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시킨 ‘순천시에 바란다’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3년 10월 30일(월) 16:34 가+가-

지난 4월 1일 개막한 순천만 국제 정원 박람회가 7개월 동안의 대장정의 막을 내리고 오늘 “새로운 시작, The 높게”를 주제로 폐막식을 가졌다.
지난 4월 1일 “정원에 삽니다.”를 주제로 정원 박람회를 개막한 이후 오늘(31일)까지 214일 동안 이어져 왔었던 긴 여정 동안 900만 명을 훌쩍 넘긴 관람객들이 박람회장을 방문함으로써 지금까지 가장 많은 관광객이 순천을 방문하는 결실을 맺었다. 대한민국 국민의 5분의 1을 모셔오는 결과를 만들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그동안 준비 단계부터 개막식이 열리고 개장하여 관객이 방문하는 동안 내내 노심초사하면서 그 중심에서 일해 왔던 (재)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회 이사장 노관규 순천시장을 비롯한 조직위원회, 순천시청 공직자 여러분 그리고 자원봉사자와 시민 여러분들에게 지면으로 수고와 감사의 말을 전한다.
금번 개최했던 정원 박람회는 2013년과는 규모나 내용면에서 많은 차이가 나는 박람회였다.
우선 구모는 2013년에 비해서 보다 크게 확장되었으며, 내용면에서도 기후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내용을 비롯하여 많은 콘텐츠들이 다양하게 선보인 역동적인 모습에서 ‘생태도시’ 이미지를 높인 박람회였다고 생각한다.
다만 동천고수부지의 고속도로처럼 확 트인 포장도로나, 시내 입구에서부터 꽉 막힌, 콘크리트에 약탈당한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옥에 티’이다.
박람회를 통한 생태도시를 대내외에 표방하면서 미래를 내다보았던 시장이 있는가 하면, 생태도시 조례마저도 머리에 담지 못한 사람들이 저질러 놓은 것 같아서 안타깝지만 그들 나름대로 이유 있는 변명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한다. 시장의 도시정책 마인드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뜻이다. 아스팔트로 시원하게 포장된 동천 한쪽을 뜯어내고, 자연 친화적인 황토 길을 만들어 시민들이 활용토록 하는 것이 생태 하천의 정신이 아닐까?
정원박람회의 효시는 1862년 런던 Kensington에서 RHS(Royal Horticulture Society)가 주관한 Great Spring Show를 선보임으로써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 놓았다고 할 수 있다. 정원박람회의 전파는 정원문화의 발달과정과 유사한 경로를 거치게 되는데, 영국을 중심으로 독일과 프랑스에서 정원박람회가 번성하였고 점차 미국과 아시아지역으로 확산되었다. 『국어대사전』(이희승 편저, 민중서림 출판, 1998)에서는 정원을 “미관이나 위락 또는 실용을 목적으로, 주로 주거 주위에 수목을 심든가, 또는 이 밖에 특별히 조경이 된 토지” 또는 단순한 “집안의 뜰”로 풀이하고 있다. 오늘날 정원은 깊은 문화적 뿌리와 정체성을 가진 꿈과 비전의 거울로서 사회 정의,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험의 장으로서 인간과 자연과 관계를 나타내는 장소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국민의 5분의 1이 다녀간 국제정원 박람회의 성과를 우리는 어떻게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여야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폐막식에서 제시한 “새로운 시작, The 높게”라는 야무진 구호처럼, 새롭게, 촘촘하게, 더 미래적인 디자인을 하겠지만? 우선 우리의 미래 비전을, 글로벌 기후위기에 대응해 나가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담아낼 수 있는 생각과 설계를 클로즈업시켜야 한다. 동시에 이제는 우리의 접근전략을 탄소배출이 많은 지하자원에서 탄소배출을 제로화할 수 있는 지상자원, 즉 정원으로, 그 역할은 순천만 국가정원이 맡아서 하도록 역량을 결집해 가야 한다.
최근 ‘포스트오일(Post Oil), 2030 그린 사우디(Green Saudi)’ ‘네옴(NEOM) 시티’를 진두지휘하는 빈살만 왕세자가 지목하는 최고의 파트너로 한국이 주목받고 있다. 사우디의 압둘아지즈 에너지부 장관(빈살만 왕세자의 형)은 이렇게 설명했다.
“현대건설 시절부터 알게 된 한국은 중동의 정세가 불안해져도 현장을 떠나지 않더군요. 더구나 기술도 뛰어나고 일을 아주 빨리 잘합니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의 산유국에서 세계 최대의 청정수소 수출국으로 변모할 텐데 한국은 모든 면에서 최고의 파트너가 될 겁니다.” 한국은 지정학적 갈등을 극복할 두 가지 조건, 즉 ‘믿을 수 있는 파트너십(reliable partnership)’과 ‘대체불가의 역량(indispensable capability)’을 갖추고 있는데 여기에 ‘민첩성(agility)’까지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방문은 좋은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정원도 수출할 수 있지 않을까? “사우디 프로젝트, 네옴시티”에 국가정원 1호를 수출하면 어떨까?
우리 공동의 미래는, 세계 각국이 모두 탄소 중립 정책에 참여함으로써 보장받을 수 있다.
“지구는 하나지만 세계는 그렇지 않다. 우리 모두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하나의 생물권에 의지하지만, 각자의 공동체 혹은 국가는 다른 공동체 혹은 국가에 주는 충격을 거의 고려하지 않고 각자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투쟁한다.” “우리의 새로운 시작”은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살리는 글로벌 운동에 앞장서는 것이다. 그 동력을 정원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였던 결집된 순천 시민의 역량으로 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