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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순간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3년 01월 25일(수) 16:44 가+가-
한 어머니가 두 아들을 위해 시장에서 사과 한 바구니를 사 왔다. 그리고 아들들에게 각각 사과 다섯 개씩을 나누어 주었다. 사과는 품질이 좋은 것도 있었지만, 상처가 나거나 벌레가 먹은 것도 있었다.
어머니는 아들들이 어떤 사과부터 먼저 먹는지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큰 아들은 다섯 개 중에서 제일 좋은 것부터 하나씩 골라서 먹었다. 반면 둘째 아들은 제일 나쁜 것부터 먹고 좋은 것을 나중에 먹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어머니는 두 아들 중에서 큰 아들을 칭찬해 주었다.
왜일까? 그 이유는 큰 아들은 사과 다섯 개를 먹을 때마다 제일 좋은 것을 먹고, 남은 것 중에서 또 제일 좋은 것을 먹고, 그렇게 매번 가장 좋은 사과를 먹은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둘째 아들은 다섯 개의 사과를 먹을 때마다 가장 나쁜 것만 골라 먹은 셈이다. 이 일은 두 아들들에게 큰 교훈이 되었다.
클리브랜드 대통령이 처음 당선되어 취임식을 하는 날 어느 교도소에서 사형 선도를 받고 사형 날짜를 기다리는 죄수 하나가 신문을 보며 하염없이 울었다. 간수가 가서 왜 우는지 묻자 그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와 대통령에 당선된 클리브랜드는 대학 시절 동기이자 친구였다. 그런데 어느 날 두 사람은 늘 다니던 술집으로 함께 가다가 길가의 예배당 안에서 찬송 소리를 들었다. 그 찬송에 이끌린 클리브랜드가 친구에게 교회에 가자고 했지만 그는 거절하고 혼자 술집으로 갔다. 교회를 찾은 클리브랜드는 지난날을 회개하였다.
그 후 전과는 다른 삶을 살며 신실한 길을 걸었고, 그렇게 변호사가 되고 후에 뉴욕 주지사가 되었다. 그리고 후에 대통령에 당선되어 취임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친구는 계속 술집으로 전전하다가 죄에 물들게 되었고, 그 결과 20여 년 후 용서받지 못할 죄로 인해 사형수가 되었다.
그렇게 그는 감옥에서 죽음을 앞둔 시점에 옛 친구의 대통령 취임식을 기사로 읽으며 눈물을 흘린 것이다. 같은 길을 가다가 한 사람은 대통령의 길을, 또 한 사람은 사형수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 차이는 이 두 사람의 선택이었다.
아프리카의 일부 지역에서는 결혼을 앞둔 처녀들에게 행하는 한 가지 행사가 있다. 그것은 많은 처녀들이 옥수수밭에 한 고랑씩 맡아 그 고랑에서 제일 크고 좋은 옥수수 한 개씩을 따는 일인데, 제일 크고 좋은 옥수수를 딴 처녀가 그날의 승리자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한번 지나친 것은 다시 돌아 볼 수도, 돌아갈 수도 없다는 규칙이 있다. 오직 앞만 보고 가다가 단 한 번의 선택으로 마음에 드는 옥수수 하나만 따야 한다. 그 선택은 번복할 수 없었기에 그 경기에 임한 처녀들은 아주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기이한 일은 옥수수를 따러 들어간 처녀들은 한결같이 풀이 죽은 모습으로 제일 못나고 형편없는 옥수수를 들고 나온다는 것이다.
왜일까? 좋은 걸 발견했다 싶으면 저 앞에 더 좋은 것이 눈에 보이고, 그걸 따려고 하면 그 앞에 더 좋아 보이는 것이 눈에 보이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고랑에 이르게 되고, 그제야 비로소 선택하기에 늦었다는 것을 깨닫고 할 수 없이 아무것이나 따가지고 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상 이것은 승자를 가리기 위한 것보다는 시집갈 처녀들의 마음이 어떠해야 한다는 것을 교훈하기 위한 행사이다.
덴마크 철학자 키로게고르는 인생의 선택을 두 가지로 보았는데 하나는 쾌락을 추구하며 살아가려는 선택이고, 다른 하나는 도덕적 그리고 윤리적인 책임을 다하는 선택이다. 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는 인간의 선택은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말을 남겼는데, 이 말은 인생에 있어서 선택은 마치 삶과 죽음으로 갈리는 확연히 다른 결과를 낸다는 의미를 가진다.
우리는 인생 속에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맞이한다. 다섯 개의 사과 중에 하나를 고르는 것부터, 앞으로 인생을 결정하기 위한 중대한 결정까지 말이다. 분명한 것은 그 선택은 현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남겨진 모든 인생을 두고 해야 한다. 그 선택으로 대통령의 삶과 사형수의 삶으로 나누어질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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