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강제징용 배상안 발표 임박… 日 기업 변제는 빠져
日기업 대신 기존 재단이 배상 지급
피해자 단체 불수용… 논란 가능성도
수출규제 해제·WTO 제소 취하 검토
재계 기금 검토… 日 우회 참여 예상
작성 : 2023년 03월 05일(일) 17:34 가+가-

정부가 6일 일본 기업이 참여하지 않고 한일 재계 단체가 기금을 모아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제3자 변제’ 방안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피해자 단체는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에 따르면, 최근 한일 외교당국간 협의가 마무리됨에 따라 주무 부처인 외교부가 해법을 발표하고, 일본 정부가 뒤이어 과거 반성이 담긴 담화를 계승할 것으로 보인다.
해법으로는 2018년 대법원 판결로 배상 의무가 확정된 일본 피고 기업 대신 한국 정부 산하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배상금 상당액을 원고에게 지급하는 ‘제3자 변제’안이 거론된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과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일본 총리 담화의 ‘진심 어린 사죄’, ‘통절한 반성’ 계승한다는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정부는 강제징용 해법 발표에 맞춰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해제와 WTO 제소 취하를 거의 동시에 실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양국은 한일 재계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을 통해 기금을 공동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금은 과거가 아닌 미래를 위해 나아가야 한다는 취지로, 양국 청년의 교류 증진을 위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자발적 참여로 기금을 조성하는 만큼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의 우회 참여도 예상된다.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한일 공동이익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나가기 위해 외교당국 간 각급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협의를 지속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5일 우리 정부의 ‘제3자 변제’를 골자로 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해법 발표를 앞두고 “굴욕과 무능으로 점철된 일본 기업 참여 없는 제3자 변제안을 지금이라도 철회하고 우리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윤석열 정권 외교참사·거짓말 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오전 성명서를 내어 “윤 정부가 일본 기업 참여 없는 ‘제3자 변제안’과 일본 정부의 간접사과를 강제징용 해법으로 공식 발표한다면 이는 대한민국 외교사에 최악의 굴욕외교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성의 있는 호응’ 요구에도 일본 정부가 꿈쩍도 안 하자,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선제적으로 해법을 발표한다고 한다. 이는 윤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한다”며 “윤 정부가 한국 기업이 단독으로 마련한 재원으로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제3자 변제안’을 발표하면, 일본 정부가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는 방식이 해법의 골자”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2018년 한국 대법원은 일본 가해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확정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를 지렛대 삼아 해법을 마련해도 모자랄 판에 정부가 나서서 대법원 판결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며 “가해국이 해법 찾기에 골몰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국이 해법 찾기에 분주하더니 일본으로부터 얻어낸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동의도 얻지 못할 굴욕적인 강제징용 해법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은 커녕 대일 외교의 또 다른 불씨가 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3.1절 104주년 기념사에서는 일제 식민지 침략을 우리 책임으로 돌리더니, 강제징용 해법 마련에 있어서도 국민을 보호해야 할 정부의 역할을 내팽개치고 있다. 국민을 보호해야 할 정부가 일본 정부를 대변하고 있다”고 맹공했다.
앞서 한 언론은 한국과 일본 정부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해법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오는 6일 정부 산하 재단을 통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혜택을 입은 한국 기업들이 배상금을 우선 대신 변제하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