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필요성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5년 02월 05일(수) 16:28 가+가-

생텍쥐페리가 쓴 어린 왕자에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인지 아니? 밥 먹는 일, 돈 버는 일, 싸우는 일 등” 대답했으나 모두 답은 아니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한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이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참으로 마음이 끌리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연저지인(吮疽之仁)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는데 이 말은 종기의 고름을 빨아 주어 깊은 감동을 준다는 뜻으로, 중국의 고서인 <사기>에 나온 말로 위(魏)나라 문후(文後) 시대에 유명했던 오기(吳起) 장군의 일화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어느 날 오기(吳起)는 병영을 순시하다가 등창이 나서 고통받는 병사를 발견하고 자신의 입으로 병사의 몸에 생긴 등창의 피고름을 빨아 주어 치료해주었다고 합니다. 주변의 병사들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이런 장군과 함께한다면 ‘내 목숨이 무에 아까우랴…’라는 생각까지 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들의 등창을 치료한 장군의 이야기를 들은 병사(兵士)의 어머니는 한없이 통곡(痛哭)을 하더라고 합니다.
기뻐해야 할 병사의 어머니가 슬피 울고 있는 모습을 본 이웃 사람이 그 이유를 묻자.
“지난해에는 오기 장군이 그 아이 아버지의 피고름을 빨아 등창을 치료해주어서 그것에 감격한 그 아이의 아비는 죽음을 무릅쓰고 싸우다가 죽었습니다. 그러니 저 애도 장군의 은혜를 갚으려 싸우다가 언제 죽을지 알 수 없습니다. 어찌 내가 통곡(痛哭)하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라고 했습니다.
오기(吳起) 장군(將軍)은 진군할 때 다른 장수(將帥)들처럼 말을 타지 않고 병사(兵士)들이 지는 짐을 나누어지고 함께 걸었고, 병사들과 똑같은 옷을 입고 병사들이 함께 먹기 전에는 숟가락을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병사와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장군을 병사(兵士)들이 어찌 따르지 않을 도리가 있었을까요?
“여자는 자기를 기쁘게 하는 사람을 위하여 단장(丹裝)하고 남자는 자기(自己)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고 했습니다”
그는 “아랫사람과 부하를 극진히 사랑해야 그들의 충성을 얻을 수 있다”라고 믿었던 것입니다. 결국 오기가 위나라 최고의 장수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을 위해 목숨을 내던지며 싸워주는 병사들의 마음을 얻었기 때문이 아닐런지요. 오기 장군은 혼란스러운 춘추 전국시대에 여러 국가를 오가며 탁월한 능력으로 가는 곳마다 전무후무한 용병술을 펼쳐 전국시대의 판도를 바꾼 그는 군주와 백성, 장수와 병사 간의 인간적 유대감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리더십을 발휘했습니다. 인간의 심리를 꿰뚫어 본 오기의 리더십을 벤치마킹한다면 오늘의 직장과 사회는 한층 밝은 시대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인포시크 등 4개의 IT업체를 성공시킨 성공한 벤처기업가인 스티븐 케이시는 “내가 사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었기 때문이며 나는 MIT 공대에서 최고의 공학 기술을 배웠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배우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IT사업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뛰어난 기술이 아니라 좋은 인간관계라며 “요즘 나에게 공학 기술과 인간관계 기술 가운데 한 가지만을 택하라면 나는 서슴지 않고 인간관계 기술을 선택할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카네기 연구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재정적으로 성공한 사람들 중 15%는 자신의 기술적 지식에 의한 것이며 85%는 인간관계 즉,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갖는 능력 때문에 성공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15%의 사람들은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 예를 들면 변호사라면 아주 뛰어난 법률 지식을 갖고 있어서, 회계사라면 회계에 관한 지식이 뛰어나서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85%의 사람들은 사람들과 잘 지내는 능력, 즉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잘 받아들여서 사람들과 함께 원만하게 지내는 기술을 가졌기 때문에 인생에서 성공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