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옳다”고요?
김요한 주필
작성 : 2023년 10월 26일(목) 16:29 가+가-

‘국민이 옳다’ 윤석열 대통령의 말이다. 이제야 깨달았다는 말인가. 국민은 언제나 옳았다. 국민의 무엇무엇이 옳은지는, 그런 국민 앞에 당신 생각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는 내용이 없다.
오리무중의 말을 던져놓고 자신이 숨을 곳을 찾는 모습이 역겹기 그지없다. 당신의 말대로 ‘국민이 옳다’면 당연히 국민의 무엇이 옳고, 그렇게 고백하는 당신이 여지껏 국민께 어떠 했는지는 그리고 무엇이 잘못되었으니 이렇게 고치겠다는 마무리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 ‘국민이 옳다’고 위기 국면에 국민을 슬적 쓰다듬고 어물쩡 넘어가겠다는 심사가 엿보여 과연 저분의 국정철학은 무엇인지 궁금증이 넘친다.
자신의 잘못을 되짚어 보긴 죽기보다 싫고 그렇다고 무작정 버티는 것에도 한계를 느끼고 뱉은 말이 ‘국민은 옳다’이다.
그만 좀 국민을 피곤하게 하셨으면 한다. 열불도 한계가 있는 것인데 폭발하면 또 국정 반역죄? 같은 죄목을 씌워 압수수색하고 강력수사팀 꾸려 맞설 심산인가? 국민을 믿어야 하는데 검찰을 중심으로 권력기관을 믿는 구습에서 탈피할 결의없이 ‘국민이 옳다’며 눙치고 이제 나 할 일을 다 한 것처럼 그 특유의 편안함을 누리려는 속셈이 드러나 보인다.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여권 후보선정부터 민심이 그대로 드러난 참패까지…그렇게 하고서도 국민이 지지해 줄 것을 믿었다면 이것은 망나니짓과 다를 바가 없다. 야권이 정권심판 슬로건을 내걸 것은 불을 보듯 환한 터에 스스로 화약을 품고 불로 뛰어든 격이니, 또 이런 지도자를 국민의 수용하고 섬기는 것이 애국이라 치부한다면 살날 같은 소망과 기대도 이제는 접는 것이 현명할 듯하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윤석열 대통령의 화두는 민생과 소통 강조로 정리된다. 더 이상 검찰을 비롯한 권력 기관을 동원한 정치보복적 수사, 정적제거 목적이 의심되는 수사를 잘못된 것으로 인정하고 당장 멈출 것을 선포했어야 한다.
민생과 소통을 들먹이며 자신의 부하들을 닦달할 것이 아니라 내가 이렇게 변하겠다며 구체적으로 야당과의 소통 방식을 말하고, 언론장악 시도가 의심되는 인사나 방향들을 명확히 제시 국민의 신뢰는 회복해야 한다.
누군가 “이제는 대통령 욕하기도 지겹다. 대통령 욕만하다 보니 내가 불행해 지는 것 같다”했다.
“나라를 이끌어 가는 것은 이념이라 외치고 국무위원들을 향하여서도 이를 위한 전투력을 요구하더니 21일 출국 순방길 마중 나온 한덕수 국무청리에게 “내각은 제대로 된 현장 민심을 청취해 달라” 주문했다. 대통령 눈치만 살피는 사람들에게 또 한번 책임을 떠넘기고자하는 수순으로 감지되는 이유는 무엇일가? 16일“국민소통과 현장소통, 당정소통을 더 강화하라” 18일“비서실장부터 수석, 비서관, 행정관까지 민생현장을 파고들어 살아있는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말잔치에 배가 부르다. 문제는 대통령의 말을 들은 그들이 무엇을 어떻해야 할지를 파악이나 할 수 있으며, 지시에 따른 어떤 열매를 거둘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허공에 떠돌고 말 공수표에 그치고 말 것이라는 예측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왜일까? 이제껏 내가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다는 자기 성찰은 100% 결여 되어 있는 것이다. 강서구청장 참패에 대통령 자신은 전혀 책임이 없다는 모양새다. 대통령실이 내각이 총리가 뭔가 부족하다는, 그래서 그런 결과가 나왔으니 정신들 차리라는 것이다. 과연 정신을 어떻게 차릴까? 까무러치지 않은 것이 용하다 싶다. 6개월 후인 총선에서 200석까지를 바라보며 호기롭게 자신감을 보였던 대통령이 민생, 소통을 들먹이지만 총선을 이기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는 전투적 독려로 들리는 것은 왜일까…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는 윤대통령 정치 참여 이후 첫 번째 충격적 패배이다. 하고자 한 대로 다했고, 어찌됐건 다 이겼다. 청와대를 팽개치고 용산에 대통령실을 차린 것도 무리에 무리를 다하여 각종 문제를 유발했지만 결국 안착했다. 대선경선승리→대통령당선→지방선거승리→ 친윤 당대표 선출까지 한차례도 하고픔에 걸림돌이 없었고 승리에 승리를 거듭했다.
그래서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도 무시하고, 30%대를 넘지 못하는 여론도 깔아 뭉겠다. 비판적인 야권은 제거해야 할 적으로 치부하고 일체의 대화를 거부했다.
이제야 윤대통령은 내가 무언가 잘못하고 있음을 깨달은 것 같다.
그러나 그렇다고 내가 어떤 책임을 고백하는 것은 자신의 사전에 없기에 생각 끝에 ‘국민이 옳다’는 다섯자를 던지고 참모들 뒤로 숨었다. 그리고 민생, 소통만을 꺼내놓고 외국 순방길에 올랐다.
국민통합을 위한 어떤 희생적 제슈츠어도 뭉개버렸다. 배 속이 아픈데 배위에만 약을 바르면, 국민이 옳게 여기는 치유는 물 건너가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