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낳은 폐해, ‘민간보조금’은 눈먼 돈, 혈세 아껴 ‘신산업’에 투자해야…
이창용 前 순천대학교 외래교수
작성 : 2023년 05월 01일(월) 16:50 가+가-

대한민국의 모든 단체나 개인은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운영하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여기고 선거에 의해 당선된 선출직 공직자,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 광역의원이나 심지어 기초의원에게 까지도 로비하는 풍토가 만연되어 있다.
이러다 보니 각종 단체의 장이나 개인을 평가할 때 보조금을 가져올 수 있는 역량이 있느냐 없느냐로 평가를 할 정도로 눈먼 돈을 습관적으로 좋아한다는 점은 모두가 아는 바이다.
심지어 먼저 본 사람이 임자니, 못 먹은 놈이 병신이니 하는 말들까지 유행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보조금에 대한 전수조사와 이를 개선한다고 밝힘으로써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차제에 원칙적으로 민간인에 대한 보조금은 없앤다는 각오와 의지로 이 문제를 접근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선 보조금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알자.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보조금’이란 국가 외의 자가 수행하는 사무 또는 사업에 대하여 국가가 이를 조성하거나 재정상의 원조를 하기 위하여 교부하는 보조금(지방자치단체에 교부하는 것과 그 밖에 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시설자금이나 운영자금으로 교부하는 것만 해당한다.)을 말한다. 국고보조금은 중앙정부가 국가적 사업을 수행할 때 지방정부에게 사업시행을 위임하고 그 경비의 일부를 제공하는 것이다. 자금을 제공할 때 재원 사용의 목적과 범위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집행과정에 대해서도 엄격한 통제를 하고 있다.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말하는 보조금은 바로 국고보조금을 지칭하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경우에도 개인 또는 법인·단체에나 하급 지자체에 보조금을 줄 수 있는데 이는 ‘지방보조금’이라고 하며 ‘지방재정법’이 규율하고 있다. 지방재정법에서는 국가는 정책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사정상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예산의 범위에서 지방자치단체에 보조금을 교부할 수 있다고 근거규정을 명시하고 있다.
보조금에 관련한 관계규정을 종합하면 보조금은 정부나 공공 단체가 특정 산업의 육성이나 특정 시책의 장려 등 일정한 행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공공 단체, 기업, 개인 등에게 교부하는 돈이다.
2023년 4월 23일 기획재정부는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 안’을 19일부터 입법예고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고보조금 규모가 올해 102조 원이 넘는 등 보조 사업에 투입된 국가 재정이 상당한 만큼 국고보조금의 투명한 관리, 부정 운용을 막기 위해 외부인에 의한 감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개정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2017년 59조 6000억 원이었던 국고보조금 규모는 지난해 102조 3000억 원으로 71.6% 급증했다. 개정안은 보조 사업 또는 간접 보조 사업의 지원 금액이 총 1억 원이 넘어가면 정산보고서의 적정성을 외부에서 검증받도록 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총 3억 원이 넘는 보조금을 받은 곳들만 정산보고서 외부 검증 의무를 지닌다.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외부 감사를 받아야 하는 사업체 수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고보조금을 지원받는 노동조합, 시민단체 등에 대한 관리 장치가 한층 강화되는 것이다.
지난해 보조금이 1억 원 넘게 지원된 사업은 4만 411개였다. 기존 외부 검증 대상인 3억 원 이상 사업(9079개)의 4배를 넘는 규모다. 개정안은 다음 달 29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이르면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지자체의 경우 연말이 되면 당해에 편성된 예산을 집행하기 위해 손놀림이 빨라지고 있다. 이유는 당해 연도 내에 집행하지 않으면 다음 연도 예산에 반영해 주지 않는다는 원칙 아닌 집행 원칙을 지켜서 예산을 계속 확보하려는 공무원들의 타성이 집행을 간접적으로 강요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예산 낭비요인으로 이어짐으로써 전국적으로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보조금을 집행하는 지자체에서 두드러지지만, 보조금을 받아 집행하는 개인이나 단체의 경우에도 그 행태는 별반 다르지 않다. 따라서 예산을 편성할 때부터 불요불급한 예산은 철저히 배제하는 공직자들의 용단이 필요하다.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예산심의 확정권이지만, 아직까지도 믿음이 가지 않기 때문에 현 우리나라로서는 공직자들의 양심 있는 예산 편성이 혈세 낭비를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가급적이면 점증주의 예산 제도보다는 제로베이스 예산제도를 도입하여, 매년 새로 예산을 편성한다는 각오로 예산편성에 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특별히 사회복지 관련법에 의한 민간인 보조 사업을 제외하고는 모든 개인이나 각종단체에 국가 업무나 지방자치단체의 업무를 소환하여 보조금 지급 빌미를 차단시킬 뿐만 아니라, 방만한 국가나 지자체 예산을 절약하여 ‘신산업’과 ‘국방예산’에 투자함으로써 경제체력을 강하게 하고, 주변강대국들이 얕보지 못하도록 국방력을 튼튼하게 키워 가는 일이 우리의 장래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