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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역사 속 사라져가는 탄광 : 끝나지 않은 광부의 직업병
조경희 송원대학교 재활보건학과 교수
작성 : 2023년 07월 02일(일) 16:32 가+가-
오늘 뉴스를 통해 118년의 역사를 가진 전남 화순 탄광이 돌아오는 30일에 폐광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보게 되었다. 산업부에서는 대한 석탄공사가 소유한 전남 화순탄광뿐만 아니라, 태백 장성탄광, 삼척 도계탄광을 조기 폐광하기 위한 논의가 이루어져 왔었고, 올해 6월 말 전남 화순탄광을 시작으로 내년은 태백 장성탄광과 2025년 삼척 도계탄광을 폐광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부터 시작하여 대한민국의 산업화에 크게 기여했던 탄광의 역사가 이제는 막을 내리게 되었다. 화순 탄광의 경우 지난 오랜 시간 동안 우리나라 남부권역의 최대 석탄 생산지로서 연탄의 수급 안정과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해왔다.
1970년대 석유파동시절이나 2003년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으로 에너지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도 화순탄광은 연탄용 석탄을 증산하여 서민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줬다. 6.25 전쟁 이후에도 나무 땔감 사용으로 전국의 산림이 황폐해졌지만, 연탄보일러의 연탄 사용이 확대되면서 1970년대 말에는 산림이 안정적으로 회복될 수 있었다. 하지만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한 시대적인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연탄의 경우 채굴할수록 탄광의 갱도는 계속 깊어지게 된다. 그리고 생산설비 또한 노후화하면서 근로자의 안전사고 가능성도 문제가 되어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까지 진행중에 있는 탄광 현장의 노동자에서 발생하는 직업병도 큰 문제였다.
탄광 노동자들은 위험천만한 작업 현장에서 항상 노출되어 있다. 이 같은 환경에서 살아남더라도 진폐라고 불리우는 불치병에 걸려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다. 진폐증이란 일반적으로 여러 종류의 분진이 폐 속에 침착된 후,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면역 체계를 자극해 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는 질병이다. 진폐증은 잠복기가 긴 질병이므로 질병이 발병하고 나면 치료가 어렵고 합병증이 발생하게 되면 그때부터 요양을 시작하게 된다. 탄광 종사자 외에도 미세섬유인 석면을 사용하는 건설업, 비금속광업, 제조업 등에서 많이 발병하는 질환이다.
1965년부터 1989년까지 탄광 현장에서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많은 노동자가 사망했다. 이후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줄어들고 있지만, 진폐증으로 인한 사망은 여전히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산업재해 현황을 살펴보아도 전체 질병사망자 중 1위가 뇌심혈관계질환으로 사망하였고, 그 뒤를 진폐증이 차지하고 있어 광부는 가장 많이 사망하는 직업으로 여겨졌다.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발파 이후 분진이 가라앉기도 전에 다시 막장으로 들어가 그 분진을 그대로 들이마시며 작업을 진행한다. 자신을 보호해줄 수 있는 마스크도 숨이 차면 일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잘 착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내부의 고온다습한 열악한 환경 역시 이들로 하여금 마스크를 벗게 했다.
진폐증은 직업병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최초로 직업병 보상을 받은 사람들도 탄광의 광부로부터 시작되었으니, 우리나라의 산업보건의 역사와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진폐증 외에도 소음성 난청도 탄광의 대표적인 산재 질병이다. 광부들은 갱도를 타고 수백미터를 들어가 착암기로 암석을 뚫고 다이너마이트를 돌 틈에 넣어 폭파시키며 굴속을 전진해 나간다. 이때 사용되는 착암기의 소음은 100dB 수준으로 열차가 지나갈 때의 철도변의 소음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러한 작업환경에서 귀마개도 없이 착암기의 소음에 시달리다 밖으로 나오게 되면 옆에 동료가 소리를 질러도 잘 알아듣지 못하게 된다. 초기에는 일시적인 난청이 발생하지만, 오랜 시간 노출되게 되면 결국 소음성 난청으로 발전하게 된다.
여기서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대표적인 직업병들이 현대 의학으로도 적극적인 치료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들은 탄광을 떠난 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질병으로 인한 고통을 받고 있다. 그리고 안타까운 사실은 탄광 일을 그만두고 나서도 이 같은 질병으로 고통받으면서 단순히 근로자 본인의 잘못으로만 생각하며 직업병으로 인한 산재 보상에 대한 부분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지속적인 업무로 인해 발생한 질병은 일을 그만둔 후, 시간이 지난 지금이라도 충분히 산업재해로 인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직업병으로 고통받는 과거 탄광 근로자가 있다면 산재 보상에 대해 확인하고, 직절한 보상을 통한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마지막으로 탄광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을 이끈 산업화의 산 증인인 그들의 노고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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