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절대로 당신을 버리지 않는다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5년 03월 12일(수) 16:10 가+가-

독일의 작가 에른스트 블로흐는 “인간은 끊임없이 희망을 품는 존재”라고 말하였습니다. 인간에게 극한 상황에서도 인내와 용기를 가질 수 있게 만드는 힘은 희망입니다. 인간에게 희망이 있는 한, 어떠한 시련이라도 기꺼이 견뎌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희망이 없는 사람에게는 정열과 생활의 보람이 없습니다. 희망이 없으면 삶의 목표도 없기 때문에 일시적 쾌락에 탐닉하여 방종과 타락을 일삼거나 절망 속에서 삶을 포기하게 됩니다.
이러한 삶을 반복하는 자들은 순간적으로는 기쁨을 얻을지라도 그것으로 인한 허탈감은 오래도록 지속되기 마련입니다. 소망 중에 즐거워하라 말씀처럼 희망 속에서 절망을 이겨내고 일시적 욕망을 절제할 때 비로소 진정한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옥스퍼드 사전은 희망이란 “신뢰와 확신의 감정”이라 정의합니다.
희망은 절대로 당신을 버리지 않는다. 다만 당신이 희망을 버릴 뿐이기 때문입니다.
영국과 남아프리카의 네덜란드 이주민들 사이에 벌어진 보어 전쟁(Boar War, 1899~1902년)이 한창일 때, 남아프리카의 한 병사가 매우 드문 죄명으로 기소되었습니다. 그의 죄명은 바로 ‘낙심죄’였습니다.
남아프리카의 ‘레이디스미스’라는 작은 마을이 영국의 침공을 받았을 때, 그는 마을을 방어 중인 병사들의 대열을 돌아다니며 온갖 부정적인 정보와 불평과 원망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는 적들의 힘이 얼마나 큰지, 적들의 공격을 막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영국군이 얼마나 많은 나라를 점령하고 전과를 올렸는지를 말하면서 그 마을이 함락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을 떠들어 대며 돌아다녔습니다. 그는 총 하나 사용하지 않고 그 마을을 공격했습니다. 그의 말은 총보다 더 강력한 위력을 가진 무기였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을 낙심시키는 것보다 더 좋은 무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부정적인 말과 낙심은 사람을 망하게 하는 무기입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말과 희망은 사람을 살리는 무기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낙심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우리에게 길은 있습니다.
태국에서 코끼리를 어떻게 잡는 가를 소개합니다. 정글 속에서 으르렁대며 뛰어나오는 코끼리는 미리 만들어 놓은 우리 같은 큰 집 속으로 들어가게 되며 들어가자마자 우리를 막아 버리는 큰문이 덜커덕하고 내려져 닫힙니다. 이제 코끼리 사냥꾼들은 갇혀버린 코끼리 발에 다 쇠사슬 줄을 매게 됩니다. 이 쇠사슬 줄의 한끝은 벵갈 보리수라는 튼튼하고 큰 나무에 메어집니다. 이렇게 한 뒤에 우리를 치우고는 코끼리가 자유롭게 움직이게 해 주면, 코끼리는 며칠 또는 몇 주일 동안 발에 묶인 쇠사슬을 끌면서 그 나무를 뿌리 뽑으려고 힘을 씁니다. 그러나 결국 코끼리는 자기 힘으로는 도저히 뿌리 뽑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발에 묶인 쇠사슬이 팽팽하게만 되면 곧 포기해 버리고 힘을 안 씁니다.
이제부터는 쇠사슬의 한쪽 끝에 그저 작은 기둥 같은 아무거나 묶어 놓아도 좌우간 팽팽하게만 만들 수 있는 정도의 것이면 아무 곳에나 코끼리를 묶어 놓을 수 있게 되었고 서커스의 천막까지라도 끌고 가서 그놈을 팔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코끼리의 모습은, “나는 이런 정도의 사람밖에 안 돼!”라고 하며 과거의 실패와 연약함에 포로가 되어 항상 포기를 쉽게 하는 사람의 모습과도 같습니다.
케고르는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는 책에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병은 ‘절대 절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항상 좋은 일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문제를 만나게 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를 대하는 사람의 태도다. 정약전은 신유박해 때 16년 동안 흑산도에 유배되었습니다.
그는 그곳에서 흑산도 근해의 생물을 직접 채집하고 관찰해 ‘자산어보’라는 책을 썼다. 그 내용이 얼마나 정확하고 자상한지 오늘날에도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그는 16년의 고독한 세월을 절대 희망의 기회로 바꾸었습니다. 행복한 사람은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상황을 새롭게 만드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