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그리고 지금은,
김요한 주필
작성 : 2023년 05월 25일(목) 16:56 가+가-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이 지난 23일 김해봉하마을에서 열렸다.
이번 14주기 추도식 주제는 노전대통령의 책 ‘진보의 미래’의 구절이기도 한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로 정해졌다. 추도식에는 여야지도부를 비롯 각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 했다.
본 칼럼 제목으로 ‘그때와 지금’을 잡으며 현재의 어수선한 국정기조에 한숨을 쏟을 수 밖에 없는 안타까움을 독자와 함께 나누고자 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삶이 팍팍한 것은 다름이 없다. 그러나 그때는 국가정책에 대한 미래의 비전을 볼 수 있어 국가에 희망을 가졌다면, 지금은 나라가 ‘어디로 어떻게 가고자 하는지?’
윤대통령의 국정철학 기조는 과연 무엇인가? 외교는, 국방은, 경제는 그리고 나라 운행의 운전대랄 수 있는 정치는? 한마디로 모든 것이 오리무중이다. 무엇이 어떻게 잘못돼 가고 있는지조차 가늠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좌절감 속에 아예 건강을 위해서라도 나라일에 무관심하는 국정포기층이 늘고만 있다.
한마디로 나라에 미래가 없어 보인다는 탄식이 높아만 가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여당은 자신들을 향하여는 자화자찬 일색이요. 뻔한 잘못도 전혀 개선이나 뉘우침의 기색이 없다. 와중에 야당은 거친 목소리만 높아지고 이렇다 할 개선책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를 집어 보면 검찰권력을 앞잡이로 일체의 타협과 협력을 거부한 채 몸집만 큰 야당을 식물인간 취급으로만 일관하니 묘책이 없이 정권에 대한 건전한 투쟁의지마저 상실해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정치현실에 피해자는 고스란히 국민몫이다. 국가의 미래 정책 비전이 없이 야권 막살 방법에만 골목하는 정부. 그러나 그때는 정부가 국가현실을 진단하고 오직 국민과 국가를 책임지려 했다.
국민을 권력의 주체로…
2003년 3월 7~8일, 20년전이다.
그때 과천 중앙공무원 교육원에서 노무현정부 출범뒤 첫 연수회가 장관, 위원장, 청와대 수석들을 대상으로 열렸다. 이때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국정 철학을 기초연설을 통해 밝혔다.
(과연 지금 윤석열 정부가 이런 국정철학을 내놓은 적이 있는가? 본 내용은 노무현 정부시절 초대 정책실장, 정책기획위원장겸 정책 특보를 역임한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의 ‘참여정부 천일야화’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당시 노전대통령의 기조연설 전문이다’ “나의 일생은 끊임없는 도전이었다. 막상 대통령이 되고 보니 앞으로 5년간 국민 먹을거리를 어떻게 장만하나 하는 고민이 앞선다. 첫째 정치의 본질은 권력투쟁이다. 그러나 민심을 얻기 위해 왕도사상이란 것도 나오고, 국민에 대한 봉사가 필수다. 국민은 스스로 주인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정치인에게 속지 않는다. 둘째, 정치는 기본적으로 조삼모사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국민을 기분 좋게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셋째, 정치는 국방, 치안, 경제와 직결된다. 넷째, 국정비전을 내놓아 국민에게 길을 제시해야 한다. 국정은 근본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 통합하는 일이다.
다섯째, 적절한 위기 관리가 필요하다. 참여정부는 개혁 정부가 되어야 한다. 개혁정부관 첫째 왕성한 기술혁신이고, 둘째는 시장개혁이다. 재벌개혁을 포함한 시장개혁을 외국에서 지켜보고 있다. 기업은 단기적으로 개혁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필요하면 속도조절은 하되 일회성이 아니라 5년 상시개혁이 돼야 한다.
셋째, 문화 혁신 가치지향의 사회로 가자는 뜻이다. 페어플레이 문화, 원칙과 신뢰가 확립돼야 한다.
넷째, 동북아시대, 이는 시장 확대를 의미한다. 다섯째, 지방화,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부담과 갈등 비용이 크므로 균형 발전이 필요하다.
개혁과제는 ①정치개혁, 정치권이 자율적으로 개혁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만일 안하면 대통령이 당원들을 설득할 것이다. ②정부개혁, 영국의 대처총리나 뉴질랜드는 ‘작은정부’를 지향하지만 나는 작은 정부를 공약한 적이 없다. 그보다는 ‘효율적 정부’가 중요하다. 조직개편은 일거에 하지 않겠다. 1~2년 일해가면서 천천히 가겠다. ③언론개혁, 국민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언론 스스하는게 좋고, 정부가 나서는 것은 한계가 있다. 정부는 적어도 언론과 유착하지는 말아야 한다. 정부와 언론이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내가 대통령 당선된 것도 언론과 유착하지 않고 싸워온 덕분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언론과 적당히 타협할 생각 없다. ④교육개혁 ⑤권력기관 개혁, 앞으로 국정원장 정치보고 받지 않겠다. 국정원은 이제 창조적인 일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동북아 시대에 맞는 새역할, 남북문제나 국제적으로 할 일이 있을 것이다. 검찰도 달라져야 한다. 정부를 마지막으로 지켜주는 일은 검찰이 아니고 국민이다. 5년간 당당하게 나가겠다. 대통령이 검찰에 의지하면, 검찰이 국민위에 군림한다.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 국민으로부터 불신 받은 조직이 환골 탈퇴하려면, 서열을 타파하고, 과감한 발탁인사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정부는 학습, 진화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 장관은 공무원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해야하고, 일하는 10개중 1개라도 채택될거라는 신뢰를 줘야 한다.
공무원들을 신뢰하며 일을 시작하려고 한다. 과거 국정감사 뒷바라지 하느라 정부부처 옆에 방한 칸 얻어놓고 불철주야 노력하는 공무원들을 보며 우리나라가 앞으로 잘되겠구나 생각했다.
5년내내 임기중 이 국정철학을 기초로 흔들림없이 일했다는 회고로 역사는 그때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때 그렇게, 오늘의 국가 기반을 만들어 갔다. 지금 이대로면 나라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역사가 답을 써가고 있을 것이다. 노무현 참여정부, 그때는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주고자 했다면, 윤석열 정부 지금은 할수만 있는대로 권력을 사유화 하기에 급급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