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잘못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은 성숙한 민주시민의 ‘기본덕목’
이창용 前 순천대학교 외래교수
작성 : 2023년 05월 08일(월) 16:38 가+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대해 여·야가 극명한 평가를 내놓고 있어 대한민국은 반으로 나뉘어 싸움판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싸움판 정치가 민주주의라 한다면 이런 민주주의는 거부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성토하고 있고 믿음이 사라진 이 사회에 무엇인들 믿을 수 있으며 한 발짝 인들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느냐고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사사건건 서로의 들보를 들추어내어 난도질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 앞에서, 하나라도 좋으니 잘한 일을 한 가지 이상 발굴하여 서로를 칭찬하는 운동이라도 벌이라고 주문하고 싶다.
왜 이렇게 되어 버렸을까? 굳이 원인을 찾자면 성공의 수단이 상대를 짓누르고, 밟고, 제거해야 하는 비교 우위의 교육과 잘못된 습성 때문은 아닌지 자성해 볼 일이다. 성숙한 시민 사회는 룰을 지키며, 상대를 존중해 주며, 배려할 줄 알며, 잘한 일은 칭찬해 주며, 선거결과에 승복할 줄 아는 사회, 이런 모습이 기본 덕목이 아닐까?
국민이 뽑은 대통령의 방미 결과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내놓고 흔들어야 되는가를 묻고 싶다. 외교는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을 다하면서 자국의 이익만을 챙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번에 한 미 정상들의 만남은 우방, 동맹관계를 공고히 하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많은 분야에 미래지향적인 접근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는 하나의 성과로 평가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미국이 우리의 당면 과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 우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서이다.
우리나라가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는 첫째는 북한의 핵보유와 관련한 대응 방안이며, 둘째는 먹고사는 경제와 관련한 문제이다. 우리가 지내왔던 지난날들의 역사를 돌아보면 미국이라는 우방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외교 성과는 빈 보따리인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지혜 있고 실리 있는 외교였다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우리는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지상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 일은 미국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런 맥락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방미 외교는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우리가 핵을 보유하겠다는 의지는 핵 보유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며, 어떤 면에선 비핵화를 위해 핵무장을 하겠다는 역설적 발상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핵무장 로드맵’을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점에서도 전례가 없다.
이는 국제사회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든 안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든 무조건적이고 은밀하게 핵개발에 나섰던 기존 핵보유국의 사례와는 전혀 다르다.
한국이 만약 NPT 10조(자위 목적의 탈퇴)를 명분으로 핵무장에 나서더라도 현실적으로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불가피하겠지만 최소한의 방어 논리는 있는 셈이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실패하여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되면, 일본도 핵을 갖는 상황이 온다. 그러면 동북아는 중국·일본·러시아·북한 네 나라 모두 핵보유국이 되고 한국만 유일한 무핵(無核) 외톨이가 된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정부는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운반 수단인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만 제거하고 북 핵의 존재는 사실상 동결하는 수준의 타결에 머물 것이라는 보도가 공공연해졌다. 그러면 북한은 당당히 핵보유국이 되는 것이다. 북한은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 세계 전문가들의 예견은 틀리지 않았고 북한의 ‘비핵화’에 매달려 ‘평화’만 외쳐온 한국은 비참한 웃음거리가 된다. ‘미국만 안전하면 그만인가, 우리도 살자’며 본격적으로 핵보유를 도모할 것이다. 그런 사정을 역이용해 일본의 핵무장을 정당화하려는 음모론도 가능하다. 일본의 핵무장은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이기에 트럼프로서는 ‘북핵 잠재우고 일핵(日核) 일깨워’ 중국을 견제하는 다목적 술수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한국은 이 각자도생의 와중에 ‘낙동강 오리 알’ 신세가 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가 더 심각해지면 한국에 전술핵을 배치한다든지 우리가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북핵 위협이 더 심각해질 경우’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한국 대통령이 ‘자체 핵무장’을 공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북이 대남 핵 선제공격을 언급한 데 이어 대남용 전술핵 실전 배치가 임박한 상황에서 안보를 지키기 위해 성역 없이 모든 방안을 다 검토하겠다는 뜻이다. 미국에 우리 운명 전체를 맡기고 있기에는 북 핵 위협이 너무나 심각하다.
한미 동맹은 견고하다지만 언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알 수 없는 것이 국제 정치의 냉엄한 현실이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등의 북 핵 대응 콘퍼런스에서도 ‘미국의 핵우산이 펴지지 않을 때를 대비해 한국도 핵 잠재력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만큼 국제사회의 이목이 북한과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50%가 훨씬 넘은 우리 국민들이 자체 핵보유를 원하고 있는 점을 지렛대 삼아 우리의 생존을 지킬 수 있는 핵보유 프로세스를 진행하여 최 단기간에 핵을 보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