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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갖지 않는 정신의 유복함 만들기
조성순 시인의 ‘내가 그리는 산문’1·2권
작성 : 2021년 06월 08일(화) 16:58 가+가-
시인이 숲의 이야기를 하면 새들이 귀를 새우고 모여 든다고 한다. 행여 자기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아름답게 표현되는지 듣기 위해서란다. 사물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서 뜻이 달라진다.
중견문인이며 문단의 조용한 신사라는 조성순 시인이 <내가 그리는 산문>(세종출판사.15000원. 230쪽) 1,2권을 내놓았다. 조 시인이 산문집이 나오자 마치 숲의 새들이 모이듯 시인들의 시선이 모아진다.
조 시인이 세상을 보는 눈은 청정(淸正)하고 만인의 시선과 남다르기 때문이다.
조시인은 그 도시에 살면 어디에서도 파도소리가 들린다는 부산에 살고 있다. 그는 서울에 들리면 파도소리가 그리워 부산으로 빨리 가고 싶다고 말한다. 천 상 시인이다.
“정의가 힘을 만드는 것이지 힘이 정의를 만들지. 않는다. 이것은 진리다. 인정의 결핍은 보이지 않지만, 인정받기 위한 투쟁은 삶 그 자체만큼이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인정이 우리의 정신, 육신에 영양분이 미치는 거와 같다. 높은 신분을 차지한 사람의 자부심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수치심 조절감과 열등감은 더욱 촉진 시킨다. 자존심의 상처를 부담스럽게 생각 하지 않을 수 있다면, 궁극적인 성공에서 실패가 차지하는 역할을 이해하고 나아가 환영할 수 있을 것이다. 하느님은 바보에게만 은총을 내린다.”
뛰어난 설득력의 시선이다. 인간 본연에 대한 물음과 답변을 아무렇지 않는 듯 깊은 호흡으로 담상담상 이야기 하는 것이 영락 산문(散文)꾼이다.
평소 조 시인은 세상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만 세상을 위하여 잠 못 이룰 뿐이 라고 말한다.
“분노는 눈을 멀게 하는 것이 아니다. 눈이 멀었기 때문에 분노가 생겨나는 것이다. 보잘 것 없는 계산 때문에 눈이 멀어버린 그대는 삶의 가치 있는 한 순간에 존재 한다는 사실을 이제 더는 생가하지 못하게 되었다.”
시인의 산문은 묘하게 응징의 회초리가 있지만 따듯하다.
오늘이 처음이고, 과거는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겪을 수밖에 없는 지나간 날들에 그는 통증의 존재를 말하고 있다. 삶이 아플 땐 조시인의 산문을 몇 페이지 드셔보는 것이 좋다는 말의 뜻을 알겠다.
최창일 시인은 조성순 작가의 글을 보노라면 그 유려한 필치와 명민한 솜씨로 풀어낸 언어가 세상을 보는 눈이 다시 보인다고 한다. 그가 내다보는 세상의 앵글은 창세기와 같다.
독자 마음 깊은 곳의 가야금을 고요히 튕겨주는 조성순 시인의 산문은 늘 불이 켜져 있다.
/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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