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안전한 산업현장으로 가는 길
조경희 송원대학교 재활보건학과 교수
작성 : 2023년 04월 02일(일) 16:59 가+가-

우리는 종종 뉴스를 통해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산업재해에 대한 소식들을 접하게 된다. 특히나 젊은 청춘들이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잃은 사건들과 접하게 될 때는 마음이 더욱 무거워진다.
우리나라의 산업안전분야는 아직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고용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근로자 1만명당 산재사고 사망자 수를 뜻하는 사고사망만인율은 0.43으로 집계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하위권인 34위에 수준에 해당되는 수치다.
특히 영국의 1970년대, 독일·일본의 1990년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작업장은 안타깝게도 건설현장이었다. 지난 2021년 산업재해로 인한 사고사망자 수는 총 828명으로 이 가운데 약 절반이 건설업에서 발생하였다. 건설현장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 대부분(80.9%)의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특히 하청근로자 사망사고는 건설업의 경우 54%가 발생하였다.
하청을 가리켜 ‘위험의 외주화’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같은 사고 방지를 위해 일부의 강력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이 작년 1월 27일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많은 노동자들은 더 나은 노동환경에서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근로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 중에서도 재해의 정도가 심한 것을 중대산업재해로 구분하고 있다.
사망자가 1인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부상자가 2인 이상 발생한 경우,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 3인 이상 발생한 경우를 중대산업재해로 본다.
중대재해처벌법에서는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등에게 안전보건확보의무를 부여하고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의무를 다하지 않고 소홀히 한 경우 이들에게 형사적 책임을 묻도록 하고 있다.
이전에도 산업안전보건법 등을 통해 산업재해 발생 시 기업도 책임을 지기는 했으나,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주가 책임을 지지 않고 현장의 관리자 등이 주요 책임자로 지목되어 현장의 안전 확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존 산업안전보건법보다 처벌 대상과 적용 사업장의 범위, 부과 의무 등을 확대하여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스스로 안전 및 보관 확보 의무를 다하도록 유도하고 중대재해를 예방하고자 하는데 취지가 있다.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보건확보의무를 위반하여 중대산업재해로 근로자가 사망할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등은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또한, 그 밖의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여 근로자가 부상을 입거나 질환이 발생할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사업주 개인에게 부과되는 처벌이 매우 무거울 뿐만 아니라 기업 역시 벌금형에 처할 수 있어 기업의 부담이 매우 커진 것을 볼 수 있다.
설령 도급, 용역, 위탁 등을 했다 하더라도 그 시설이나 장비, 장소 등에 대해 실질적으로 지배, 운영, 관리의 책임을 두고 있다면 이러한 사업주의 부담은 그대로 남아 있다.
따라서 산업재해나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기업과 사업주 등은 자신이 안전보건확보 의무를 다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안전보건확보 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이 업종에 따라 또는 현장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업주는 자신의 현장에 적용되어야 하는 안전보건확보 의무가 무엇인지 꼼꼼하게 알아보고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1년이 지났다.
정부가 제시한 목표를 달성을 위해서는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멀고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안전보건관리 예산이나 안전보건 전문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안전 관련 제도와 지원 대책이 중소 협력사들에게 맞춰져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중소 협력업체의 안전보건관리 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원청회사의 적극적인 재해예방 기술 지원과 재정 지원이 뒷받침될 필요도 있다. 이에 정부도 함께 하청업체의 안전보건 능력 강화를 위해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나 기술·재정적 지원에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