도농) 간 격차가 심화일로에 있다. 교통·통신 및 정보화의 발전에 따라 기존의 행정구역 경계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따라서 행정구역을 인구 및 경제권·개발권과 생활권에 따라 수 개의 시군구를 통합해 적정한 규모로 광역화한다. 셋째, 읍면동을 準(준) 자치단체화 한다. 읍면동은 가장 적합한 지방자치의 기초단위다. 넷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을 재조정해 ‘지방광역행정체제’를 구축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 안은 당시로서는 여·야가 90% 합의한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으로 평가받았다.
따라서 조급하게 추진하기보다는 지방자치 30년을 평가하는 작업이 개편의 당위성을 충족시켜 나가는 합리적인 과정으로 이어지도록 하여야 하며, 개편의 핵심에는 인구감소 지방소멸, 시대성, 효율성, 신속성, 주민참여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서울시 편입문제는 큰 틀에서 전국의 지방행정체제 개편과제를 다루면서 함께 해결해 나가기를 바란다. 이념이 다른 정당들이 국가적 의제를 합의하고 실천해 나간다면 정치권을 외면하고 관심이 없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나라의 미래를 위하여 “2030 어젠다”를 함께 구상하고 함께 실천해 가는 미래지향적인 정치권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승적인 결단을 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