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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 부끄러운 속살, 우리는 “쩐의 전쟁”중에 있다
이창용 前 순천대학교 외래교수
작성 : 2023년 07월 17일(월) 16:37 가+가-
드라마 “쩐의 전쟁”은 2007년 5월 6일부터 7월 5일까지 20부작으로 SBS에서 방영된 시청률 36.3%라는 드라마 역사상 최고의 인기를 기록했다. 왜 그렇게 인기가 있었을까? 우리들이 드러 내놓기 쉽지 않은 속살을 고스란히 드러내 놓은 후련한 연기였기 때문이 아닌 가 싶다. 돈을 주제로 만들어진 드라마였으며, 돈과 관련된 모든 스토리가 다 동원된 범죄스릴러에 로맨스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로 제작하면서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더더욱 아직도 양심이 살아있는 선한 사람들이, 드라마가 던진 메시지를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린 교훈으로 잘 소화해 낼 수 있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계속 여운을 남겼던 작품으로 생각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서울, 양평 간 고속도로의 종점을 어디로 결정하느냐의 일종의 ‘쩐의 전쟁’ 중에 있다. 기존의 국도나 지방도를 이용할 경우 한 시간에서 1시간 50분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고속도로가 건설될 경우 20분에서 25분 거리로 좁혀지기 때문에 숙원사업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데 종점으로 연결되는 노선이 예타 시점에서 결정되었던 당초 강서면 (안)이 군민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강상면 (안)으로 수정됨으로써 여, 야간에 첨예한 대립이 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갈등이 쉽게 해결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드라마 ‘쩐의 전쟁’에서 보면 한쪽이 소탕이 되어야 해결된다.
사실 지금의 경우도 내년 총선과 관련하여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여론의 향방이 걸려 있기 때문에 사활을 걸고 싸우고 있는 것이다.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쩐의 전쟁’이다. 당초 노선에는 전 양평군 지자체 장, 거물급 정치인들, 수정 노선에는 대통령 영부인 문중 소유 토지가 버티고 있기 때문에 알고 보면 이는 ‘쩐의 전쟁’으로 표현함이 적절한듯하다.
이 일에 결부된 인사들을 살펴보면 우리 사회에서는 비교적 여유 있게 살고 있는 부유층들인데 쩐을 대물림하기 위한 ‘쩐과의 전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우리의 정치 세계는 한마디로 일종의 쩐의 전쟁이라는 표현이 매우 적절한 듯하다. 조심스럽게 들여 다 보자. 대통령선거에서 이기면 인사권만 하더라도 셀 수 없이 많다. 640 조라는 어마어마한 예산을 편성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고, 이를 집행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국회의원의 경우 당선되면 연봉이 1억 5500만 원 보좌진은 8명으로 국회 사무처 직원신분이며 불 체포 특권, 면책 특권, 일부 편의시설 무료 이용권 등 염라대왕도 샘내는 직위다. 각종 지자체장들과 지방의원들도 예산 편성권과 의결권 지자체장의 집행권 등 모든 것이 돈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선거는 돈을 벌기 위한 ‘쩐의 전쟁’이라는 것이다.
다음은 장기표(77) 특권폐지국민운동본부 상임 공동 대표가 말하는 스웨덴 국회의원과 한국 국회의원 모습을 재구성한 것이다.
“나는 스웨덴 국회의원이다. 오늘도 자전거를 타고 좁은 사무실로 출근했다. 오전에는 커피 한 잔 타서 마시고, 직접 서류를 복사하고는 법안 검토를 했다. 법안을 따져 보는 것은 골치 아픈 일이다. 관련자들의 이해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오후에는 유권자들을 만나 그들이 걱정하는 사안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나는 지금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지만, 또다시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 나의 재능을 모두 동원해 한 번 봉사한 것으로 충분하다. 다음 국회에서는 다른 사람이 좀 고생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다. 요즘 나의 목표는 내년 총선에서 또다시 당선되는 것이다. 그래서 강성 지지층과 당 지도부의 눈치를 많이 보게 된다. 당내에서 입바른 소리를 했다가는 여의도를 떠나야 한다. 나도 뇌물을 받고, 청탁도 하고, 직권을 좀 남용했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다른 국회의원처럼 불체포 특권, 면책특권을 행사하면 되기 때문이다. 내가 연봉 1억 5500만 원을 받고, 의원회관내 목욕탕, 헬스장, 병원 등을 무료로 사용하고, 가족들도 일부 시설은 공짜로 이용하고 있지만, 다행히 국민은 그걸 잘 모른다. 염라대왕도 부러워한다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인데, 이 정도 호사는 누려야 하지 않겠는가? 누구 좋은 일 하라고 내려놓겠는가?”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온 세계가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에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귀를 열어두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국가의 정책을 바꾸어야 하느냐 마느냐의 중대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살얼음판을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도 강대국이라면 이렇게 쩔쩔 메면서 나약한 모습을 안 보여도 될 텐데….
중국은 지네들의 맘에 안 들면 예나 지금이나 인해 전술로 어김없이 우리를 괴롭힌다. 이처럼 ‘쩐의 전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우리를 바르게 지탱하고 있는 철학도, 인격과 바른 인성도, 황폐한 장신구에 불과할 것이다. 우리나라 청빈의 상징인 황희 정승이 생각난다. 언제까지 탐욕에 약탈될 것인가? 죽은 사람의 壽衣에는 주머니가 없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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