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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활속 유해 화학물질은?
조경희 송원대학교 재활보건학과 교수
작성 : 2023년 11월 05일(일) 16:22 가+가-
우리는 화학물질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주로 공장이나 실험실에서나 사용되는 물질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화학물질은 생각보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 존재하고 있다. 우리가 집에서 매일 사용하는 생활 속 용품들에서 다양한 화학물질들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이러한 화학물질은 입자가 매우 작아 우리 몸에 쉽게 흡수되고 축적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생활 속 유해화학물질을 하나씩 살펴보자.
먼저 욕실로 가보자.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욕실용품(치약, 삼푸, 린스 등)이 이다. 치약의 경우 주요 성분이 ‘라우릴황산나트륨’이다. 이것은 계면활성 작용을 통해 구강 점막이나, 미뢰세포를 파괴해 미각 이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
어린이 치약도 예외가 아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일향 등을 첨가하기위해 합성향료가 포함되어 있어 더욱 위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치약은 적당량만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샴푸나 바디워시의 경우도 합성계면활성제가 많이 들어가 있다. 이것은 피부 세포막을 파괴하여 독성이 인체로 들어가면 배출이 어렵다. 만약 장기간 노출될 경우는 아토피, 알츠하이머, 파킨슨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식물성 추출 합성 계면활성제가 포함된 것을 고르거나, 비누로 만든 샴푸, 약산성 샴푸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자리를 옮겨 주방으로 가게 되면 식사 후 설거지를 위해 사용하는 주방세제가 있다. 여기에도 계면활성제로 사용되는 ‘알킬페놀’과 ‘알킬페놀 에톡시레이트’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이것은 내분비계 장애 물질로 추정되며 남성의 경우 발기부전과 무정자증을 유발할 수 있고, 여성의 경우 기형아 출산을 유발시킬 수 있다. 따라서 되도록 알킬페놀류가 포함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거나 밀가루나 베이킹소다 같은 천연 세제로 대체 사용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는 최소량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 자주 사용하는 물티슈에도 다양한 화학물질이 포함되어있다. 그 중 4가지 성분(PGH, PHMG, CMIT, MIT+PHMB)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켰던 ‘가습기 살균제’에도 사용되었던 성분이다. 최근에는 많은 회사들이 깨끗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므로 구매 시 천연원료를 사용하여 무독성으로 아토피나 염증에도 문제가 없는 성분인지 확인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이나 등산 시 많이들 사용하는 벌레 기피제도 DEET(디에틸톨루아미드)라는 화학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이것은 벌레 기피 효과는 뛰어나지만, 신경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하니 제품 구매 시 성분 함량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6개월 미만의 유아에게는 사용하지 않고, 노출 부위인 팔, 다리, 목 등에만 사용하고 전신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불임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5년간 불임과 난임 시술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2년 기준 불임 환자 수는 22만 7,922명에서 23만 6,801명으로 4.7% 급증했다. 특히 여성 불임 환자는 15만 3,085명에 달했다.
불임의 원인으로는 난소 기능 저하, 배란 장애, 난관 손상, 자궁경관 또는 면역학적 요인, 자궁인자 등이 있다. 최근에는 초혼, 초산의 연령이 높아지면서 생활 속 유해화학물질 등 환경호르몬도 불임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불임의 원인 중 하나로 손꼽히는 환경호르몬인 ‘톨루엔’은 다수의 생활용품에 포함되어 있다. 특히 여성들의 필수품인 생리대를 비롯해 매니큐어, 인조손톱, 미용접착제 등에서 쉽게 노출될 수 있다. 특히 매니큐어의 경우 대부분 강한 휘발성의 유기화합물로 만들어진다. 또한 미용 목적으로 많이 쓰는 인조손톱 접착제 및 속눈썹 접착제 등 미용 접착제에도 톨루엔이 사용되는데, 지난 2017년 인조손톱 접착제에서 톨루엔 등 기준치의 40배가 넘는 유해 물질이 검출되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내 몸속은 이대로 안전할까? 라는 걱정스러운 의문이 드는 동시에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란 책에 나오는 구절이 떠오른다. “계속해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마침내 단단한 바위에 구멍을 뚫는 것처럼,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위험한 화학물질과 접촉하다 보면 결국 우리에게 심각한 문제가 일어나게 마련이다. 아무리 그 양이 미미해도 거듭되다 보면 몸속에 화학물질이 축적되어 마침내 중독을 일으킨다. 평범한 시민이라면 우아한 판매기술과 얼굴 없는 설득자에게 속아 넘어가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죽음의 물질을 인식할 수 없게 된다.”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는 너무나도 친근한 생활용품들을 다시 한번 돌아볼 시간이다. 지치지 않고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에 구멍을 뚫어버리기 전에, 가려진 진실을 직시하고, 우리 주변의 죽음의 물질을 인식하여 나와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한 신중을 기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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