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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눈물로 만든 위스키
최창일 시인·이미지 평론가·<시화무> 저자
작성 : 2023년 04월 18일(화) 16:47 가+가-
2020년 7월에 초판, 2021년 12월에 765쇄를 발행했다. 1년 조금 넘은 시간에 765쇄라는 기록에 기가 막힌다. 1쇄에 몇 부 발행인지 모르지만, 1쇄에 2천 부만 계산하여도 가히 놀라운 사실이다. 판타지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이미애 작가의 2020년에 출간된 <달러구트 꿈 백화점> 후속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판타지를 무협 소설 장르에 넣는다. 판타지, 또는 환타지와 같은 말은 서양의 분류 언어로 보는 것이 보편일 것이다. 판타지를 즐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전개가 빠르다거나 상상하지 못한 환상의 세계를 극을 통하여 구성하는 것이 재밋거리의 요소로 본다. 꿈 백화점도 예외는 아니다. 씩씩한 뇌를 가진 사람에게는 꿈의 세계가 친하다. 거기에 스피드와 자질구레한 전개를 뺀 상태에서 시간의 신(神)을 만나는 묘미다. 세상은 훈훈한 이야기보다 짜증 난 사건이 많다. 세계의 공통문제다. 그러기에 독자들은 갈등의 사랑이 아닌 확장의 세계를 그려주는 꿈의 작가가 그저 좋은 것이다.
작가들에게는 독자의 반응에 희비가 갈린다. 대다수 작가는 자비 발행을 한다. 자비 발행을 한다는 것은 판매가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다. 한국에서 시집을 출판사가 전액 투자, 발행하는 시인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모든 장르의 저작물이 그렇다.
이런 세태에 1년이 넘기 전에 765쇄를 바라보는 일은 경이로움이 아닐 수 없다.
작가들은 이를 두고 신의 반열이라고 덕담한다. 출판사 대표와 대화 한다. 책을 발행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외국에서 성공한 교포가 자서전을 내겠다 한다. 출판 비용은 책을 발간, 판매 수익으로 계산하자 한다. 출판사 대표는 난감한 경우다.
조금 과장하여 직설 화법으로 설명하면, 회고록 저자가 거울 보며 자살의 꿈을 꿀 수도 있는 경우다. 초짜인 작가도 이런 경우를 본다. 자신의 저서가 발행되기 바쁘게 독자의 우레와 같은 반응이 올 것으로 생각을 꿈꾼다. 어떤 작가는 책이 팔리지 않는 이유를 홍보에 문제로 보기도 한다.
자신의 작품에 문제는 살피지 않는다.
작가는 자신의 저서가 판매될 책이라는 자신감이 충만한 경우다. 홍대의 근처에서 화랑을 하는 대표 말이다. 갓 졸업한 미대 오빠는 자신의 그림을 호당 50만이라고 책정한다. 혹 표구 중, 그림을 보고 구매자가 나타나면 판매할 그림이 있다며 충만의 태도를 보인다. 표구를 찾아간 미대 오빠가 1년이 채, 안되어 화랑 겸 표구점에 들린다.
미대 오빠는 자신의 그림 호당 가격을 5만 원에도 판매하겠다고 겸손하게 말한다. 작가는 자신의 상황을 자신을 넘어서는 현실에서 뒤늦게 찾는 경우가 있다. 시인도 그렇다. 시집이 팔리지 않는데 시집을 낼 수 있겠느냐고 말한다. 시를 쓰는 이유는 판매를 위한 것이 아니다. ‘내가 시에 기대어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폭풍의 언덕> 브론테 작가도 동생들과 공동의 시집을 냈다. 시집은 두 권이 팔리는 데 그쳤다. 니체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철학서를 펴내고 생전에 겨우 7권이 팔렸다. 이 같은 사례는 셰익스피어에게도 있었다. 국내의 내로라하는 작가가 빛을 보기까지는 상당한 노력의 시간이 있었던 것을 본다. 이름만 대면 철학자로 알만한 교수도 그렇다. 교수가 되기 전 친구 7명과 사무실을 얻어 책을 펴낸다. 시간이 지나도 책은 겨우 한두 권이 나가는 실정이다. 실망한 여섯 명의 작가는 모두 사무실을 떠나고 혼자만 남았다. 1년만 더 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 1년의 기다림이 독자의 반응을 받았다. 지금은 신촌의 모 대학 교수가 되고 과거에 팔리지 않았던 책까지 모두 절판이 된, 경우도 있다. 니체는 7권의 책이 팔림에도 굴복하지 않고 운명에 도전장을 내민 경우다.
그래서 <짜라트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폭풍 같은 사자 후를 터트린 책의 대표다.
니체가 살아서 말한다면, 고난을 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극복해 위대한 길로 나가라고 당부할 것이다. 그 정신이 백절불굴이라는 것을 역설한다. 작가의 책이 팔리지 않는 이유는 그리 멀지 않다. 감동을 주지 않거나 독자가 생각하는 이상의 세계를 그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계는 하나의 문화권이다. 이미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는 소년의 꿈이 그려진 <해리포터>가 이를 증명한다. 한국도 흥미를 더하게 만든 <별에서 온 그대> <태왕 사신기> <퇴마록> <눈물을 마신 새>는 서구적 세계관을 벗어나 한국만의 세계관을 구사한 작품이 관객과 독자의 눈을 이끈 판타지다. 모름지기 시인의 눈물을 병에 담으면 위스키가 되어야 한다. 독한 고독의 세상을 챙기며 사는 눈물은 위스키가 된다. 시인은 그림자에도 고민하며 시를 쓰게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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