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 전체휴전 등 7개 조건 다 받아야 호르무즈 개방”
“전쟁 선택시 역내 美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2조$’ 공격”
이란, 호르무즈 선박 공격 다시 늘어…2월 전쟁 이후 최대
작성 : 2026년 10월 12일(월) 17:20 가+가-

이란 정권 안보 최고 당국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해상 봉쇄 해제, 동결 자산 반환 등 자국이 내걸었던 7개 조건을 전부 수용해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 정권 안보 최고 당국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해상 봉쇄 해제, 동결 자산 반환 등 자국이 내걸었던 7개 조건을 전부 수용해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11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에 “미국이 이란의 7개 조건 중 일부에 동의했지만, 우리는 이것을 불충분(INAEDQUATE)하다고 판단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실패하자 트럼프는 ‘밀수(smuggling)’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며 “미군이 이렇게 수치스러운 수준으로 추락한 적은 없었다”며 “이제 이란의 외교는 변했고,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했다.
레자이 사무총장이 7개 조건을 일일이 설명하지는 않았으나, 앞서 이란은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에 ▲모든 전선 적대행위 중단 ▲이란 동결 자산 해제 ▲해상 봉쇄 해제·석유 제재 철회 등 요구 조건을 걸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및 핵 협상 재개를 제의하는 ‘7일 종전안’을 띄운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즉각 거부했는데, 레자이 사무총장에 따르면 전면 거부가 아닌 일부 수용이었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이 어떤 요구를 수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레자이 총장은 같은 날 보도된 국영 프레스TV 인터뷰에서 “우리가 답변하는 상황이 아니라 미국이 답변을 보낸 상황이며, 우리는 그 답변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라며 “추가 조치에 나서기 전에 미국은 미해결 쟁점들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미국이 모든 조건을 수용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및 대화 재개는 불가능하다는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 경제 제재에도 장기 항전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그는 나아가 미국이 이란 공습을 재개할 경우 역내 미국 데이터센터 등 민간 인프라에 등에 대규모 공격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레자이 총장은 “이란이 다시 공격받을 경우 역내 2조 달러(약 2670조원) 이상의 미국 연계 기술 기반시설이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며 “서아시아 내 미국 데이터센터, (해저) 케이블, 인공지능(AI) 시설 등 수많은 인프라가 파괴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미국보다 강력했던 세력도 이란 정복을 시도했으나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사라졌다. 이란은 항복하지 않는다”며 “이 전쟁의 종식은 이란의 손에 달려 있으며, 우리는 미국이 우리의 권리를 인정하게끔 강제할 때까지 저항과 방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호르무즈해협 주변에서 이란의 선박 공격 위협이 다시 커졌다. 이란은 추가 공격을 받으면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종전 중재는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11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미국과 이란이 해상 통제권을 놓고 맞서는 가운데,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공격받은 선박은 최소 12척으로, 지난 2월 전쟁 발발 이후(주간 기준) 가장 많았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최소 1척은 카타르 북부 해상에서 피격돼 위험이 해협 밖으로도 확산했다.
해운 데이터 분석업체 케이플러 자료에 따르면 10월1~7일 호르무즈해협의 원유 통과량은 하루 평균 850만 배럴로, 평소보다 약 40% 적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은 전날(10일) 밤 초대형 유조선이 호르무즈해협에서 기뢰에 부딪혀 큰 화재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선박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도 이날 오후 해협을 빠져나가던 유조선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맞았다고 밝혔다. 앞서 아랍에미리트(UAE)도 10일 인근 해상에서 불이 난 유조선의 선원 22명을 구조했다고 발표했으며, 화재 원인은 밝히지 않았다.
고성주 기자 tdh123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