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北 ICBM 재진입 성공”… 軍 “평가 어렵다”
VOA 보도… “고각발사 성공했다면 정상궤도 성공 확률 더 커”
안보리, ‘北 ICBM’ 긴급회의 빈손 종료… 미국 “의장성명”
작성 : 2023년 02월 21일(화) 17:34 가+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여부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미국 전문가들은 성공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1일 미국의소리(VOA)는 복수의 미 전문가를 인용해 북한이 ICBM에도 탄도가 대기권을 재진입할 때 고열을 견디는 이른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는 관측이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이 매체에 “ICBM을 만든 나라 중 재진입체를 확보하지 못한 나라는 없고 북한이 이미 2016년 재진입체 지상 시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정상궤도 발사를 하지 않아 대기권 재진입 성공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반박하며 “오히려 고각 발사에 성공했다면 정상궤도에서는 성공 확률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루이스 소장은 “고각 발사를 하면 최소 에너지 궤적의 발사 때와 약간 다른 온도를 발생시키지만 둘 다 재진입체에 많은 부하를 준다”며 “재진입체가 고각 발사 시험에서도 살아남는다면, 더 정상적인 궤도의 시험에서도 생존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스스로 완성했다고 주장한 최신 화성-17형 대신 화성-15형을 발사한 데 대해선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대응 성격인 만큼 안정적인 발사 성공에 주안점을 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 부차관보도 “미 정보당국과 자신을 포함한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을 견딜 수 있는 정도의 충분히 크고 튼튼한 탄두를 생각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이번에 액체연료 기반의 ICBM을 발사하며 ‘기습 발사’라고 주장한 것에 주목하면서 북한이 주변국의 기술적 도움을 받아 사전 연료 주입 체계인 ‘앰플 방식’을 갖추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의 지난 18일 ICBM 발사와 관련해 이번 발사만으로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완성 여부를 바로 평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설명드린 내용과 다른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전날 북한이 ICBM을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한 사례가 없어 현재로선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등 기술적 완성도를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응을 위해 개최한 긴급회의를 또다시 빈손으로 종료했다. 미국은 의장성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20일(현지시간) 오후 열린 북한 및 비확산 관련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북한의 18일과 19일 3차례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18일 동해상으로 ICBM을 발사한 데 이어 19일에도 탄도미사일을 서해 부근에서 동쪽으로 발사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를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하는 북한의 지속적 행동 양상이라고 봤다.
그는 “안보리가 이런 최근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기를 촉구한다”라며 “우리의 반복적인 대응 실패가 북한이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고 이런 불안정하고 긴장을 고조하는 발사를 행하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특히 안보리에서 그간 북한을 두둔해 온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 “그들이 강력하게 대응하려는 우리의 모든 시도를 막아 왔다”라며 “결과적으로 안보리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라고 개탄했다.
그는 “이 두 이사국이 계속 안보리가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한다면, 북한은 이들 무기를 계속 교만하게 개발하고 실험하리라 예상한다”라며 “이 무모한 도발의 행동 양상을 규탄해야 한다”라고 했다.
반면 이날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여전히 북한 도발을 두둔하는 행보를 보였다.
다이 빙 유엔 주재 중국 차석대사는 “올해 초부터 미국과 그 동맹국은 북한을 겨냥해 한반도 주변에서 연합 군사 활동을 늘렸다”라며 “합의 없이 북한 관련 회의를 추진하고 더 많은 제재·압박을 요구했다”라고 했다.
다이 대사는 “이런 행동은 상황을 완화하는 건설적 역할을 하거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드미트리 폴랸스키 유엔 주재 러시아 부대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의 핵우산하에서 실행되며 명백한 반북적 태도인 전례 없는 역내 군사적 술책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과 그 동맹은 지금의 상황에 특별한 책임이 있다”라고 했다. 이와 함께 “일부 회원국이 건설적인 대화의 준비는 안 된 채 오직 북한을 비판할 준비만 된 상황에서 북한 의제의 안보리 회의는 상황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라고도 했다.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한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북한을 대변하거나 그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는 북한을 대담하게 하고 그 핵무기를 더 강화하는 데 기여할 뿐”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