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이나 젤렌스키에 반격… “새 대통령 필요”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중단 압박
美 특사, 공격 지속 땐 정보 공유 중단 가능성 경고
작성 : 2026년 10월 11일(일) 17:09 가+가-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유엔 총회를 계기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진행하는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계속하는 우크라이나에 정보 공유 중단을 경고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교체 필요성까지 언급했다. 미국이 러시아산 디젤 수출 재개를 추진하면서 우크라이나와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티브 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는 전날 마이애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측과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정보 공유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약 8시간 동안 진행된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산 디젤을 세계 시장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하면서 차질을 빚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에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하지 않은 채 자국에만 공격 중단을 압박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약화하기 위해 정유시설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는 미국의 압박에도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러시아 당국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회담 이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유류 터미널을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에게 젤렌스키 대통령을 겨냥해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공격이 세계 디젤 시장과 미국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며 공격 중단을 거듭 요구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젤렌스키는 이 전쟁을 여러 차례 끝낼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젤렌스키에게 러시아에 대해 원하는 대로 하라. 다만 전 세계적인 문제를 일으키므로 러시아 정유소는 공격하지 말라고 했다”며 “하지만 그는 세계에 문제를 일으키고 싶어 하고 우리 농부와 목장주들을 곤경에 빠뜨리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기간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영토 30%를 잃고, 100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고 주장하며 “애초에 시작하지 말았어야 할 전쟁이었다. 이제 우크라이나가 새 대통령을 뽑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러시아가 즉시 30만톤 이상의 디젤 연료(경유)를 미국과 세계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면서 이후에도 추가 공급에 나서면서 총 480만톤을 공급하기로 푸틴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후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곧바로 러시아 경유에 대한 제재를 일시 완화하는 조처를 발표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석유 수출 수익이 무기와 미사일 생산, 공격용 드론 개발 등에 투입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도록 하려면 경제적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의회 외교위원장인 올렉산드르 메레즈코는 미국의 결정이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강화하고 미국의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러시아산 디젤 제재를 완화하면 모스크바에 전쟁 자금을 더 제공하는 결과가 된다며 반대했다.
양측의 갈등은 러시아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민간인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불거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수요일 이후 8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토요일에는 자포리자에서 러시아의 활공폭탄 공격으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17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정보 공유 중단을 압박 수단으로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3월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충돌한 뒤 미국은 약 8일간 우크라이나와의 정보 협력을 중단했다. 이후에도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자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군사 지원과 정보 공유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고성주 기자 tdh1234@naver.com